우편 배달 실수로 민원인 항의와 고소, 징계를 받았다가 스스로 사망한 집배원에 대해 법원이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진현섭 부장판사)는 집배원 A씨의 배우자 B씨가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제기한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18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광주의 한 우체국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21년 4월 수취인 부재 중인데도 임의로 대리 서명한 뒤 등기 우편물을 배달했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민원 제기를 받았고, 고소까지 당했다. 이후 약 8개월간 수사를 받았지만 공전자기록위작 혐의에 대해선 ‘기소유예’, 우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전남지방우정청은 2022년 2월 그에게 ‘견책’ 징계를 내렸고 A씨는 2022년 8월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배우자 B씨는 남편의 사망이 명백한 공무상 재해라며 유족급여를 청구했으나, 인사혁신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혁신처는 “A씨가 민원의 원인이 된 행위를 직접 했고, 일상적·통상적 범위를 벗어나는 과로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아내는 법원에 소송을 했다. B씨는 남편이 사망 두 달 전 최하
내년 6·3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군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서울 탈환'은 당의 명운이 걸린 승부처로 꼽힌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이렇다 할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여전히 견고한 오세훈 현 시장의 인지도와 대중적 호감도는 민주당의 고민을 더 깊게 만들고 있다. 연이은 정책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직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발표된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계 인사 가운데 서울시장 적합도 1위는 박주민 의원(13.1%)이었다. 박 의원은 “10~11월 중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선거전에 시동을 걸었다. 박 의원은 당내 개혁 성향을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전국적 인지도와 ‘서울시장급’ 무게감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뒤를 잇는 후보군으로는 조국혁신당의 조국 비상대책위원장(11.1%)과 정원오 성동구청장(10.8%)이 거론된다. 조 위원장은 강한 개혁 이미지를 기반으로 확실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찬반 여론이 뚜렷해 중도층 확장에는
이재명 대통령은 7일 “때로는 간과 쓸개를 다 내어주고, 손가락질과 오해를 감수하더라도 국민의 삶에 한 줌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SNS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국민 여러분의 오늘과 민생의 내일을 더 낮은 마음으로, 더 세밀히 챙길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자의 자리에서 각기 다른 환경과 상황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국민 여러분을 세심히 살피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큰 책무임을 명절을 맞아 다시금 새겨본다”며 “이번 추석 인사에서도 말씀드렸듯 명절의 즐거움을 온전히 누리기에는 민생의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럼에도’ 사랑하는 이들과 서로를 응원하고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그럼에도’ 웃으며 함께 용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4일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김혜경 여사와 함께한 연보랏빛 계열의 한복 차림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정쟁이나 진영 논리보다 민생을 우선시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한미 간 통상 문
최근 4년 반 동안 국내 은행권에서 적발된 위·변조 화폐 중 90%는 미국 달러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은행권에서 신고된 외화 위·변조 화폐는 총 3723장, 액수로는 31만7700달러(약 4억4500만원)에 달했다. 위조 화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미국 달러화로, 전체 금액의 89%에 해당하는 28만1600달러 규모였다. 그 외에는 유로화(6600달러), 중국 위안화(4200달러), 일본 엔화(200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연도별로는 2021년 10만600달러, 2022년 4만600달러, 2023년 5만400달러로 변동을 보이다가, 2024년에는 8만7800달러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도 664장, 3만8300달러 규모의 위·변조 화폐가 새로 신고됐다. 박성훈 의원은 “외화 위·변조 화폐는 금융 질서를 교란시키고 국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심각한 범죄”라며 “정부와 한은이 환전 창구나 외환 취급기관 감별 능력을 첨단화하고 대국민 안내와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중단된 정부 전산망 복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일 오후 10시 기준 12개 시스템이 추가 복구돼 전체 128개 시스템이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가 발생한 647개 시스템 가운데 복구율은 19.8%로, 20%에 근접했다. 이번에 추가 복구된 시스템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들로, 보건복지부 대표 홈페이지를 비롯해 국립공주병원, 국립재활원, 국립정신건강센터, 오송생명과학지원센터 등이 포함됐다. 앞서 이날 오후 6시에는 행정안전부 산하 클라우드 공통기반 시스템도 복구됐다. 지난달 26일 오후 대전 본원 5층 전산실에서 발생한 리튬배터리 화재로 정부 온라인 서비스 647개가 한꺼번에 중단됐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이번 7일간의 연휴를 정부 시스템 복구의 골든타임으로 삼아 비상한 각오로 복구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로 중단된 행정정보시스템 복구에 본격 착수했다. 전체 647개 차단 시스템 가운데 우선 551개를 단계적으로 재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민석 국무총리도 현장으로 이동해 복구 상황을 직접 점검한다. 행정안전부는 27일 오후 윤호중 장관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피해 상황과 복구 방안을 논의했다. 중대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상황총괄반, 업무연속성반, 장애조치반을 운영하며 현장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전산실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 반출 작업이 진행되면서 복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중 항온·항습기 복구를 완료하고 내일까지 네트워크 장비를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안전을 위해 차단했던 647개 시스템 중 551개를 단계적으로 재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 안전과 재산 보호, 경제활동에 직결되는 필수 시스템부터 정상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이번 대응 목표는 단순한 업무 재개가 아니라 국민 신뢰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피해 규모도 새로 확인됐다. 직접 피해를 입은 7-1
그룹 ‘슈가’ 출신 배우 황정음(40)이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 자금 43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임재남 부장판사)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황정음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황정음은 2022년 7월, 자신이 실소유한 기획사 명의로 8억 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회사 계좌에 있던 7억 원을 가지급금 처리해 자신의 개인 계좌로 옮겼고, 이를 암호화폐 투자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방식으로 그해 10월까지 13차례에 걸쳐 총 42억여 원을 암호화폐에 투입한 사실이 드러났다.이 과정에서 카드 대금과 주식 담보 대출이자 등 개인 비용도 회사 자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자신에게 부과된 재산세와 지방세를 낼 목적으로 카드값 444만 원과 주식 담보 대출이자 100만 원도 횡령한 금액으로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음 측은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액 전액을 변제했다. 그는 지난 8월 21일 결심공판에서 “회사를 키워보겠다는 생각으로 투자했으나 회계·절차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며 “변제만 하면 문제없을 것이라 안일하게 생
태국 파타야를 거점으로 로맨스 스캠(연애빙자사기)·코인 사기·노쇼 사기 등 범죄를 일삼으며 200억 원대 사기를 벌여온 국제 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2일 범죄단체 가입·활동,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 특별법 위반 혐의로 ‘룽거컴퍼니’ 조직원 25명을 검거해 이 중 2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룽거컴퍼니’라는 조직은 중국 국적 총책의 가명 ‘자룡’에서 비롯됐다. ‘룽(龍·용)’과 ‘거(哥·형님)’를 합쳐 ‘용 형님의 회사’라는 의미다. 조직원은 총 36명 규모로, 검거된 25명을 제외한 나머지 중 총책 자룡 등 9명은 태국 경찰에 붙잡혀 국내 송환 절차가 진행 중이며, 2명은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이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878명을 상대로 약 210억 원을 가로챘다. 피해자는 전원 한국인이다. 범행은 유형별로 팀을 나눠 이뤄졌다. 로맨스스캠팀은 인터넷에서 구한 이성 사진을 활용해 오픈채팅방 등에서 접촉한 피해자들과 친밀감을 형성한 뒤 ‘특정 사이트에 돈을 입금하면 여행 항공권을 받을 수 있다’거나 해외 부동산 투자 등을 빌미로 돈을 뜯어냈다. 코인사기팀은 개인정보 유출 보상이나 로또사이트 환불을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가 채무자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 발굴을 목표로 ‘2025년 대학(원)생 아이디어 공모전’을 연다. 22일 신복위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은 이날부터 내달 31일 오후 5시까지 약 6주간 진행된다. 신용회복과 채무조정에 관심 있는 대학(원)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신청서는 신복위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작성한 뒤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공모 주제는 ▲채무조정 실효성 강화 ▲전달체계 개선 ▲재기 지원 등 3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응모할 수 있다. 심사는 주제 적합성, 실행 가능성, 완성도, 창의성, 효과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총 11편을 선정한다. 선정된 아이디어는 향후 신용회복 제도 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다. 시상은 △대상 1편(200만원) △최우수상 2편(각 100만원) △우수상 3편(각 50만원) △장려상 5편(각 30만원)으로 총상금은 880만원 규모다. 모든 수상자에게는 신복위 위원장 명의의 표창장도 수여된다. 이재연 신복위원장은 “대학(원)생들의 창의적인 제안을 정책에 반영해 과중한 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금융 취약계층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을 “철저히 이질화된 두 국가”로 규정하며 한국과의 대화를 전면 거부했다. 반면 미국이 비핵화 요구를 포기한다면 북미 대화에는 나설 수 있다는 조건부 메시지를 내놔 한반도 정세의 긴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0~2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 마지막 날 연설에서 “우리는 한국과 마주앉을 일이 없으며 그 무엇도 함께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와 국방을 외세에 의존하는 나라는 통일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은 모든 분야가 미국화된 식민지 속국”이라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을 “완전히 상극인 두 실체”라고 지칭하며 “국경을 사이에 둔 두 개의 국가임을 국법으로 고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만 정부 수립과 1953년 정전협정,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을 거론하며 “이미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두 개 국가로 존재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는 2023년 말 선포한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공식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핵화와 대북 제재에 대해서도 강경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핵 보유는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