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으로 집행유예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도 아내와 10대 아들을 폭행한 30대 가장이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부장판사 유형웅)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과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39)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가정폭력 치료프로그램과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각각 40시간 이수를 명령하고 아동 관련 기관에 대한 3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부과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1일 오후 11시께 광주 남구 자택에서 아내와 10대 아들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아들과 고등학교 진학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던 중 아들의 뺨을 때리고 엎드려뻗쳐와 무릎 꿇기 등 체벌을 반복했으며, 통증을 호소하며 저항하자 가슴 부위를 여러 차례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폭행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 아내에게도 무릎을 꿇게 한 뒤 폭행하고 목을 조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는 과거 가정폭력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으며, 이번 범행 역시 집행유예 기간 중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행위가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의 신체적 학대뿐 아니라 제17조 제5호가 금지하는 정서적 학대에도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법원은 부모의 직접적인 폭행뿐 아니라 가정폭력 상황을 아동이 반복적으로 목격하도록 하는 행위 역시 정서적 학대로 인정해 왔다.
실제로 2023년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은 집행유예 기간 중 배우자 폭행 장면을 자녀가 목격하도록 한 사건에서 정서적 아동학대를 인정해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배우자에 대한 폭행 역시 형법 제260조의 폭행죄 또는 행위 태양에 따라 상해죄로 평가될 수 있으며, 가정 내에서 발생한 범행이라는 사정만으로 형사책임이 감경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동보호 처분을 받았음에도 동종 범죄의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재범 위험성과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가정폭력 범죄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2021년 21만8680건에서 2022년 22만5609건, 2023년 23만830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법률사무소 로유의 배희정 변호사는 “가정 내 체벌이나 훈육이라는 명목이라 하더라도 신체적 폭행이나 공포심을 유발하는 행위는 명백한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폭력은 피해자가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사후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위기 징후 단계에서 조기 개입하고 피해자 분리·회복 지원과 가해자 재범 방지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정부가 아동학대 의심 단계부터 긴급 지원을 제공하는 예방·조기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지자체·경찰·아동보호전문기관 간 정보 연계와 공동 대응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