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원 수표 위조한 30대 회사원 구속…"재력 과시해 여성 만나“

위조수표 사용한 옛 연인도 입건
포토샵으로 수표 '일련번호' 조작

 

자신의 재력을 여성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60억원 규모의 수표를 위조한 30대 회사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군포경찰서는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제작한 위조 수표를 사용한 혐의(위조 유가증권 행사)로 A씨의 옛 연인 20대 B씨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

 

A씨는 2021년 8월 인쇄소 업자에게 “유튜브 촬영용 소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속여 100만원권 수표 6000여 장을 인쇄하도록 한 뒤 총 60억원 상당의 위조 수표를 제작·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인쇄소에서 일반 수표와 비슷한 재질의 용지를 선택해 동일한 크기와 두께로 인쇄했으며, 포토샵을 이용해 기존 수표에 있던 일련번호를 지운 뒤 무작위로 추출한 57개의 새로운 일련번호를 삽입해 위조 수표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인쇄소 측은 해당 수표 뒷면에 가짜 수표임을 표시하는 ‘견본’이라는 글자를 새겼으나 A씨는 여기에 자신의 인감도장을 찍어 실제 수표처럼 위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씨는 회사원 신분을 숨기고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로 행세하며 여러 여성을 만났다. 그는 지갑에 다량의 위조 수표를 넣고 다니며 자신을 서울 유명 대학 출신이자 청담동에 거주하는 인사인 것처럼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년간 이어진 A씨의 범행은 교제하던 여성과 이별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의 옛 연인 B씨는 A씨와 동거하다 헤어진 뒤 집에서 몰래 챙겨 나온 위조 수표 4묶음(약 4억원 상당) 가운데 일부를 현금화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지난해 7월 군포시의 한 은행에 위조 수표 5매를 제시하며 계좌 입금을 요구했다. 그러나 은행 직원이 일련번호 오류 등을 통해 위조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전 남자친구에게 빌려준 돈을 받았을 뿐 위조 수표인 줄은 몰랐다”고 허위 진술했으며, 휴대전화를 교체한 뒤 A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진술을 맞추는 등 수사에 혼선을 준 혐의도 받는다.

 

참고인 신분이었던 A씨 역시 경찰 출석을 거부하고 B씨에게 거짓 증언을 지시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6개월 넘는 수사 끝에 지난 6일 B씨를 긴급체포했으며, 이후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면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경찰은 A씨 차량 트렁크의 스페어타이어 적재 공간에서 위조 수표 5600여 매를 발견해 압수했다. 또 B씨의 주거지에서도 300여 매를 추가로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제작한 위조 수표가 실제로 시중에 유통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금융 질서를 훼손하는 지능범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