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도소 내 ‘보이지 않는 권력’ 사동도우미…금전거출 관행 도마 위

“잘 봐주겠다”며 가족 계좌로 송금 요구
신고 불이익 공포에…당국 관리 부재 지적

 

교정시설 내에서 이른바 ‘사동도우미(사소)’로 불리는 일부 수용자들이 편의 제공을 명목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다른 수용자와 가족을 상대로 금전을 요구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일부 교정시설에서는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교정 행정 전반의 관리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법무부에 따르면 사동도우미는 수용동 청소, 배식 보조, 물품 배분 등 수용동 운영을 지원하는 작업 수용자를 지칭하는 내부 호칭이다.

 

해당 제도는 ‘분류처우 업무지침’ 제84조에 따라 각 교정기관장이 기관 실정에 맞게 운영하며, 건강 상태와 작업 수행 능력, 수용생활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류심사과장 또는 보안과장의 심사를 거쳐 소장 또는 부소장이 최종 선발한다.

 

문제는 일부 사동도우미가 이러한 지위를 이용해 다른 수용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며 금전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최근 수용자 가족 커뮤니티 ‘오크나무’와 언론 제보 창구에는 “사동도우미가 편의를 제공해 주겠다며 외부 가족에게 송금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제보가 복수 접수됐다. 제보자들은 사동도우미가 개인 또는 제3자 명의 계좌를 전달하고 가족을 통해 돈을 보내도록 요구하는 방식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동도우미 경험이 있다는 한 출소자는 <더시사법률>과의 통화에서 “단순 간식이나 생필품 수준을 넘어 상당한 금액이 오간다”며 “인천구치소에서는 사동도우미를 맡으면 중고차 한 대 값은 벌고 출소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시설마다 상황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10급 공무원’으로 불리는 사동도우미들


또 다른 제보자는 “사동도우미에게 잘못 보일 경우 문제 수용자로 지목돼 조사수용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며 “업무를 보조하는 수용자의 말을 교도관이 신뢰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수용자들 사이에서는 사동도우미를 ‘10급 공무원’이라고 부른다는 표현까지 사용된다는 증언도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사동도우미의 금전 요구를 거절하거나 신고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인 가족을 둔 한 제보자는 “입소 직후 사동도우미 계좌로 38만6000원을 입금해 달라는 편지를 받았다”며 “교정당국에 신고를 고민했지만 이후 불이익이 있을까 두려워 문제 제기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출소한 또 다른 제보자 역시 “교도소 내에서는 금전 요구가 있더라도 신고하면 오히려 함께 조사수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며 “설령 징계가 이뤄지더라도 신고자는 수용동 내부에서 ‘코걸이’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두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법무부 “금전 거래 명확히 금지”…관리 통계는 없어


이에 대해 법무부는 수용자 간 금전 수수는 명확히 금지된 행위라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본지에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당한 금품 요구나 허가 없는 금전 거래는 금지된다”며 “위반 시 조사 및 징벌 절차가 진행되며 사안에 따라 형사입건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방장이 ‘공동구매’ 명목으로 금전을 걷는 행위 역시 허가 없는 금전 수수에 해당할 경우 징계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무부는 개별 교정기관에서 발생한 금전 수수 사례를 본부 차원에서 별도로 보고받거나 통계로 관리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신고자 보호와 관련해 익명 신고함 설치, 무기명 설문조사, 신고자와 피신고자의 분리 수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신고 이후 보호 조치의 구체적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교도관 근무 기피·배치 불균형 속 사동도우미 권력화


사동도우미의 금전 요구 문제가 장기간 누적된 구조적 관리 공백의 결과라는 증언도 이어진다.

 

2016년과 2024년 각각 사동도우미를 경험했다는 한 출소자는 “과거에는 간식 요구 수준에 그쳤지만 2020년 이후 금전 거래 형태로 확대됐다”며 “일부 시설에서는 사동도우미 교체 시 금전 거출 방식까지 인수인계가 이뤄진다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도관은 “과거에는 경험 많은 교도관이 사동 관리를 맡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근무 기피 현상으로 현장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8급 직원이 담당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동 근무는 업무 강도와 민원 부담이 크다 보니 일부 교도관들이 작업장 근무를 선호하고, 사동 관리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직원들에게 맡겨지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관리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 부담까지 커지면서 사동도우미의 보고에 의존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사동 근무는 업무 부담을 고려해 근무평정이나 인센티브가 반영되기도 하지만 인력 배치의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결과적으로 사동 관리 공백으로 이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개인 비위가 아닌 구조적 관리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외부 계좌나 우편을 통한 금전 거래는 교정시설 내부 점검만으로 적발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안팍 안지성 변호사는 “교정당국이 사동도우미 선발 기준과 역할 범위를 전면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인력 부족을 이유로 수용자에게 사실상의 관리 권한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질서 유지를 명분으로 사적 권력이 방치되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유사 피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금전 요구 정황이 확인될 경우 즉각적인 분리 조치와 외부 독립 조사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고 이후 보호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으면 수용자가 문제를 인지하더라도 제보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사동도우미 계좌 사용 여부에 대한 정기 점검과 수용자 상담·설문 절차 등을 통해 내부 신고 체계를 실효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