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보다 더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8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81%로 집계됐다. 반대는 13%, 의견 유보는 6%였다.
현재 소년법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을 ‘촉법소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형사처벌 대신 가정법원 소년부의 보호처분 대상이 된다.
형법 역시 14세가 되지 않은 사람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해 형사책임을 묻지 않는 구조를 두고 있다. 대신 소년법에 따라 보호자 감호위탁, 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통해 교정과 재활을 중심으로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소년부 판사는 사건의 경중과 소년의 환경 등을 고려해 보호처분을 결정한다. 가장 강한 처분인 장기 소년원 송치의 경우에도 기간은 최대 2년으로 제한된다.
이 같은 제도는 처벌보다는 교육과 교정에 초점을 둔 소년사법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소년법 역시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환경 조정과 품행 교정을 통해 건전한 성장을 돕는 것”을 입법 목적 가운데 하나로 두고 있다.
다만 최근 청소년 범죄가 잇따르면서 형사책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연령대별 조사에서도 대부분 세대에서 연령 하향 의견이 우세했다. 30대와 40대, 50대에서는 각각 90%, 89%, 90%가 찬성했고 18~29세 역시 84%가 찬성했다. 60대는 77%였다. 반면 70대 이상에서는 찬성 56%, 반대 22%, 유보 21%로 다른 연령대보다 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역별로도 대부분 지역에서 연령 하향 의견이 우세했다. 광주·전라 88%, 서울 84%, 대전·세종·충청 81%, 부산·울산·경남 81%, 인천·경기 80% 등으로 나타났다.
정치 성향에 따른 차이도 크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85%, 국민의힘 지지층의 76%, 무당층의 79%가 연령 하향에 찬성했다. 이념 성향별로도 보수 82%, 중도 86%, 진보 84%로 큰 격차는 없었다.
연령 하향에 찬성한 응답자 815명을 대상으로 어느 수준까지 낮춰야 하는지 추가로 물은 결과 ‘만 12세 미만’이 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만 13세 미만’ 28%, ‘만 10세 미만’ 20%, ‘만 11세 미만’ 11% 순이었다.
정치권에서도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국회와 정부에서 검토되는 주요 방안은 만 14세 미만 기준을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최소한 한 살 정도는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공론화를 주문한 바 있다.
다만 연령 하향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촉법소년 연령을 낮출 경우 어린 소년범에게 낙인 효과가 발생해 사회 복귀와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국제사회에서도 형사책임 연령을 낮추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국제 인권 기준에 비춰 형사책임 최저연령을 만 14세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촉법소년 제도를 둘러싼 논의가 단순한 연령 문제를 넘어 소년 범죄 대응 체계 전반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와 연결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형사처벌 연령을 낮추는 방식이 범죄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 보호처분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것이 더 적절한지에 대한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방식의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1.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