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대규모 ‘로맨스 스캠(온라인 연애사기)’을 벌인 조직의 총책이 국내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했던 1980년대생 한국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국인 감금·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범죄조직에 가담한 한국인이 수천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7일 KBS 보도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을 총괄하는 인물 A씨는 지난해 초 캄보디아로 넘어가 중국인 자금 지원을 받아 현지에서 1년 넘게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과거 한국 내 폭력조직에 몸담았으며, 사기 전과가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인터넷 사이트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A씨는 한국에서 폭력 조직에 소속돼 있었고, 사기 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질렀던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국내에서 인터넷을 통해 조직원을 모집했으며, 주로 빚이 많거나 범죄 후 도피 중인 20~30대 남성들을 현지로 유인했다. 이후 마약을 투약하게 한 뒤 그 장면을 촬영해 “조직을 이탈하면 영상을 경찰에 넘기겠다”고 협박하는 등 폭력적 방식으로 조직을 통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총책 A씨가 여전히 캄보디아에 머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현지 경찰과 공조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인을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넘기면 1명당 10~20만원 정도의 수고비가 지급됐다는 진술도 나왔다. 조직원 모집책으로 활동했던 30대 남성 B씨는 “한국인을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넘기면 1명당 10만~20만원 정도의 수고비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한 번에 5~10명씩 인솔했고 월수입은 500만~1000만원이었다”며 “범행 대가는 가상화폐 등으로 탕진했고, 2020년 결혼 후 조직에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현재 B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23일 제주동부경찰서가 체포한 제주 출신 20대 여성은 캄보디아로 한국인을 넘긴 대가로 2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현지로 향한 한국인 중 상당수가 아직 귀국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 출국 후 미복귀자는 2021년 113명에서 2024년 3248명으로 3년 새 약 29배 급증했다. 올해도 8월 기준 864명이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이들 사이에서는 캄보디아 ‘웬치’(범죄단지)나 소규모 사무실에서 스캠 산업에 종사하는 한국인이 정부 추정치인 1000명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박찬대 의원은 “현지 증언대로라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이 많은 것 같다”며 “개별 출입국 기록과 영사·경찰 자료를 정부 차원에서 전면 대조해 미복귀자에 대한 재점검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