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진주교도소)

 

삶의 우여곡절에도 언제나 곁을 지켜주었던 당신.

 

그런 당신에게 큰 상처와 아픔을 주어 미안하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처음으로 이렇게 떨어져 지내게 되었구려.


나와 당신 사이에 저 높은 담장이 자리하지나 않을까 염려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나, 언제나 그랬듯 변함없는 당신의 모습에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오.

 

어디를 가든지 내 옆에는 늘 당신이었소. 그래서일까, 이제 그 자리엔 그리움만 차오르는구려.

 

내가 지은 죄는 절대 가볍지 않음을 알기에 지금의 시간, 앞으로의 세월 또한 달게 받아야 함을 모르는 건 아니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나누었던 소소한 일상이 오늘따라 너무도 간절해지는구려. 내 걱정일랑 하지 말고 아무쪼록 당신의 날들이 조금이나마 덜 고달프길 빌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