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여변 전직 회장 14인 “李 대통령, 사법 3법 거부권 행사해야”

사법개혁 3법 국회 본회의 통과
“사법 3법은 개악” 거부권 촉구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원로 법조인들이 4일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에 대해 “명백한 입법 폭주”라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박승서 전 변협 회장 등 14명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사법개혁 3법은 단순한 법률 개정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권력 구조 변경 시도”라며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헌법적 검토 없이 밀어붙이듯 처리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먼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심판 청구 대상에 포함하는 ‘재판소원제’에 대해 “사실상의 4심제로 작동할 수 있다”며 “권력자에게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뒤집을 기회를 제공하고, 일반 국민에게는 강자의 시간 끌기에 따른 피해를 떠안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판사와 검사 등의 법왜곡 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법왜곡죄에 대해서는 “죄형법정주의를 훼손할 위험이 있는 형벌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무엇이 ‘왜곡’인지에 대한 기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형사처벌을 규정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했다.

 

대법관을 현재 14명에서 순차적으로 26명까지 늘리는 대법관 증원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임기가 종료되는 대법관을 포함해 최대 22명을 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사법부 장악 시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대법관 증원은 단순한 인력 보강이 아니라 대법원의 판례 형성 구조와 사법 방향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충분한 연구와 국민적 합의 없이 대통령이 대법원 구성에 광범위한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사법부 독립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입법은 대한민국의 사법 구조와 삼권분립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개악으로 결코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될 수 없다”며 “헌법 수호의 책무를 지닌 대통령이 위헌적 요소가 명백한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에는 제35대 변협 회장을 지낸 박승서 변호사를 비롯해 함정호(39대), 정재헌(41대), 천기흥(43대), 신영무(46대), 하창우(48대), 김현(49대), 이종엽(51대) 전 회장 등 8명이 이름을 올렸다.

 

여변에서는 김정선(5대), 박보영(6대), 이명숙(8대), 이은경(9대), 조현욱(10대), 왕미양(13대) 전 회장 등 6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