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안녕하세요. 사건 병합에 대해 질문 드립니다.
혐의가 투자사기인 것은 동일한데, 크게 A, B 그룹으로 나눴을 때 코인과 선물로 종목이 달랐고, A그룹에서는 2020년~2023년간 약 3억을, B그룹으로부터는 2023년~2025년간 약 2억의 투자금을 받은 식으로 시기가 3개월 정도만 겹치는 상황입니다.
사건이 따로 진행되는 중인데, 이런 경우 A와 B 따로 처벌받게 되는 게 맞나요? 병합되면 형을 더 적게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병합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사기 사건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진행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걸 다 따로 처벌받는 게 맞나요? 병합되면 형이 줄어들지 않나요?”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병합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병합을 통해 포괄일죄로 인정되면 한 번의 형으로 처벌받아 유리할 수 있지만, 반대로 피해액이 합산되면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특경법) 등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될 위험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병합’과 ‘포괄일죄’는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먼저 개념부터 구분해 보겠습니다.
‘병합’은 절차상 같은 재판부가 여러 사건을 한꺼번에 심리하자는 요청일 뿐이고, ‘포괄일죄’는 실질적으로 여러 행위를 하나의 범죄로 보는 법리 개념입니다.
따라서 사건 병합은 ‘심리’를 위한 절차상의 수단일 뿐이고, 병합된다고 자동으로 포괄일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판부가 병합심리를 통해 사건의 전체 구조를 살핀 뒤, 여러 행위가 하나의 의도와 계획 아래 연속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판단해야 비로소 포괄일죄로 인정됩니다. 위 사건과 같이 피해자나 수법, 투자 종목이 다르고, 시기적 단절이 명확하다면 각각의 범행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질문 주신 사례처럼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종목(코인, 선물)에 투자금을 모집했고 기간이 부분적으로만 겹치는 경우라면 전체를 하나의 사기죄로 묶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건이 완전히 독립된 것은 아닙니다.
일정한 기간 안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범행이 이루어졌다면, 법원은 이를 ‘경합범’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경합범이란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죄를 저질렀을 때, 가장 무거운 죄를 기준으로 하나의 형을 정하고 나머지는 함께 고려하여 선고하는 제도입니다.
각각 따로 형을 선고받는 것보다는 통상 형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병합이나 경합범으로 묶일 경우 피해액이 합산되어 오히려 특경법상 ‘5억 원 이상 피해’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오히려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등으로 가중처벌될 위험이 있습니다.
즉 질문자님의 사건은 무조건 묶는 것이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피해 금액을 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오히려 사건을 피해자별로 구분해 각각의 투자 흐름이 별개의 구조였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유리할 수도 있는 사건입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병합하면 형이 줄어든다’는 생각보다는 각 사건의 시기, 피해자 구조, 투자 방식, 자금 흐름이 얼마나 연속적이었는지 세밀히 따져야 합니다. 연속성이 강하고 피해 총금액이 5억 원 미만일 수 있다면 포괄일죄나 경합범 주장으로 일원화할 수 있고, 총피해 금액이 5억원 이상이고, 단절이 명확하면 분리 유지 전략을 택하는 것이 낫습니다.
질문자님의 사례처럼 피해액 합산으로 가중처벌 위험이 생기는 경우라면 오히려 사건을 나누어 다투는 편이 전체 형량 면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법리적 판단과 실질적 형량 계산이 모두 필요한 영역입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자금 흐름, 피해자 진술, 모집 문구, 기간 구조 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로는 각 사건의 증거와 피해액 구조를 분석해 포괄일죄, 경합범, 분리 유지 중 어떤 전략이 가장 유리한지를 검토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사건 전체 자료를 검토해 봐야 판단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구체적으로 상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