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확정받았다. 2015년 합병 이후 10년, 기소된 지 4년 10개월 만이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7일 자본시장법 및 외감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에 대한 무죄 판단도 그대로 유지됐다. 재판부는 “자본시장법 위반 및 외부감사법 위반 부분에 대해 범죄 증명이 없다고 본 원심에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장충기 전 차장의 휴대전화 문자, 미전실 서버 자료 등 주요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2심 판단도 타당하다고 봤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당한 시도였고, 이를 위해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에 4조 5000억 원 규모의 분식을 지시·관여했다는 혐의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1심은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만을 위한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고, 합병 비율이 불공정했다는 증거도 없다”며 19개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과밀 수용 상태인 전국 교정시설에서 냉방장치 가동을 요구하는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이후,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에어컨 설치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일반 수용자 가족들 사이에서도 유사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16일 교정시설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수용자 가족과 수용자들로부터 “에어컨을 가동해 달라”, “선풍기를 쉬는 시간 없이 가동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교정시설 내 선풍기는 ‘50분 가동 후 10분 정지’ 방식으로 순환 운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왜 10분 동안 선풍기를 멈추느냐”는 항의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름철 화재의 주된 원인이 전기적 요인인 에어컨과 기계적 과열인 선풍기인데, 수용시설은 화재 대피가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전력 설비에 대한 안전 운용이 필수적”이라며 “최근 폭염 장기화에 따라 화재 예방을 위해 10분간 정지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수용자들 사이에서 “특정 범죄인이나 이른바 ‘범털’에게는 선풍기를 계속 틀어준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관계자는 “사실이 아
수용자와 가족 간 접촉 기회가 확대되고, 특히 단기 수형자 중심이던 귀휴 제도가 10년 이상 장기 수형자에게까지 적용되면서, 교정행정의 방향이 격리에서 회복으로 전환되고 있다. 2025년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전국 교정시설 내 ‘가족만남의 집’을 이용한 수용자는 총 1,66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895명) 대비 85.7%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로 전면 중단됐던 가족 접견 프로그램이 다시 정상화되면서 수용자와 가족 간 유대 회복의 장치로서 점차 그 역할을 되찾고 있다. ‘가족만남의 집’은 교정시설 내에 별도로 마련된 접견 장소로, 수용자와 가족이 하루 이상 체류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귀휴 제도 역시 회복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 같은 해 귀휴 허가를 받은 수용자는 총 1,397명으로, 전년도(1,057명)보다 32.2% 증가했다. 이는 2015년(999명)과 비교해도 약 40% 이상 늘어난 수치다. 귀휴란 수형자의 모범적인 수용 태도를 전제로 일정 기간 외출을 허용하는 제도로, 가족관계 회복과 사회 복귀 준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그동안은 형기가 짧은 수형자에게 우선 적용되었지만, 최근에는 형기 10년 이상의 장기
내란·외환 혐의로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강제 인치 절차를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조사에 불응하면서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내란특검팀은 14일 서울구치소장에게 윤 전 대통령을 서울고검 청사 조사실로 인치하도록 지휘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수용실에서 나가기를 거부하며 강제 구인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서울고검 브리핑에서 “교정당국으로부터 인치 지휘 수행이 사실상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 등으로 인해 물리력 동원은 난감하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박 특검보는 “피의자의 인치는 구속영장에 수반된 당연한 절차이며, 피의자의 의사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윤 전 대통령이 누구보다 형사사법 절차를 잘 아는 분인데,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15일 오후 2시까지 다시 인치를 지휘하는 공문을 서울구치소에 보낼 계획이다. 박 특검보는 “내일은 반드시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물리력 동원 가능성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그런 상황까지는 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을 아
타인의 형사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할 경우 처벌되지만, 본인의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를 직접 인멸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는 현행 형법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비판받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방어권 남용을 규제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법 제155조에 따른 증거인멸죄의 적용 범위는 ‘타인의 형사사건’으로 제한돼 있다. 이로 인해 증거인멸 행위가 있었음에도 실질적 책임자가 처벌을 면하고, 하급자나 지시를 받은 제3자만 형사 책임을 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가 주도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이다. 이 사건을 폭로한 장진수 전 주무관은 상부의 지시에 따라 관련 자료를 삭제했지만, 정작 상사였던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장 전 주무관에 대해 “위법한 지시를 따르지 말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진 전 과장에 대해서는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향후 수사를 우려해 자료를 삭제한 것”이라며 ‘정당한 방어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증거인멸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본인의 사건에 증거인멸죄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피의자나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이라는 취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조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1일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국민의힘의 집단 반발로 영장 집행이 지연됐다. 특검은 이날 오전 임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909호)을 압수수색하려 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직자 10여명이 사무실 앞을 막아서면서 한동안 진입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후 오전 11시 4분쯤 사무실에 진입했다. 앞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특검의 압수수색 시도가 알려지자, 의원들에게 긴급 메시지를 보내 “모두 임종득 의원실 앞으로 모여 달라”고 요청했다. 현장에는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장동혁 법사위 간사, 군 출신 한기호·강선영 의원 등을 포함해 나경원, 조정훈, 임이자, 엄태영 의원 등 다수의 국민의힘 인사들이 집결해 항의에 나섰다. 임 의원은 2023년 7월 31일, ‘VIP 격노설’이 불거진 당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 안보실 2차장 자격으로 참석한 인물이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과실치사 혐의 송치’ 방침에 격노해 사건 이첩이 무산됐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압수
구속 갈림길에 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변호사를 구할 돈도 없다”며 법정에서 답답함을 토로한 가운데, 한 현직 변호사는 “수임료를 충분히 주면 구할 수 있는 변호사는 많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내놨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아무도 나서려 하지 않는다. 변호사를 구할 돈도 없는데, 특검이 변호사까지 공격(구속영장 청구서 유출 의혹에 대한 수사 예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위원들조차도 다들 자기 살길을 찾아 떠났다. 이제는 나와 연락조차 끊는다”며 “증인들과 말을 맞출 형편도 못 된다”며 영장 기각을 요청했다. 특검이 구속영장 청구서 유출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을 수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예고한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은 “혼자 싸워야 하는 고립무원의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설주완 변호사는 지난 10일 밤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대형 로펌 변호사는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형 로펌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 특히 전직 대통령이 피의자인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 124일 만인 7월 10일 오전 2시 7분,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지난 1월 체포 이후 3월 보석으로 석방된 그는 겨울이 아닌 폭염 한가운데로 다시 들어갔다. 이에 대해 서울구치소 수감 ‘선배’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기쁜 마음을 드러냈고,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여름철 구치소 생활이 녹록하지 않을 것이니 각오 단단히 하라"고 경고했다. 정 의원은 이날 SNS에 “윤석열 재구속. 죄지은 만큼, 평생 감옥살이 하시라. 세상과의 영원한 격리를 환영한다”면서 “다시는 보지 말자. 그곳에서 그래도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굿바이 윤석열”이라고 적었다. 그는 과거에도 “내가 서울구치소에서 두 번 살아봐서 잘 안다”며 “내 집이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그래도 살 만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남부교도소에 수감 중인 조국 전 대표도 조국혁신당에 보낸 편지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지난 9일 남부교도소 주변 기온이 41도까지 올라갔다”며 “‘덥다’는 말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무더위 때문에 두세 번씩 잠이 깬다”며 “그럴 때면 더위 가시라
교정시설에 수감 중인 무기수는 1,700명이 넘지만, 실제 가석방으로 사회에 복귀한 사례는 지난해 단 1건에 그쳤다. 형법상 가석방이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형기 없는 종신형’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묻지마 살해’ 등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국민 불안감이 고조되고, 이로 인해 무기수의 가석방에 대한 정서적 저항이 커지고 있다. 9일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교정시설에 수감 중인 무기형 수형자는 총 1,709명으로, 전체 수형자의 약 2.8%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실제로 가석방이 이뤄진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하다. 가석방 심사는 수형자의 교정 성적, 건강 상태, 사회 복귀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루어진다. 형법상 무기형 수형자도 20년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심사 기준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통과율도 극히 낮아 사실상 무의미한 제도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가석방된 무기수의 3년 내 재복역률은 0%를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장기 수형자일수록 교정 효과가 안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 가석방 심사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유통된 음란물 사이트의 서버를 관리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3부(김민아·홍지영·방웅환 부장판사)는 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 씨(38)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추징금 952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정 씨는 2020년부터 약 4년간 불법 촬영물, 허위 영상물, 아동 성착취물이 유통된 사이트의 서버 유지보수 및 도메인 관리를 맡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그를 공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 씨가 사이트에 직접 게시물을 올리거나 삭제할 권한이 없었다"며 "운영자와 콘텐츠 내용에 관해 대화한 내용은 있었지만, 직접 음란물을 게시할지 정하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또 원심과 마찬가지로 "음란물 게시 행위로 사이트가 폐쇄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 행위로 범죄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정 씨의 방조죄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