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맡은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사실과 다른 설명을 하거나 재판 대응을 성실히 하지 않았다는 이른바 ‘불량 변호사’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접견과 통신이 제한된 교정시설 수용자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별도의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제보자에 따르면 형사 전문 A변호사는 의뢰인이 누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가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보석 가능성까지 언급한 뒤 수임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A변호사를 선임했지만 변론기일을 일주일 앞둔 접견에는 다른 변호사가 나왔고 재판 당일에도 또 다른 변호사가 대신 출석했다”고 했다. 이어 “누범 기간인데도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는 설명을 믿었지만 불성실한 대응에 대해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누범 기간 중 범한 범죄는 원칙적으로 집행유예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형법 제62조 제1항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다시 범죄를 저지른 경우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해당 조항을 합헌으로 판단해 왔다. 헌재는 2020년 결정에서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의 집행유예 결격 규정이 재범 방지를 위한 합리적인 형
부모 등 직계존속을 폭행한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존속폭행은 일반 폭행보다 형이 무겁지만 법적으로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해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춘천지법 형사2단독(김택성 부장판사)은 존속폭행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가정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춘천의 자택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한 뒤 부친 80대 B씨가 “술을 마시지 말라”고 훈계하자 화가 나 주먹으로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일주일 뒤에도 “돈을 달라”는 요구를 거절한 부친에게 화를 내며 이마를 여러 차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 내용과 과거 범죄 전력에 비춰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며 “그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형법 제260조는 사람의 신체에 대해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 폭행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폭행한 경우에는 이를 가중해 처벌한다. 다만 같은 조 제3항은 이 범죄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
대법원이 사법부의 인공지능(AI) 활용 정책을 총괄할 ‘사법인공지능심의관’ 보직을 신설한다. 재판 지원과 사법행정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 전략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올해 첫 대법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원사무기구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의결했다. 개정 규칙에 따라 법원행정처는 사법정보화실 산하에 ‘사법인공지능심의관’을 두고 기존 정보화기획심의관과의 사무 분장을 조정하게 된다. 사법인공지능심의관은 인공지능 정책 수립과 시스템 구축, 재판 및 사법행정 제도 변화에 따른 정보시스템 반영 업무 등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행정처는 법원조직법에 따라 사법행정 사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대법원장은 사법행정 전반을 총괄하며 필요한 조직과 사무 분장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할 수 있다. 이번 규칙 개정도 이러한 권한에 따라 행정 조직을 정비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번 개정으로 정보화 업무 가운데 인공지능 분야를 담당하는 전담 보직이 처음으로 명시적으로 설치되는 셈이다. 그동안에도 정보화 부서를 중심으로 관련 업무가 진행됐지만 별도의 직위는 없었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다만 이번 조직
인천 강화도에서 남편을 흉기로 공격하고 신체 일부를 절단한 5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지만, 법원이 살인미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13부(김기풍 부장판사)는 특수중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50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사위 B씨(40대)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딸 C씨(30대)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A씨와 B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사용한 흉기가 인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도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공격이 주로 하체와 엉덩이 부위에 집중됐고 생명에 직접적인 치명상을 가할 가능성이 높은 급소를 겨냥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수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성기를 절단할 목적이었을 뿐 살해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해 왔고, 범행 이후 피해자의 결박이 느슨해진 사실을 알고도 추가 공격 없이 현장을 떠난 점 등을 종합하면 사망 결과를 예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형법상 살인미수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면
법무부가 관리하는 전자장치 부착 대상자 등 고위험 범죄 관련 정보를 경찰의 범죄위험도 예측 분석 시스템과 연계해 범죄 예방 활동에 활용하기로 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자발찌 부착자 등 고위험 관리 대상자 정보를 경찰청의 범죄위험도 예측 분석 시스템인 ‘Pre-CAS(Pre-Crime Analysis System)’와 연동해 현장 치안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Pre-CAS는 112 신고 데이터와 범죄 취약 지역 정보, 각종 공공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지역별 범죄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순찰 경로를 설정하고 인력을 배치하는 등 범죄 예방 중심의 치안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이번 연계 조치로 Pre-CAS에는 법무부가 관리하는 전자장치 부착 대상자 등 고위험 관리 대상자 정보도 함께 반영된다. 경찰은 기존 범죄 취약 지역 데이터와 해당 정보를 결합해 범죄 위험 요인을 지도 기반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순찰 경로와 치안 정책을 보다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게 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범죄 위험 분석과 예방 활동에 필요한 범위에서만 정보가 제공된다”며 “현장 경찰의 예방 활동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생후 9개월 된 아들이 운다는 이유로 목을 눌러 숨지게 한 30대 친부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영아를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살해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피해 아동의 상당수가 생후 수개월 영아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최영각)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생후 9개월 된 아들 C군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친부로서 피해 아동을 보호하고 양육할 의무가 있음에도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생후 4개월 무렵부터 학대를 지속했다”며 “결국 생후 9개월 된 아이의 턱과 목 사이를 무릎으로 눌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아동학대 살해 판결 10건 분석…피해자 대부분 영아 <더시사법률>은 리걸테크 플랫폼 엠박스를 통해 최근 선고된 아동학대 살해·치사 사건 판결 10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피해 아동의 상당수가 만 1세 미만 영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생후 며칠 된 신생아가 방치 끝에 숨진 사건을 비롯해 생후
교정시설 현장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이 교도관들 사이에서 실효성 없는 절차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권침해가 반복돼도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는 구조 속에서 교정당국 입장에서는 ‘권고는 참고사항일 뿐’이라는 인식이 사실상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것이다. 22일 인권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교정시설 관련 진정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2025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교정시설 수용자들의 인권위 진정 건수는 2022년 4187건, 2023년 4530건, 2024년 4887건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반면 교정시설의 권고 수용률은 2022년 94.4%(34건)에서 2023년 78.3%(36건)로 급락한 뒤, 2024년에는 76.9%(30건)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제도 구조와 직결돼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에 따르면 인권위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나 ‘의견 표명’에 그친다. 교정시설이 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제재나 불이익은 없다. 인권위가 권고를 내리면 교정본부와 해당 교도소가 자체 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다시 인권위에 통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인권침해가
회원 수 수만 명이 활동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성범죄로 처벌받은 운영진은 활동을 이어가는 반면 피해자는 활동 정지 조치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2일 제보에 따르면 해당 커뮤니티 운영진으로 활동하던 A씨는 최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 이용 음란) 혐의로 약식기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측은 “법원이 성희롱 범죄를 인정했는데도 운영진이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식의 발언을 하며 가해자의 책임을 희석하고 있다”며 “커뮤니티 내부에서 오히려 피해자를 문제 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해당 커뮤니티 운영진으로 활동하던 중 여성 회원 B씨에게 여러 차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통화 과정에서 여성의 신체와 속옷을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집 비밀번호를 알려달라”, “너희 집에서 자고 가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사건 이후 커뮤니티 운영 방식에서도 이어졌다. B씨가 해당 문제를 운영진에게 제기했지만 커뮤니티 측은 공개 게시판을 통해 “사건을 더 이상 언급하지 말라”는 공지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B씨가 운영진
저수지로 차량을 추락시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됐던 이른바 ‘진도 송정저수지 살인 사건’의 재심 절차가 종결됐다. 검찰은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 살인이라고 주장한 반면 사망한 피고인 측은 졸음운전에 따른 교통사고라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지원장 김성흠)는 지난 21일 고(故) 장동오씨에 대한 재심 사건을 27차 공판으로 종결했다. 장씨는 재심 도중 급성 혈액암으로 사망해 재판은 궐석으로 진행됐다. 장씨는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 39분쯤 전남 진도군 의신면 명금저수지 인근에서 자신이 몰던 1톤 트럭을 경고표지판에 들이받은 뒤 저수지로 추락시켜 동승한 아내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단순 교통사고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아내 명의로 가입된 9억3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노린 고의 범행으로 판단했다. 이 사건은 2005년 대법원에서 살인죄로 무기징역이 확정됐고, 수사기관의 위법수사가 인정되면서 2022년 9월 재심이 개시됐다. 재심의 핵심 쟁점은 사고가 ‘고의적 살인’인지 ‘우발적 교통사고’인지 여부다. 검찰은 장씨가 보험금을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피고인은 경제
내달 1일부터 압류 걱정 없이 월 최대 250만원까지 사용할 수 있는 ‘생계비계좌’를 금융기관에서 개설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는 민사집행법 시행령 개정안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금융기관에서 생계비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된다고 20일 밝혔다. 생계비계좌는 민사집행법상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된 예금계좌로 한 달 기준 최대 250만원까지 입금된 금액에 대해서는 채권자의 압류가 미치지 않도록 보호된다. 이는 민사집행법 제246조 및 시행령 규정에 따른 것으로 채무자의 기본적인 생계 유지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급여나 생활비가 입금되는 계좌라도 채권자의 압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채무자는 법원에 압류 범위 변경이나 취소 신청을 해야만 생활비를 인출할 수 있어 실질적인 생계 보장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급여나 연금처럼 법적으로 압류가 금지된 금액이라도 일반 계좌에 입금되는 순간 예금채권으로 성격이 바뀌어 압류 대상이 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헌법재판소도 이러한 구조가 채무자의 생계 유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헌재 선고 2018헌마1058). 이번 제도는 이러한 문제를 제도적으로 보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