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슈퍼마켓 점주 살해한 50대, 무기징역 확정

 

2008년 슈퍼마켓에 침입해 점주를 살해하고 달아난 뒤 16년간 잠적했던 50대 남성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1심은 징역 30년을, 2심은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며, 대법원은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A씨는 2008년 12월 9일 오전 경기 시흥시 정왕동의 한 슈퍼마켓에 침입해 점주 40대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낚시 가방에 흉기를 숨긴 채 마스크를 쓰고 점포에 들어선 A씨는 계산대 금고를 훔치려다 잠에서 깬 B씨에게 “돈만 가져갈 테니 가만히 있으라”고 협박했으나 B씨가 저항하자 목과 복부를 6차례 찔렀다.

 

A씨는 금고에 있던 현금 3만~4만원을 챙겨 달아났고, 범행 장면은 매장 내 CCTV에 모두 담겼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 등으로 신원 확인이 어려워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아 있었다.

 

2017년 이후 구성된 시흥경찰서 강력 미제사건 전담팀이 재수사에 나섰으나 큰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2024년 2월 이 사건 용의자에 대한 결정적 제보를 받고 같은 해 7월 A씨의 거주지인 경남 함안군 일대에서 그를 검거했다.

 

A씨는 검거 이후 줄곧 범행을 부인하다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흉기로 찔렀다. 죄송하다”며 “일정한 직업 없이 친구 집에서 지내던 중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그랬다”고 자백했다.

 

형법 제338조는 “강도가 사람을 살해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고,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법인 민 윤수복 변호사는 “강도살인은 형법상 사형 또는 무기징역만 규정된 중대 범죄로 사실상 법원이 선택할 수 있는 형의 폭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2심이 무기징역으로 형을 상향한 뒤 대법원이 이를 그대로 확정한 것은 범행의 잔혹성과 계획성, 도주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 이후 16년간 도피 생활을 이어간 점은 책임을 가중하는 요소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며 “자백과 반성은 양형에 참작될 수 있으나 피해 회복이 불가능한 강력 범죄의 특성상 형을 감경하는 결정적 사유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