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이 아닌 변화의 시간으로 (충주구치소)

 

안녕하세요. 저 역시 죄를 짓고 담장 안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한 수용자입니다. 평소 많은 수용자가 탐독하는 더시사법률을 보며 법률 지식도 얻고 세상 소식도 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곳의 제보 기능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일부 수용자들의 행태를 보며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본인이 가해자임에도 피해자인 척 언론에 제보하거나, 규정을 어겨 문제를 일으키고도 억울함을 호소하며 신문사를 번거롭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함께 지내던 수용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허위 사실을 제보해 그를 곤경에 빠뜨리는 악의적인 모습도 보입니다.

 

물론 신문사에서 철저히 사실 확인을 거치겠지만, 반성해야 할 시간에 또 다른 누군가를 속이고 음해하려 애쓰는 그 수고로움 자체가 같은 수용자로서 참으로 민망하고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들의 비뚤어진 행태를 지켜보던 저는 문득 괴로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들의 악질적인 모습이 마치 사회에 있을 때 제 모습을 비추는 거울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상처받았던 피해자의 눈에, 그때의 나는 바로 저런 모습이었겠구나."

 

피해자의 고통은 외면한 채 내 이익과 변명만을 앞세웠던 제 과거가 겹쳐보여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를 비난하기 전에, 제가 저지른 잘못이 얼마나 큰 상처였는지를 뼈저리게 다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수용자 여러분,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또 다른 누군가를 괴롭히기 위함이 아닐 것입니다. 불성실하고 불량하게 수용 생활을 하며 누군가를 음해하는 에너지를 이제는 '진정한 반성'으로 돌려야 합니다.

 

저는 오늘도 다짐합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에 성실히 임하는 것만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나아가 피해자가 입은 상처를 어떻게 조금이라도 회복시킬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남을 향한 손가락질 대신 나 자신을 되돌아 보는 거울을 먼저 닦겠습니다.

 

부디 우리 모두가 이곳의 시간을 변명이 아닌 변화의 시간으로 채워나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