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서울, 광진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A 군이 부엌에 있던 흉기로 어머니 B 씨를 살해했다. 존속살해였다. A 군은 어머니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안방에 방치하고, 사체 부패 시 냄새가 집 밖으로 빠져나갈 것을 우려해 공업용 본드로 안방 문틈을 밀폐했다. 당시 집안에는 A 군과 B 씨밖에 없었다. A 군의 아버지이자 B 씨의 남편은 2006년경부터 별거 상태였다. 어머니를 살해한 뒤에도 A 군은 평소와 같은 생활을 이어갔다. 오히려 B 씨가 살아있을 때보다 생활 자체는 더욱 자유롭고 편안했다. B 씨가 살아있을 땐 상상도 못했던 영화 감상을 했고, 온라인 게임에 빠져들었다.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라면도 끓여 먹고 여자 친구와 강릉으로 여행도 다녀왔다. B 씨를 찾는 이웃과 친지들에겐 ‘어머니와 따로 살기로 했다’, ‘해외여행을 갔다’ 등으로 둘러댔다. 그 사이 A 군은 수능시험도 치렀다. A 군의 범행이 발각된 건 범행 시점으로부터 반년이 훌쩍 지난 11월이었다. 가족과 별거 중이었던 A 군의 아버지가 이혼을 결심하고 B 씨를 찾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A 군이 B 씨가 해외여행을 갔다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1997년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김원식은 평소 교도소 생활 에 불만이 많았으며, 수감생활 중 몰 래 숨겨 가지고 있던 물건으로 다른 재소자의 머리를 내리쳐 상해를 가 하는 범죄를 2차례나 저질렀다. 이에 김원식은 2회에 걸쳐 징역 2년 및 징 역 3년의 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김원식은 평소 교도관들이 다른 재 소자들을 이용해 자신을 따돌리는 등 의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해 인권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한다. 하지만 당시 김 씨는 독방생활을 하고 있 었기 때문에 대필 교도관을 직접 접견 할 수 없었고 면담을 신청해 일을 진 행해야만 했다. 김 씨는 교도관 면담 신청을 거듭했다. 면담은 즉각 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김 씨는 점 점 자신이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사로 잡혔다. 드디어 김 씨의 면담 요청이 받아들 여졌다. 담당은 교도관은 김동민 교위 였다. 대전교도소에서 20년 넘게 근무 해온 김동민 교위는 2004년 7월 12일 오전 10시, 운동을 마치고 들어온 김 씨를 불렀다. 그리고 뒤돌아 관련 서 류를 작성하는데, 어디서 났는지 모를 쇠 파이프를 품에서 꺼낸 김 씨가 김 동민 교감의 뒤통수를 가격하기 시작
검사가 항소할 경우 피고인이 함께 항소하지 않으면 형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법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해석이라고 지적한다. 2024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 피고인 단독 항소 건수는 총 45,524건이며, 이 중 파기율은 41%(18,673건)였다. 반면, △ 검사가 단독 항소한 경우 14,917건 중 3,292건이 파기되어 파기율은 22%였다. 검·피고인 쌍방 항소 시 파기율은 48%로 가장 높았다. 형사소송법 제368조에 따르면, 피고인만 항소한 경우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이 적용되어 1심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될 수 없다. 그러나 검사가 항소한 경우에는 2심에서 형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즉, 검사가 항소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피고인이 항소하더라도 형량이 증가하지 않지만, 검사가 항소한 경우에는 항소심에서 법원이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있다. 피고인이 단독 항소할 경우 41%의 파기율을 보이지만, 검사가 단독 항소하여 형량이 증가하는 경우는 22%에 불과하다. 쌍방 항소 시 파기율은 48%로 가장 높았지만, 이는 검사의 항소로 형량이 증가한 경우보다 80% 이상이 피고인의 사정 변경(합의, 공탁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대응하려는 고소인에게 피의자 신문조서와 불기소 결정서 등이 공개돼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행정법원 행정5단독 윤상일 판사는 원고 A 씨가 검찰의 불기소 결정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 씨는 2021년 B 씨를 특수폭행 혐의로 고소했으나 같은 해 10월 경찰은 사건을 불송치했다. 그러자 A 씨가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겨졌다. 하지만 검찰도 같은 해 11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A 씨는 2024년 5월 형사사건 수사 기록 중 고소장·고소인 또는 참고인 진술조서·피의자 신문조서·불기소 이유서 등을 공개하라며 검찰을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검찰은 고소장·고소인 진술조서·송치결정서 등 일부를 공개했지만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해선 비공개를 결정했다. 또 공개로 결정된 고소장과 고소인 진술조서에 A 씨와 B 씨의 이름을 제외한 인적 사항과 다른 인물들에 대한 인적 사항은 모두 가렸다. 그러자 A 씨는 재차 법원에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고소장
법원에 청구되는 구속취소 청구가 매년 1000건이 넘으며, 3건 중 2건꼴로 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전국 지방법원에 접수된 구속취소 청구 사건 인용률은 68.5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총 접수 인원은 1만 1733명으로 그중 8040명의 청구가 받아들여졌다. 청구자 3명 중 2명은 석방된 셈이다. △2015년 982명(이하 인용 792명)이던 구속취소 청구 인원은 △2016년 1207명(815명) △2017년 1496명(1029명)으로 증가했으나 △2018년 1377명(976명) △2019년 1346명(961명) △2020년(1228명)으로 감소했다. 이후 1929명(711명)인 2021년을 시작으로 4년째 1000명대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청구자는 1006명(671명)으로 최근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구 건수와 별개로 인용률은 매년 60~70% 수준으로 유지됐다. 최근 10년간 인용률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5년(71.49%)이며, 2023년(61.69%)은 최저치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66.7%를 기록했다. 구속취소는 구속 사유가 없거나 소
팬데믹 이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던 영화업계에 지난 연말 영화 한 편이 깜짝 흥행을 일으키며 모처럼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개봉 8일 차에 누적 관객수 100만 명을 돌파한 이 영화의 제목은 <소방관>, 곽경택 감독이 연출했고 배우 주원, 곽도원, 유재명 등이 출연했다. 흥행 이유 중 하나로 20여 년 전 발생한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가 제작됐다는 사실이 언급되는 가운데, 영화 제작사는 유료관객 1명 당 119원의 성금을 대한민국 소방관 장비 및 처우 개선을 위한 현금기부를 하겠다고 밝혔다. 2001년 3월 4일 새벽, 서울서부소방서(현 은평소방서) 대원들은 녹번동 화재 오인 신고로 출동했다가 철수하는 중이었다. 오전 3시 47분, 서울 서부소방서에 한통의 신고가 접수됐다. 서대문구 홍제동 다가구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공교롭게도 대원들이 복귀 중에 들어온 신고였기 때문에 출동시간이 평소보다 단축되었고 평소보다 빠르게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소방대원 앞을 가로막은 건 불법 주차 차량들이었다. 골목을 가로막은 차량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었고 대원들은 결국 20kg가 넘는 장비를 직접 들고 화재현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대
25일 법무부는 2025년 3·1절 가석방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심사에서는 총 1,579명의 수형자가 심사 대상에 올랐으며, 1,097명(69.5%)이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는 지난 1월 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은 1,004명보다 93명 증가한 수치다. 법무부에 따르면, 심사 대상자 수는 1월 1,367명에서 2월 1,579명으로 212명 증가했으나 가석방 적격 판정 비율은 낮아 부적격 판정자가 크게 늘었다. 이번 심사 대상에는 일반수형자 1,373명, 장기수형자 118명, 심사보류자 88명이 포함됐다. 이 중 일반수형자 1,078명, 장기수형자 19명(16.1%)이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았으며, 부적격 판정자는 총 384명이었다. 특히 장기수형자 적격자는 전월보다 9명 증가(10명→19명)해 비율이 상승했다. 심사보류 대상자는 총 98명으로 전체 대상자의 6.2%를 차지했다. 지난 1월 심사에서는 1,367명 중 1,004명이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 중 일반수형자는 994명, 장기수형자는 32명 중 10명이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형자의 재사회화와 교정시설 수용 부담 해소를 위해 가석방 심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2016년 2월 23일, 경기도 하남시 어느 주택에서 중년 여성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165㎝의 키에 38㎏의 체중이었고 시신 주변으론 빈 소주병과 맥주병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사인은 영양실조에 따른 일종의 아사였다. 숨진 A 씨가 살던 주택에선 창 너머로 검단산이 잘 보였다. 검단산은 그때로부터 14년 전인 2002년, A 씨의 딸이었던 하모 양(당시 만 21세)이 주검으로 발견된 곳이다. 이화여대 법학과에 재학 중이던 하모 양은 발견 당시 청테이프로 입이 막혀 있었고, 얼굴에 4발, 뒤통수에 2발의 총상이 있었으며 구타의 흔적도있었다. 가족들은 하양의 시신이 발견 되기 10일 전 실종 신고를 마친 상태였다. 수영하고 오겠다고 새벽에 집을 나선 하양이 돌아오지 않자 신고와 함께 전단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던 것이었다. 하양의 시신이 발견되고 경찰은 원한 관계에 얽힌 범행을 의심했다. 경찰이 주목한 점은 하양의 아버지가 영남제분 회장의 부인 윤 모 씨 측을 상대로 낸 ‘접근금지 소송’이었다. 윤 씨는 판사였던 자신의 사위가 사촌 동생과 바람을 피운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판사 사위의 사촌 여동생이 바로 A 씨의 딸, 하양이었다. 중견기업 영
항소심에서 원심이 파기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 항소심에서의 감형 기준과 판결의 일관성을 놓고 논란이 커지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2022년 발생한 ‘대구판 돌려차기 사건’의 경우, 1심에서 징역 50년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항소심에서 징역 27년을 받으며 형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피해자의 생명에 대한 위협이 컸고, 사회적 충격이 상당했던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감형해 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처럼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크게 변경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법조계에서는 특별한 사정 변경 없이 항소심이 쉽게 원심을 파기하는 경향이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더시사법률>이 리걸테크 기업 엘박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4년 10월부터 2025년 1월까지의 항소심 판결문 41건을 분석한 결과, 원심 파기의 주요 사유가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형의 이유로 피해자와 합의한 경우가 37건(90%)이었으며, 특별한 사정변경 없이 피고인의 반성이나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는 점이 이유가 된 사례가 4건이었다. 합의에 의한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 누범이
그 사회에선 그를 로열이라고 불렀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히는 국가에서 태어났지만 고급 저택에서 살았고 러시아 모스크바와 스위스 제네바로 유학도 했다. 그가 로열패밀리가 될 수 있었던 건 여배우였던 이모 덕분이었다. 남자의 이름은 이한영. 이한영의 이모부가 바로 북한의 김정일이다. 이한영은 여배우였던 이모 성혜림이 김정일의 눈에 들면서 김정일의 일가가 되었다. 이한영 가족은 김정일 관저 근처의 저택에 살며 김정일과 최소 주 2회 이상 겸상을 할 정도로 가까이 지냈다. 이한영의 이모 성혜림과 김정일 사이에 장남 김정남이 태어났고, 이한영은 김정남의 유일한 사촌 형으로 그와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300평의 대저택에 초호화 유학 생활까지 모든 것을 누리고 있던 그가 가질 수 없던 것은 단 하나, 자유였다. 청년 이한영은 미국을 여행하고 싶었다. 이한영은 1982년 9월 28일 제네바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전화를 걸었다. 자신을 ‘김영철’이라는 북한 외교관으로 소개하며 미국 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당시 스위스 대사관과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던 안기부는 그가 북한에 대한 중요한 정보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한영을 설득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