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싶다 (서울구치소)

 

창가 너머로 보이는 운동장을 바라보며

두 발로 걷고 싶지만 걸을 수가 없다.

네모난 창살에 나의 몸과 영혼이 갇혀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네.

 

가만히 눈을 감고 떠올린다.

붉게 노을진 한강변을 걷던 순간

여자 친구와 두 손을 잡고 데이트하던 순간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던 순간

 

당연하고 일상적이던 그 순간들이

삶에서 가장 빛나던 소중한 것임을 깨닫네.

아아 그립고 그리운 기억들을 떠올리며

오늘밤 꿈속에서 나는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