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이 이론상 연소득 5000만원대 중반의 노인에게도 지급될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정부가 소득 산정 방식 전반에 대한 개편 검토에 착수했다.
보건복지부는 13일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이 전체 가구의 소득 중간값인 기준 중위소득 100%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소득인정액 산정 구조에 대한 개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초연금이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한다는 제도 취지와 달리 실제로는 상당한 수입이 있는 중산층까지 포함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급증하는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에 현행 지급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설계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로 해석된다.
현재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를 원칙으로 지급된다. 이를 맞추기 위해 정부는 매년 선정기준액을 고시한다. 2026년 단독가구 기준 선정기준액은 월 247만원으로 전년 대비 19만원 상승했다.
문제는 이 기준이 되는 ‘소득인정액’이 실제 월 소득과는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소득인정액은 실제 벌어들인 금액에서 각종 공제를 적용해 산정된다. 특히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매월 116만원을 기본 공제한 뒤, 남은 금액의 30%를 추가로 차감한다.
이 공제 구조를 적용하면 단독가구 노인이 근로소득만으로 월 468만원을 벌더라도 소득인정액은 247만원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5600만원에 해당한다. 이론상 이 같은 소득 수준에서도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부부 가구의 경우 공제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맞벌이로 월 800만원 수준의 소득을 올리는 경우에도 공제를 거치면 소득인정액이 기준선에 근접해 수급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형편이 비교적 넉넉한 계층까지 세금으로 조성된 연금을 받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정 부담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 기초연금 예산은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27조 4000억원에 달한다. 단일 복지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소득과 자산 수준이 높은 노인까지 수급 대상에 포함되는 구조가 지속될 경우, 재정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선정기준액은 기준 중위소득의 96.3% 수준까지 올라와 사실상 중산층 상당 부분을 포괄하는 형태가 됐다.
정치권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고소득 노인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현 구조에 의문을 제기하며, 형편이 어려운 계층에 보다 집중하는 방식의 개편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하위 70%’라는 비율 유지에만 매달리기보다, 실제 생활 여건과 체감 빈곤도를 반영하는 정밀한 산정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득인정액 공제 구조의 맹점을 보완하고 자산·근로 형태별 차이를 세밀하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적 우려와 재정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급 범위를 조정하는 개편은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안인 만큼, 향후 사회적 논의와 정치적 조율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