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시달리다 직원 대화 몰래 녹음한 관리소장…법원 선고유예

공개되지 않은 대화 녹음…위법성 인정
사생활 침해 판단에도 선처 결정...

 

과도한 민원에 시달리던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이 직원과 방문자 대화를 몰래 녹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법원이 선처를 내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지현)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주택관리사 A씨(54)에게 징역 6개월과 자격정지 1년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일정 기간 동안 추가 범죄가 없으면 형의 선고 효력이 사라지는 제도다.

 

A씨는 지난해 3월 원주시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업무용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두고 직원과 방문자들의 대화를 녹음한 혐의를 받는다. 녹음은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졌고 이후 한 차례 더 반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A씨는 직원이 내부 사정을 입주민에게 전달해 민원이 발생했다고 의심해 경위를 확인하려는 과정에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행위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가볍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특정 입주민의 반복된 민원으로 상당한 정신적 부담을 느낀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민원 발생 경위를 확인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점이 참작된다”고 밝혔다.

 

또 “녹음된 내용에 피해자가 별도로 문제를 제기할 정도의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선고유예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