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변호사시험 최종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법조계 안팎에서 변호사 배출 규모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4일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발표한다. 지난해 합격자는 1744명으로 올해도 1700명 안팎이 배출되며 합격률은 5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오는 6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변협은 매년 대규모 합격자 배출이 이어지며 법률시장이 이미 ‘구조적 과잉 공급’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실제 변협이 회원 2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5.9%는 현재 합격자 수가 ‘매우 과잉’이라고 답했다. 적정 배출 규모에 대해서는 1000명 이하가 39.5%로 가장 많았고, 500명 이하 24%, 700명 이하 20.6% 순으로 나타났다.
경쟁 심화에 대한 체감도도 높았다. 응답자의 97.7%가 변호사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답했다. 변협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자문 수요가 줄고, 공공기관 사건 집중과 유사 직역과의 경쟁이 시장 포화를 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학계에서도 유사한 진단이 나왔다. 한국정책학회 김종호 경희대 교수는 “국내 법률시장이 구조적 수요를 넘어 공급 확대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법조인 수는 2010년 1만263명에서 2025년 3만7981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민·형사 사건 수는 감소하거나 정체된 상태다. 기업 내부 법무 기능 강화로 외부 수요도 제한되면서 변호사 1인당 사건 수임 건수는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 교수는 단기적으로 합격자를 1200명 수준으로 조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600~900명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단순한 인원 조정이 아니라 교육 혁신과 시장 구조 개편, AI 대응 전략을 포함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경쟁 심화를 체감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현재 시장은 포화를 넘어 과밀 경쟁 상태”라며 “10년 전과 비교해 수임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신규 변호사들의 어려움도 크다. 지난해 합격한 한 변호사는 “로스쿨 시절부터 공급 과잉 얘기를 들었지만 실제 시장에 나오니 체감이 더 크다”며 “경력을 쌓을 자리부터 찾기 쉽지 않다”고 했다.
반면 단순 감축보다 시장 확대가 우선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는 “변호사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과거보다 다양해졌다”며 “일부 송무 분야에서는 여전히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호사 수 논쟁과 함께 국민의 법률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연수 강화 등으로 서비스 질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변협 설문에서도 교육 문제는 주요 과제로 지적됐다. 응답자들은 실무 교육의 표준화와 장기 수습 제도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며 “현재는 사무소별 교육 수준 편차가 크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