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에서 보호장비를 사용할 때 법령상 요건을 준수하고, 강제력을 행사하는 과정은 영상 장비로 기록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권고가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해 6월 교도소 수용자 A씨 가족으로부터 인권침해 진정을 접수했다고 17일 밝혔다.
진정 내용에는 A씨가 교도소 직원들에게 쇠사슬 형태의 금속보호대와 양손 수갑을 동시에 착용당한 상태에서 폭행을 당했고, 이후 걷지 못해 휠체어에 의존하게 됐다는 주장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해당 교도소장은 A씨가 직원들의 정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고 고성을 지르는 등 직무집행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교도소 측은 A씨를 거실 밖으로 출실시킨 뒤 양손 수갑을 채웠고, 사무실로 이동한 이후에도 흥분 상태가 계속돼 금속보호대로 교체한 뒤 진정실에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이 같은 조치가 보호장비 사용의 최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뤄진 강제력 행사라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해당 조치가 수용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봤다.
조사 과정에서 당시 상황을 확인할 영상 자료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인권위는 A씨 거실 앞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았고, 강제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도 보디캠 촬영이 이뤄지지 않아 실제로 직무집행을 방해할 정도의 상황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보호장비 착용 당시 촬영된 보디캠 영상에서는 교도소 측 설명과 달리 A씨가 욕설을 하거나 고성을 지르는 장면이 확인되지 않았다.
금속보호대를 채우는 장면에서는 A씨가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며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기록됐고 보호대를 조이는 과정에서 교도관의 팔에 상당한 힘이 들어간 모습도 확인됐다. 금속보호대 착용 상태는 약 4시간 21분 동안 유지됐다.
이에 인권위는 교정시설 내 보호장비 사용 시 법령상 요건을 엄격히 준수하고 남용을 방지할 것을 권고했다. 또 강제력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보디캠 등 영상 장비로 관련 상황을 기록해 증거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아울러 보호장비가 수용자의 규율 위반에 대한 징벌 수단이나 고통을 가하는 도구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교정시설 현장에서는 인권위 진정 절차가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정시설 관련 진정은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증가했다. ‘2025 교정통계연보’에 따르 수용자들의 인권위 진정 건수는 2022년 4187건, 2023년 4530건, 2024년 4887건으로 3년 연속 늘었다.
반면 교정시설의 권고 수용률은 같은 기간 감소했다. 2022년 94.4%(34건)였던 수용률은 2023년 78.3%(36건)로 크게 떨어졌고, 2024년에는 76.9%(30건)까지 낮아졌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에 따르면 인권위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나 의견 표명에 그친다. 교정시설이 이를 따르지 않더라도 직접적인 제재는 없어 교정시설 인권 침해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