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모텔 연쇄살인’ 김소영 국선변호인 사임 신청…법원 판단 주목

약물 음료 건네 2명 사망‧1명 중태
국선변호인 교체 여부 법원이 판단
사임불허 결정 헌법소원 대상 아냐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의 피고인 김소영(20)에게 배정된 국선변호인이 재판을 앞두고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재판 진행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의 국선변호인은 이날 서울북부지법에 사임허가 신고서를 제출했다. 국선변호인의 사임은 법원의 허가가 있어야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실제 사임 여부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구속된 경우나 사형·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금고형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변호인이 없으면 법원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씨 사건 역시 필요적 국선변호 사건에 해당한다.

 

국선변호인은 질병이나 장기 여행, 피고인의 폭행·협박·모욕 등으로 신뢰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부정한 행위를 종용받는 등 직무 수행이 곤란한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법원의 허가를 받아 사임할 수 있다.

 

법원이 사임을 허가하면 기존 국선변호인 선정은 취소된다. 이 경우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새로 선임하지 않는다면 법원은 지체 없이 새로운 국선변호인을 다시 선정해야 한다. 반대로 법원이 사임을 허가하지 않을 경우 해당 변호인은 국선변호인 지위를 유지한 채 변론을 계속해야 한다.

 

국선변호인이 사임을 신청하는 경우뿐 아니라 피고인이 국선변호인의 교체를 요청할 수도 있다.

 

형사소송규칙은 국선변호인이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거나 피고인의 변경 신청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원이 국선변호인 선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신청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교체되는 것은 아니며 법원이 사유의 상당성을 심사해 결정한다.

 

실제로 국선변호인의 사임을 법원이 허가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2022년 창원에서 발생한 상해 사건 항소심에서 국선변호인은 피고인과의 의견 충돌 등을 이유로 사임을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피고인은 노래방에서 피해자를 폭행해 약 14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며, 항소심 과정에서 변호인과의 의견 충돌이 발생했다.

 

이후 피고인은 법원의 사임 불허 결정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헌법재판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형사소송규칙은 국선변호인이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는 경우나 피고인의 국선변호인 변경 신청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국선변호인 선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실질적인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하는 경우 법원이 국선변호인 선정을 취소할 수 있으므로 해당 규정으로 인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은 법원의 재판을 원칙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국선변호인 사임 불허 결정은 재판 진행 과정에서 이루어진 법원의 재판에 해당하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김씨는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섞인 음료를 건네 이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의식불명에 빠뜨린 혐의를 받는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오병희)는 김씨의 첫 공판기일을 다음 달 9일 오후 3시 30분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