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혹시 몸이 너무 아프거나 가족에 위중한 상황이 생겼을 때 형집행정지를 받을 수 있을까요? A1. 수형자분들이 가장 많이 물으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형집행정지입니다. 몸이 너무 아파 치료가 필요하거나,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위중한 상황일 때 “잠시라도 나갈 수 없느냐”고 물어보곤 합니다. 형집행정지는 형사소송법 470조와 471조에서 정한 제도인데, 말 그대로 형을 잠시 멈추는 것입니다. 형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게 아니라, 멈추었다가 나중에 다시 이어지는 것이죠. 가장 중요한 기준은 수형자 본인의 질병 상태가 얼마나 중대한가입니다. 단순 허리통증이나 만성질환 정도로는 거의 인정되지 않습니다. 진행성 암, 심부전, 투석이 필요한 신부전 등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이 형집행정지 인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참기 어려운 병’과 ‘교정시설에서 치료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병’은 다르게 평가합니다. 대법원도 1997년 결정(97모56)에서 형집행정지는 어디까지나 ‘집행을 잠시 정지하는 것’이며, 사유가 없어지면 바로 다시 집행이 재개된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즉 긴급하고 중대한 상황이 아니라면 쉽게 허가되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가족 간
보통은 음악 없이 업무를 보는 것이 익숙하다. 조용한 환경에서 머릿속이 정리되는 편이고, 서면을 작성하거나 기록을 검토할 때는 오롯이 글과 사안에만 집중하는 것이 편하다. 그러다 간혹 정말 바쁘거나 집중이 필요한 날이면 클래식을 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직원 한 명이 “메탈을 들으며 운전하면 차가 질주하듯 빨리 가는 기분이 든다”는 말을 건넸다. 처음엔 농담처럼 들렸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이 귀에 남았다. 나와는 거리가 먼 장르라 생각했던 메탈 음악이 어느새 플레이리스트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된 것도 그때부터다. 최근 마음에 들어 자주 듣고 있는 음악은 메탈리카의 ‘Enter Sandman’으로, 1991년에 발매된 유명한 곡이다. 초반에 등장하는 기타 리프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하다는 직원의 설명에 진짜 그런지 확인해 보려 듣게 됐다. 막상 들으니 왜 이 곡이 시대를 넘어 회자되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묘하게 긴장감을 끌어올리면서도, 어떤 흐름을 예고하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가 있었다. 의외였던 점은 이 음악이 내 업무 리듬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메탈을 들으며 법정으로 향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보통 기일에 참석할
몇 달간 공백이었던 교정본부장 자리가 채워지며 일선에서 갖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교정행정에 있어 구조적인 문제로 지목되어 왔던 여러 사안들이 신임 교정본부장의 출발과 함께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교정행정에서 지금까지 꾸준히 제기되어 온 문제들 중 몇 가지는 인력난과 누적되는 현장 피로도다. 해당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보니 그동안 법무부와 교정본부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대책들을 마련해 왔다. 그러나 그동안 실시해 온 ‘인력 진단’은 구조적 불균형을 바로잡지 못한 채 형식적 절차로만 반복되어 왔다는 것이 일선의 공통된 지적이다. 2000년대 중반, 교정본부는 비용을 들여 민간 용역기관에 인력 진단을 맡겼지만 기대와 달리 실효성 있는 개선책은 나오지 않았다. 당시 천안소년교도소 내 지소인 ‘천안 구치지소’가 본소와 중복 조직을 유지한 채 인력 운영을 따로 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통합해 인원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현장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후 수년이 지나 화성직업훈련교도소 개청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뒤늦게 통합이 이뤄졌지만 결과적으로 다수의 인력이 한꺼번에 재배치되며 현장의 혼란만 커진 적이 있다. 대전교정청에서 진행된 인력 진단 회의
30년 넘게 교정 현장을 지켜온 장선숙 교도관은 스스로를 “수용자를 끝까지 바라봐 주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법학과 직업학을 공부하며 수용자의 재사회화를 돕고, 때로는 교도관 조직의 직무 환경까지 연구해 온 그는 교정을 “쉽게 돌아오지 않는 마음을 오래 견디는 일”, 즉 ‘짝사랑’에 비유한다. 재범의 현실 속에서도 변화의 가능성을 놓지 않고, 오늘도 한 사람의 삶을 붙잡기 위해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장 교도관에게 교정의 의미와 수용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재직 중 방송대에서 법학을 공부하셨고 이후에는 출소자의 사회복귀를 돕기 위해 직업학 박사까지 취득하셨습니다. 교도관으로서 수용자·출소자에게 애정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어린 나이에 교도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곧바로 현장에 들어가 다양한 환경의 수용자를 마주해야 했지만, 사건이나 소송 절차를 궁금해하는 수용자들에게 기본적인 설명조차 제대로 해주기 어려운 현실이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지금처럼 법률구조공단이나 국선변호인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충분하지 않았던 시기라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법학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사회복귀 업무가 본격화되던
음주 운전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이미 끝난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지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의 한 판결이 이 단순해 보이는 영역에 새로운 논점을 던졌다. 아파트 주차장에서의 음주 운전에 대해 면허취소 처분을 취소한 판결이 나온 것이다. 사건은 2023년 6월 경기도 남양주시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2%의 운전자가 지하에서 지상까지 약 150m를 이동한 데서 비롯됐다. 면허취소 기준을 크게 넘는 수치였지만, 대법원은 이 공간이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보기 어렵다며 행정처분을 뒤집었다. 이런 결론이 나오자 곧바로 “그렇다면 단지 안에서는 음주 운전을 해도 단속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식의 오해가 퍼졌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파트 주차장이 음주 운전 단속의 사각지대가 된 것처럼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판결의 핵심은 음주 운전의 위험성을 축소하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공간이 법적으로 ‘도로’에 해당하는지를 엄밀하게 판단한 데 있다. 도로교통법 제2조는 ‘도로’를 “불특정 다수가 통행할 수 있는 공개된 장소”라고 정의한다. 대법원이 문제의 아파트
나에게는 만나기만 하면 끝도 없이 궁금증을 쏟아내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질문은 대체로 엉뚱하면서도 묘하게 현실적이다. “회사의 일을 외주로 넘기고 나는 월급만 받으면 범죄야?”, “로또를 같이 사면서 ‘당첨되면 반반이야’라고 했는데, 막상 내가 당첨되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사기일까?” 재판 준비에 몰두하는 일상 속에서 이런 질문을 떠올릴 여유는 잘 없지만, 생각해 보면 누군가는 충분히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평소에는 웃어넘기던 이런 대화에 오늘은 조금 더 법률적인 시선을 얹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질문부터 보자. 회사 업무를 타인에게 외주로 맡기고 본인은 월급만 받는다면 과연 범죄가 될까? 단순 자료 정리나 반복 입력처럼 위탁이 가능한 업무라면 형사 문제까지 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 회사에 알리지 않은 점이 문제 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인사상 징계나 경고 수준에서 마무리된다. 그러나 업무 특성상 대체가 어렵고 결과물이 담당자의 역량과 직결되는 직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디자인, 설계, 개발처럼 전문성과 창의성이 핵심인 경우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직원 본인이 직접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신뢰를 전제로 급여를 지급하는데, 승인 없이 외주를
나는 KNN ‘더 로이어’ 촬영이 없는 날이면, 매주 월요일 오전에는 부산교도소, 오후에는 부산구치소로 접견을 간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접견을 마치고 나면 일과가 그대로 끝날 만큼 강도 높은 일정이지만, 나를 기다리는 분들이 있다는 생각에 지치지 않고 발걸음을 옮긴다. 사법시험 합격 후 16년 동안 나는 매주 1회 이상 구치소 접견을 이어왔다. 사건이 많거나 중요 사건이 몰릴 때는 일주일에 3회 이상 접견하기도 한다. 부산·경남 지역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수감자들과 화상 접견을 진행하고, 매주 접견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음 접견을 예약하는 전담 직원이 따로 있을 정도다. 누군가는 내게 왜 그렇게까지 접견에 시간을 쏟느냐고, 사건 처리만으로도 바쁠 텐데 접견이 일정을 지나치게 잠식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구속된 피고인의 재판을 준비하는 데 있어 변호인 접견이 가장 핵심적인 과정이라고 믿는다. 수감자에게 유일한 희망은 변호인이며, 수감자의 간절한 목소리를 직접 듣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재판 준비가 이루어질 수 없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있어 피고인의 진술만큼 정확한 정보는 없다. 아무리 가족이나 지인이 상황을 설명한다 해
Q. 저는 아청법 위반(성 매수 등) 혐의로 6월 27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습니다. 이후 7월 1일 항소장을 제출했고, 8월 14일 사실오인·법리오해 및 공소사실 전부 부인 취지의 항소이유서(25매 분량)를 냈습니다. 항소심 개시 전에 보석청구서와 보강 자료, 의학적 진단서(C형 간염, 지방간 등)를 제출했습니다. 개시 공판에서 국선변호인이 항소이유를 “사실·법리 오해”라고 진술하는 듯하였으나 잘못된 내용이 있었습니다. 재판부가 ‘항소이유 및 쟁점정리’ 문서를 교부한 후 낭독하면서 “내용이 맞느냐”고 제게 확인을 요청했고, 저는 공소사실 1항의 내용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계적으로 “네”라고 네 차례 답했습니다. 하지만 재판 후 문서를 살펴보니 핵심 항소이유 중 일부가 왜곡·누락·오인된 상태로 정리되어 있었고, 법정에서 이를 인정한 형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하여 이하의 내용이 궁금합니다. (1) 재판부가 정리한 ‘항소이유 및 쟁점정리’ 내용에 오류가 있는 경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절차가 무엇일까요? (2) 정정 또는 이의 제기는 ‘서면’으로 해야 할까요? 아니면 다음 기일(11월 20일)에 직접 진술하는 것이 더 효과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