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 경찰관이 1·2심에 이어 유죄를 확정받았다. 1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뒤늦게 자백했지만 형량은 그대로 유지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제1형사부(심현근 부장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벌금 300만 원과 성폭력치료강의 16시간을 명령받은 A씨(55)의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강원 지역 지구대에서 근무하던 2023년 6월 30일 밤, 원주시에서 열린 자신의 송별회 회식 후 부서 소속의 여성 후배 경찰관과 함께 걸어가던 중 여경의 손을 잡아 깍지를 끼고 허리를 감싸며 “헤어지기 아쉽다. 뽀뽀”라고 말하며 얼굴을 가까이 댄 혐의를 받는다.
여경이 택시를 타고 귀가하겠다고 하자 팔을 잡아 끌며 다시 “뽀뽀”라고 말하고 얼굴을 들이민 것으로 조사됐다.
1심에서 A씨는 “여경이 먼저 손을 잡아 깍지를 꼈고, 취한 여경이 넘어질 것 같아 허리를 잡아준 것일 뿐 강제추행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여경에게 농담조로 ‘너 자꾸 그러면 뽀뽀해 버린다’고 말했을 뿐 실제로 뽀뽀하려고 얼굴을 들이민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원주지원 형사1단독(김현준 부장판사)은 사건 직후 두 사람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에 피해자가 ‘추행 사실과 사과 여부’를 묻자 A씨가 내용을 확인하려 하지도 않은 채 “많이 미안하고 후회하고 있다”고 답한 점을 지적하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건을 무마하려고 실제로 하지 않은 행위를 사과한 것이라는 취지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도 “초범인 점, 피해자에게 용서받지는 못했지만 사과 의사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1심의 부인 입장을 번복하고 자백했으며 1심과 2심에서 각각 1000만 원씩 총 2000만 원을 피해자에게 공탁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도 형을 낮출 사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한 이상 이를 유리한 양형자료로 보기는 어렵고, 피고인이 뒤늦게 자백한 점도 형을 변경할 정도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상고 절차 없이 확정됐다.
한편, 지난 1월 개정된 공탁 제도는 기존 양형인자 중 ‘상당한 피해 회복(공탁 포함)’ 문구가 삭제됐다. 과거에는 피해자의 동의 없이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공탁이 감형 사유로 활용되는 사례가 있었으나 개정 이후에는 법원이 공탁 시 반드시 피해자의 의견을 확인해야 한다.
양형위원회는 “공탁은 피해 회복 수단에 불과함에도 공탁만으로 감경되는 것처럼 오인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관련 문구를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