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수용자가 외부 심부름업체(수발업체)를 통해 신청한 일반 도서가 ‘유해 간행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도소 담당자의 재량에 따라 반입이 거절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법상 도서 반입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교정 당국의 자의적 처분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9일 A교도소에 수용 중인 한 재소자는 <더시사법률>에 편지를 통해 “가족이 없어 심부름업체(수발업체)를 통해 일반 도서를 신청했는데 교도소 측이 ‘심부름업체를 통해 들어온 책은 반입을 거절하는 법이 있다며 반송했다’”고 토로했다.
본지가 반입을 불허한 해당 교도소 근무자와 유선으로 확인한 결과 “심부름업체를 통한 도서 반입은 일괄적으로 제한한다”고 답변했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은 수용자가 편지·도서·그 밖에 수용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지닐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형집행법 제26조 제1항), 수용자 외의 사람이 도서를 교부하려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소장이 이를 허가해야 한다(국가인권위원회 결정 제27352호).
또한 형집행법 제47조는 “수용자가 신청한 도서가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에 따른 유해 간행물이 아닌 이상 반입을 제한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반입 제한은 △시설 안전 및 질서 침해 △수형자의 교화 및 건전한 사회 복귀 저해 우려 등으로 한정된다.
그럼에도 교정시설마다 법률에 없는 기준을 임의적으로 적용해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반입을 불허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실제 법원도 유사한 사건에서 수용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2018년 대구고법은 “유해 간행물이 아닌 잡지를 음란성만을 이유로 반입 불허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대구고법 선고 2018누2293).
또 부산교도소 수감자가 해외 간행물 반입 불허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도 법원은 “재량권 일탈·남용”이라며 수용자의 손을 들어줬다.
교정당국은 “성범죄자 재범 방지와 국민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그런 공익적 고려는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재판부는 특히 “심의자마다 기준이 달라 수용자 간 권리 행사에 차별이 생기는 것은 위헌적 구조”라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심부름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일괄 불허하는 것은 수용자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며 법무부 장관에게 지침 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다만 교정당국은 외부 업체를 통한 물품 전달이 보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본지에 “외부 업체를 통한 물품 반입은 전달 경로 확인이 어렵고, 금지 물품이 함께 반입될 가능성도 있어 일부 시설에서는 내부 지침에 따라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교정시설 보안과 수용자의 정보 접근권 사이에서 균형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형집행법은 반입 제한 사유를 엄격히 열거하고 있는데 단순히 ‘수발업체’라는 이유로 도서를 막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수용자의 알 권리 보장과 교정 행정의 신뢰 회복을 위해 개별 도서의 내용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도소 측에 불허 사유를 서면으로 확인하고 부당하다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며 “이미 다수의 판례에서 유해 간행물이 아님에도 반입을 막는 것은 위헌성이 지적돼 왔으므로 필요하다면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가족이나 지인이 없는 수용자의 경우 외부 도서를 전달받을 방법이 사실상 제한적이라는 현실도 문제로 지적된다.
강성준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는 "수용자 교화와 사회 복귀를 위해서는 독서와 학습 기회가 중요한 만큼 정보 접근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