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범죄에 대해 형사처벌이 내려진 이후에도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이 확정된 가해자는 사회로 복귀하지만, 피해자들은 장기간의 채무와 생활고에 놓이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과거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며 대규모 투자 사기로 유죄가 확정된 이희진 씨 사건의 피해자 상당수는 사건 발생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채무와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며 생활고를 이어가고 있다. 한 피해자는 2015년 이 씨의 권유로 10억 원을 투자했다가 대부분의 자금을 잃었다. 이후 야간 경비 근무와 일용직 노동을 병행하며 채무를 상환해왔고 10년 만에 원금에 가까운 금액을 갚았지만 그 과정에서 건강이 악화되고 가정도 해체됐다. 또 다른 피해자 역시 “전업으로 투자하라”는 권유를 믿고 직장을 그만뒀다가 전 재산 1억5000만 원을 잃었다. 전세자금까지 소진한 그는 지하방으로 거처를 옮겼고 결혼을 앞두고 있던 약혼자와의 관계도 끝났다. 이후 대인기피증과 심각한 건강 악화를 겪었으며 보험까지 해지한 상태에서 암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희진 씨 사건의 피해자는 230여
지인을 가스라이팅하고 지배해 금품을 갈취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장기간 방치한 50대 여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정현기)는 29일 강도살인, 시체유기, 감금, 특수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공범인 50대 남성 2명에게는 각각 징역 25년과 27년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해 5월 15일 새벽 전남 목포시 한 주차장에서 50대 여성 B씨를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비닐로 덮어 무안군의 한 공터에 약 3개월간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피해자 B씨에게 지속적으로 금품을 요구해 왔으며 B씨가 더 이상 돈을 마련하지 못하자 친분이 있던 남성 2명에게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나무 등으로 B씨를 여러 차례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은닉했다. 이들은 범행이 발각되지 않도록 차량을 바꿔 이동하고, 시신을 덮은 비닐에 습기가 차면 소독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은폐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돈을 갚지 않아 범행했다”고 진술했으나 수사 결과 B씨에게 실제 채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A씨는 수년간 B씨에게 각서를 쓰게 하는 등 심
마약 전과가 있는 50대 남성이 자택에서 대마와 필로폰을 사용하고 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동종 전력이 있는 상태에서 다시 마약 범행을 저지른 경우 법원은 재범 위험성과 범행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형사3단독 황해철 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향정)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56)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약물중독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함께 50만원 추징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5일과 22일, 29일 강원 원주시의 한 아파트 자택에서 대마를 말아 피우는 방식으로 흡연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달 15일과 29일에는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10월부터 11월 사이 말린 대마를 소지하고 필로폰을 집 등에 보관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재판부는 A씨가 과거 대마 관련 범죄로 세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마약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또 마약의 입수 경위 등에 대해 성실하게 진술하지 않은 점도 불리한 사정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마약 범죄는 은밀하게 이뤄져 적발이 쉽지 않
곽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 곽준호 대표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독자분들과 ‘반성문’ 작성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형사 재판을 앞둔 분 중에 반성문 안 쓰는 사람 찾기는 어렵습니다. 누구나 내는 것이다 보니 “낸다고 해서 감형으로 이어지냐, 굳이 안 내도 되지 않냐”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가끔 있는데요. 저는 항상 그런 태도만큼 위험한 건 없다고 조언을 드립니다. 바꿔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피고인이 정성 들여 반성문을 작성하는데, 어떤 피고인만 반성문을 내지 않는다면 재판부 입장에서 어떻게 보일지를요. ‘남들이 하는 건 기본적으로 다 챙긴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곽변: 그렇다면 반성문은 어떻게 써야 할까요? 따로 가이드를 드리지 않아도 먼저 쓰신 다음 봐달라는 분도 있지만, 글 쓰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분도 참 많습니다. 저희는 충분히 도움을 드리되 대신 써드리는 건 지양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아무리 감추려 해도 변호사가 써준 건 티가 나기 때문입니다. 반성문의 뜻이 뭡니까. ‘피고인이 반성하는 마음을 담은 글’인데, 변호사가 써주면 진정성이 전혀 안 보이는 거죠. 변호사가 작성한 반성문이 겉으로 보기엔 멋있을지 몰라도,
PD: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요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예전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고 하던데요? 김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입니다. 맞습니다. 2017년 대법원 판결 이후 보이스피싱 처벌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37명의 범죄조직원이 단순 사기죄가 아니라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죄로 기소된 사건인데요. 총책, 간부, 상담원, 현금인출책 모두 포함됐습니다. 이들은 “우리는 범죄단체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상고심까지 다퉜습니다. PD: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단체로 인정되느냐, 아니냐에 차이가 있나요? 김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형법상 범죄단체는 “다수인이 범죄를 목적으로 계속적으로 결합하여 결성하였으며, 최소한의 통솔체계와 위계질서가 있는 조직”을 말합니다. 범죄단체로 인정되면 사기죄와 별도로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죄가 추가로 성립해서 형량이 크게 높아져요. 그래서 피고인들이 끝까지 ‘우리는 일당 받고 일한 것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이죠. PD: 해당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궁금한데요. 김변: 대법원은 해당 조직을 명백한 범죄단체로 인정했습니다. 총책을 중심으로 간부급 조직원, 상담원, 현금인출책 등으로
이혼을 앞두고 배우자가 재산을 친족 명의로 옮겼다면 법원은 이를 그대로 인정할까. 외도를 저지른 남편이 이혼 이야기가 나오자 재산을 가족 명의로 이전했다며 한 여성이 법률 상담을 요청했다. 지난 2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결혼 15년 차 맞벌이 부부인 A씨는 남편과 함께 아들을 키우며 생활해왔다. A씨는 “맞벌이로 성실하게 살아 집 한 채와 남편 명의의 오피스텔, 예금까지 마련해 노후 걱정은 없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남편의 행동이 달라졌고 결국 외도 사실이 드러났다. 남편은 회사 직원과 잠시 만났을 뿐이라며 책임을 부인했고 오히려 이혼을 요구했다. 이후 상황은 더 악화됐다. 남편 명의의 수익형 오피스텔은 친형 명의로 이전됐고 차량은 시어머니 명의로 바뀌었으며 예금 대부분도 누나 계좌로 송금된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이혼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재산을 정리하고 있었다”며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남편은 “이미 내 재산이 아닌데 나눌 게 없다”며 재산분할을 거부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재산분할은 단순히 재산의 명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민법 제839조의2는 부부가 혼인 중 협력해 형성한 재산을 기준으로 분할하
“성과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흐름 이어가세요.” “타이밍 너무 좋아요. 꾸준히 안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고수익을 내세운 투자 단체 채팅방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외형상 자유로운 정보 공유 공간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불법 주식 리딩방과 유사한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제보자에 따르면 참가자 835명이 모인 한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는 특정 인물을 ‘프로’, ‘전문가’로 지칭하며 투자 성과를 치켜세우는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게시됐다. 제보자는 “유사한 표현의 축하 글이 연이어 올라오면서 이미 수익성이 검증된 투자처인 것처럼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채팅방에는 “이번 수익률 축하한다”, “타이밍이 너무 좋다”, “꾸준히 안내해줘서 감사하다”는 등의 메시지가 다수 올라왔다. 전문가의 판단이 이미 검증됐다는 인상을 주는 발언이 반복되면서 새로 유입된 참여자들 역시 자연스럽게 투자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일부 계정은 자신의 거래내역 조회 화면을 캡처해 수익을 인증하기도 했다. 한 계정은 감사 문구를 손글씨로 적은 종이를 함께 촬영해 게시하며 “다른 사람들의 수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함께 검거된 사람들인데도 적용되는 죄명이 서로 다른 경우가 있다. 누군가는 사기죄로, 다른 누군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으로 기소된다. 겉으로는 비슷한 역할을 했는데 왜 법적 평가가 달라지는 것일까?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는 단순한 전화 사기를 넘어 메신저 피싱,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지인 사칭 등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범죄 조직은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며 총책은 해외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검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수사기관에 적발되는 인물은 대부분 국내에서 실무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통장 공급자, 현금 인출책, 현금 전달책 따위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피해자와 직접 통화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의 행위가 사기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들에게는 어떤 죄목이 적용될까?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주로 문제 되는 죄명은 사기죄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이다. 겉보기에는 유사한 가담 행위라도 두 죄명은 법적 평가가 크게 다르다. 두 죄를 구분하는 기준은 '범행에 대한 공모 여부'와 '범행 가담 인식'이다. 즉 스스로 자신의 행위가 보이
형사사법 체계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는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 기소와 재판은 공소청이 담당하는 구조로 바뀔 예정이다. 디지털 증거가 범죄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된 오늘날의 형사재판에서는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요즘 형사재판을 좌우하는 것은 당사자의 자백이나 목격자의 진술이 아니다. 수사기관이 휴대전화, PC를 압수하여 확보한 전자정보, 텔레그램 등 메신저의 대화 내용, 계좌와 계좌 사이 자금의 흐름, 원격 서버의 접속 기록 같은 디지털 자료가 사건의 중심에서 결정적인 증거로 제시된다. 디지털 증거의 본질은 단순히 `데이터가 존재한다’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법정에서 “데이터가 어떠한 의미가 있다”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 하나도 단순히 내용을 전달한 것인지, 범행을 함께했다는 공모의 증거인지 해석하기에 따라 책임의 범위가 달라지고, 계좌 거래 내역에서 확인되는 입금 거래를 심부름의 대가로 볼지, 범죄 수익을 나눈 행위로 볼지에 따라 형량이 달라진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해석이 대부분 수사 단계에서 정해진다는 점이다. 수사관이 작성한 포렌식 보고서가 어떠한 순서로 정리되었는지, 어떠한 메시지가 강조되었는지, 어떠
증권사 재직 시절 알게 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매입하고 대출 알선 과정에서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메리츠증권 전 임직원들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증재),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메리츠증권 상무보 박모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0억 원을 선고했다. 같은 사건으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로 기소된 전 직원 김모씨와 이모씨에게도 각각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벌금 5억 원과 추징금 4억6178만여 원을, 이씨에게는 벌금 4억 원과 추징금 3억8863만여 원을 각각 명령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박씨는 증권사 재직 당시 직무 수행 과정에서 알게 된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매입하고 약 100억 원 규모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씨가 가족 명의 회사를 통해 부동산을 사들였으며 자금 조달 과정에서는 증권사가 대출을 중개한 것처럼 꾸며 금융기관 대출을 받도록 알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부동산 매매로 얻은 이익 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