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남부교도소)

 

당신

 

아들 둘다 결혼해 분가시키고

결국 20평 조그만 아파트에

둘만 남은 당신과 나

우리 老年의 시작이었고

 

좁은 아파트 거실에서

내내 바닥에 앉아 식사하다가

조그만 2인용 식탁을 들여와

관절염으로 다리 구부리기 힘든

당신의 수고를 덜어주었을 때

그 식탁에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잘 샀노라고 좋아하던 당신의 모습

 

오늘 나는 4평 바닥에 앉아

식사를 하면서

당신의 좋아하던 그 애틋한 모습이 떠올라

숙연해집니다.

 

이제 홀로 빈 그 거실에서

슬픔을 삭이며 있을 당신

우리가 살아온 지난 삶의 무게와

당신과 늘 같이했던 마음들이

가슴에 절절이 차오르고, 박히면서

넘치도록 당신을 그리워합니다

 

그 어떤 힘듦과 수고도

서방을 위해서라면

자식을 위해서라면

손주를 위해서라면

내 몸이 무에냐고 아끼지 않고

늘 헌신해온 당신

 

그런 당신의 참 모습이

그런 당신의 속 깊음이

겨울 창가에 스며드는

볕의 따스함과 더불어

오늘 내 가슴이

차고 넘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