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후폭풍’ 예고...급등한 원유·생산 물가 반영 시간 걸려

외환위기 후 수입물가 상승 최고치
폭등한 유가 영향 점차 확대 전망

 

중동전쟁 장기화로 급등한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가공식품 등 소비자물가 전반으로 뒤늦게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은 추후 본격적인 물가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6.1% 상승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품목별로는 경유가 120.5% 급등했고 원유와 나프타도 각각 88.5%, 46.1% 올랐다.

 

생산자물가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에틸렌은 60.5%, 자일렌은 33.5%, 경유는 20.8% 상승했다. 수입 단계에서 발생한 충격이 생산 단계로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2%로 2월 2.0%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나프타 같은 품목은 다른 석유·화학 제품 생산 비용에 영향을 미쳐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요 경제연구기관들도 중동전쟁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025년 2.1%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7%를 전망했다. 프랑스의 투자은행(IB) 나틱시스는 물가상승률이 4.2%까지 올라 경기 침체와 물가 급등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했다.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늦게 반영되는 것은 원재료가 가공과 유통을 거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껴 판매가를 즉시 올리기 어려운 점도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농축수산물 할인과 유류세 인하 등 정부 정책도 물가 상승 속도를 늦춘 요인으로 지목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4월부터는 유가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2차·3차 파급 효과가 있는 부분도 대책을 강구 중”이라며 “수입 농산물이나 수입 가공식품 원재료 가격 상승도 일정 시간 뒤 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