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로 차량을 추락시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됐던 이른바 ‘진도 송정저수지 살인 사건’의 재심 절차가 종결됐다. 검찰은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 살인이라고 주장한 반면 사망한 피고인 측은 졸음운전에 따른 교통사고라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지원장 김성흠)는 지난 21일 고(故) 장동오씨에 대한 재심 사건을 27차 공판으로 종결했다. 장씨는 재심 도중 급성 혈액암으로 사망해 재판은 궐석으로 진행됐다.
장씨는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 39분쯤 전남 진도군 의신면 명금저수지 인근에서 자신이 몰던 1톤 트럭을 경고표지판에 들이받은 뒤 저수지로 추락시켜 동승한 아내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단순 교통사고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아내 명의로 가입된 9억3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노린 고의 범행으로 판단했다.
이 사건은 2005년 대법원에서 살인죄로 무기징역이 확정됐고, 수사기관의 위법수사가 인정되면서 2022년 9월 재심이 개시됐다.
재심의 핵심 쟁점은 사고가 ‘고의적 살인’인지 ‘우발적 교통사고’인지 여부다.
검찰은 장씨가 보험금을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피고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피해자인 아내 앞으로 다수의 생명·상해 보험에 가입했다”며 “보험료 납입이 어려워 해지 위기에 이르자 아내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차량을 저수지로 추락시켜 살해한 동기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게서 수면제가 검출되지 않은 것은 기술적 한계 때문일 뿐이며, 가슴 부위에 남은 압박 흔적도 범행을 뒷받침한다”며 “피고인이 사망했더라도 유사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피고인 측 박준영 변호사는 이 사건이 수사기관의 선입견으로 교통사고가 살인 사건으로 왜곡된 사례라고 반박했다. 그는 “피고인은 사고 전 육체노동을 한 뒤 저녁 식사를 하고 감기약을 복용한 상태였다”며 졸음운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현장검증 결과 핸들 조작이 없을 경우 차량이 그대로 추락 지점에 도달하는 점을 근거로 “피고인이 졸음 상태에서 운전하다 저수지로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에 대해서도 “재심 과정에서 오류가 드러났다”며 “방어흔으로 해석된 흔적은 119 구조대의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수 보험 가입을 둘러싼 해석을 두고도 양측의 입장은 엇갈렸다. 검찰은 장씨가 아내 사망 시 거액의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는 구조였다는 점을 들어 범행 동기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반면 박 변호사는 “피고인이 여러 개의 소액 보험에 가입한 것은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고, 상당수가 저축성 상품이었다”며 “보험금 수령자가 피해자로 지정된 상품도 다수였다”고 했다.
이어 “살인 선입견을 제공한 보험설계사가 당시 수사 경찰의 배우자였다는 점도 이 사건이 편견에서 출발한 오판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최종 의견에서 “피고인이 불화를 겪던 아내를 살해하기 위해 열악한 경제 사정 속에서도 다수의 교통사고 보험에 가입하는 등 원심 판단을 번복할 만한 사정이 없다”며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변호사는 재심 도중 피고인이 적절한 형집행정지 조치를 받지 못한 채 사망한 경위도 문제 삼았다. 그는 “장씨는 군산교도소에서 해남교도소로 이감된 뒤 형집행정지를 통해 치료를 받으면 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급성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견디지 못해 며칠 만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 전날까지도 수갑과 전자발찌가 채워진 상태였고, 교도관에게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량 한계로 느슨하게 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며 “형집행정지는 검사에게 권한이 있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재심 과정에서는 장씨의 자녀도 증인으로 출석해 “외가로부터 보험 이야기를 들은 뒤 수사기관이 아버지를 범인으로 보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엄벌을 탄원했다”며 “당시 보험금 문제로 외가와 친가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장씨에 대한 재심 선고공판은 내달 11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