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6일, 서울 신정동에서 가족과 함께 살던 20대 여성 A 씨는 현충일을 맞아 모처럼 집에서 쉬다 몸살 기운이 돌자 “약국을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섰다. 그 뒤로 A 씨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다음 날 오전이 돼서야 A 씨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발견되었다. A 씨는 쌀 포대 두 개를 위아래로 겹쳐서 쓴 채 배 쪽은 노끈으로 묶여 있었으며 얼굴엔 검은 비닐봉지가 씌워져 있었다.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사였다. 음부에 다른 생리대 두 개와 휴지가 넣어져 있어 성폭행이 의심됐지만 정액 반응도, 타인의 지문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시신이 발견된 쓰레기 무단투기장에는 CCTV도 없었고,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의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11월, 두 번째 피해자가 발생했다. 40대 주부였던 B 씨가 신정역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사라졌다. 신정동 주택가 근처 쓰레기 무단투기장에 유기되어 있던 B 씨의 시신은 검은 비닐봉지와 대형 비닐봉지로 얼굴과 몸이 감싸져 있었고, 야외용 돗자리로 둘둘 말려 노끈으로 묶여 있었다. 시신을 묶었던 끈은 모두 세 종류로 노끈, 전기선, 나일론 끈이었다. B 씨의 사인도 경부압박질식사였다.
네 번째 시도였다. 2003년 보험금을 노리고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복역 중이던 장 모 씨는 ‘살인사건’이 아니라 ‘운전사고’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내를 죽인 아버지라는 오명을 쓰게 된 장 씨는 자녀들에게도 외면당한 채 무기수로 교도소에 갇히고 말았다. 장 씨는 재심을 신청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재심 사유 자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재심 결정이 내려지는 일은 매우 드물다. 청구인은 원심 판결을 명백히 뒤집을 수 있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해야 하고, 수사 절차에서 중대한 위법이 있었음도 입증해야 한다. 장 씨는 네 번째 도전 끝에 2022년 대법원으로부터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아냈다. 복역 중인 장기수가 재심 개시 인용을 받은 사례는 장 씨가 전국에서 두 번째였다. 사건은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 반이 넘었을 무렵 발생했다. 전남 진도군 송정저수지를 향해 달리던 1톤 트럭이 사라졌다. 운전자는 장 씨였고 조수석엔 아내 A 씨가 잠들어 있었다. 물에 빠진 트럭에서 장 씨는 스스로 빠져나왔지만, 아내는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된 후 끝내 사망했다. 사고 직후 장 씨는 “졸음운전을 했고 저수지에 추락한 순간에서야 정신을 차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발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19년 5월 25일은 부자(父子)가 2년 만에 만남을 약속한 날이었다. 남자는 그 누구보다 아들에 대한 마음이 각별했다. 이혼으로 양육권을 가져간 아내가 아이를 2년간 보여주지 않자, 가사소송을 제기하면서까지 얻어낸 만남이었다. 약속 장소로 향하는 남자의 차량 블랙박스엔 그가 얼마나 아들을 그리워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차 안에서 남자는 들국화의 “걱정 말아요 그대”를 이렇게 개사하여 노래를 불렀다.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행복의 꿈을 꾸겠다 말해요. ○○(아들 이름)를 꼭 보겠다 말해요” 한 소절의 노래가 그의 생전 마지막 행적으로 확인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그날 남자는 시신조차 찾기 어려울 만큼 참혹하게 살해되었다. 대체 누가 그를 살해했을까. 놀랍게도 범인은 아이의 엄마이자 남자의 전처였던 고 모 씨였다. 고 씨와 피해자 A 씨는 대학 캠퍼스커플로 만나 결혼까지 했지만, 아이가 태어난 후 불화를 겪다 2017년 이혼했다. 이후 고 씨가 청주에 사는 B 씨와 재혼하면서 아이는 제주에 있는 친정에 맡긴 상태였다. 면접교섭권에 대한 재판 결과가 나오자 고 씨는 A 씨를 아들이 있는 제주로 불렀다. A 씨를 만나
사건 현장은 참혹했다.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던 소방대원들이 이 사건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었을 정도로 그의 범행 방식은 매우 잔인했다. 6개월 동안 검색했던 600여 종의 흉기 중 그가 선택한 건 칼날의 길이만 44㎝에 달하는 마테체. 주로 벌목을 하거나 가축의 목을 통째로 참수하는 데 쓰는 정글도였다. 그가 휘두른 칼에 피해자 두 명이 현장에서 잔혹하게 살해됐다. 일용직을 하며 여수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던 30대 장 모 씨는 평소 층간소음 문제로 윗집과 갈등을 빚어왔다. 윗집엔 치킨집을 운영하는 40대 A 씨 부부와 그들의 13살, 8살 딸까지 네 가족이 함께 살고 있었다. 부부가 밤늦게까지 치킨집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의 외조부 내외가 딸 부부가 퇴근하기 전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며 살아가던 평범한 이웃이었다. 층간소음에 대한 장 씨의 불만은 사건 발생 3~4개월 전부터 극심해졌다. 부부가 퇴근 후 집에 들어와 샤워라도 하면 “물소리가 시끄럽다”며 항의하고 청소기만 돌려도 난리를 치는 정도였다. 이웃의 증언에 의하면 A 씨의 집은 바닥에 매트를 다 깔아놓은 상황이었고 아이들도 뛰어놀 나이는 아니었다. 낮에 손녀들을 돌보던 할아버지
2년 전 통신사 LG유플러스에서 발생했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번엔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 SK텔레콤에서 발생했다. 두 사건 모두 해킹 공격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SK텔레콤은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 공격으로 유심 등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수습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해킹 공격자가 보안 수준이 높은 통신사를 해킹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의 해킹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실제로 2023년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해커어스’가 주최한 해킹대회에서 북한 대학생들이 1~4위를 휩쓸었을 정도다. 1,700여 명의 참가자 중 1위를 차지한 학생은 김책공업대학 재학생으로 800점 만점을 받았다. 2위는 김일성종합대학 학생, 3위와 4위도 김책공업대학 학생들이었다. 북한은 강력한 해킹 기술력을 앞세워 가상화폐 자금을 탈취하는 것은 물론 세계 각지에 사이버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률이 세계 최하위 수준인 북한에서 어떻게 이런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북한은 1980년대 후반부터 군 총참모부 산하 김일자동화대학에서 사이버
공무원 합격 전에 저지른 성범죄 전력으로 인해 임용이 취소된 후보자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이주영)는 최근 외교부 9급 공무원 경력채용에 합격한 A 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자격상실 및 미임용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2023년 8월 외교부 채용시험에 최종 합격해 채용후보자로 등록됐지만, 이후 과거 성범죄 전과가 드러나 같은 해 11월 후보자 자격을 잃고 미임용됐다. A 씨는 2016년 미성년자 대상 강제추행미수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22년에는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로 벌금 70만 원을 확정받은 전력이 있다. 외교부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의 중대성과 최근까지 이어진 동종 범죄 등을 고려할 때 A 씨가 공무원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한 정도라고 판단했다. A 씨는 “범죄는 모두 후보자 등록 전에 발생한 일이고, 이를 이유로 임용을 취소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성범죄 전력이 있는 자가 국민과 접촉하는 대민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정당성이 있다”며 “임용권자는
5월을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부른다. 가족끼리 소원하게 지냈더라도 매년 5월만큼은 잊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을 떠올리고, 모처럼 온 가족이 모이는 자리를 마련해 보기도 한다. 지난 14일, 가정의 달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도 한 가족에게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80대 부부 2명과 50대 여성 1명, 20대와 10대의 딸 2명 등 일가족 5명이 사망한 사건이었다. 시신의 목 부위엔 졸린 자국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이들 일가족을 숨지게 한 범인은 가장인 이 모 씨였다. 이 씨는 사업 실패로 거액의 채무를 떠안게 되자 일가족을 몰살했고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실패 후 체포되었다. 사업 실패를 이유로 일가족을 몰살한 이 씨의 범행은 어딘지 낯설지가 않다. 2015년에 있었던 이른바 ‘서초동 세 모녀 살인사건’을 그대로 답습한 듯 유서를 작성하고 직접 신고한 정황,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목을 졸라 살해한 범행 방식, 정작 자신은 살아남은 결과까지도 똑같다. 2015년, 40대 강 모 씨는 서울 서초구의 모 아파트에서 결혼한 아내 이 씨와 중학교 1학년인 첫째 딸, 초등학교 2학년이던 둘째 딸과 함께 살고 있었다. 강 씨와 아내 이 씨는 서울
그동안 대한민국은 소위 ‘마약 청정국’으로 불려 왔다. UN은 인구 10만 명당 마약사범이 20명 이내일 경우 해당 국가를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그 지위를 유지하다가 지난 2021년 인구 10만 명당 마약사범의 수가 31.2명을 기록하며 탈락했다. 마약 청정국 재탈환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밝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메스암페타민을 원료로 하는 필로폰 시장은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그리고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지역이 양분하여 갖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마약의 주요 생산지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마약 대부분이 동남아산이다. 주요 생산지와 접근성이 좋으니 거래가 늘 수밖에 없고 여기에 텔레그램과 같은 보안 기능이 강한 메신저와 암호화폐의 등장이 더해지며 국내 마약상들은 ‘마약왕’으로 성장했다. 경찰청은 동남아시아를 거점으로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하던 마약왕들의 실체를 확인하고 현지 경찰들과 공조하여 검거 작전을 벌여왔고 일명 ‘동남아 3대 마약왕’들로 불리던 이들도 모두 검거되었다. 이중 동남아 마약밀수 최상선이었던 K는 베트남에서 주로 활동하며 국내에 마약을 반입하다 2022년 베트남에서 검거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K는 2
법무법인 청 변호사들이 어린이날을 앞두고 서울구치소 소속 어린이집에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 24일, 법무법인 청 소속 변호사들은 의왕시에 위치한 ‘초록꿈 어린이집’을 방문해 어린이날 기념 선물 전달 행사를 진행했다. 초록꿈 어린이집은 서울구치소 직원 및 교도관 자녀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레고, 손목시계, 머리핀, 간식 등이 담긴 선물 꾸러미 ‘구디백’이 아이들에게 전달됐다. 이번 나눔은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구치소 내 근무자들을 응원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되었다. 행사를 기획한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저출산 사회에서 어린이들은 축복"이라며 "아이들이 행복한 어린이날을 보낼 수 있도록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들뿐 아니라 아이를 돌보는 어린이집 관계자분들, 그리고 사회에 헌신하는 교정공무원들께도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1990년 프로야구 구단 해태 타이거즈는 광주일고를 졸업후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이호성을 1차 2순위로 지명했다. 그가 받은 등번호는 27번. 이 씨는 당시 해태의 타격코치였던 대선배 김봉연의 번호를 물려받으며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호성은 그에 부응하듯 입단 직후부터 4번 타자로 불려 갔고, 2년 연속으로 KBO 골든글로브 외야수 부문 수상자로 호명되는 등 일약 스타 선수로 떠올랐다. 각종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이호성의 이름은 18년 뒤 다시 한번 매스컴을 장식하게 된다. 2008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네 모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바로 이호성이었다. 화려하게 데뷔해 해태의 주축 타자로 활약했던 이호성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01년 프로야구선수협회장 활동을 끝으로 은퇴한 이 씨는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게 된다. 처음엔 승승장구했다. 자신의 연고지인 광주에서 본인의 이름을 딴 웨딩홀을 열었고, 그게 잘되면서 더 큰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이호성이 새롭게 손대기 시작한 사업은 스크린 경마 장외 발매소였다. 사업권을 따낸 이호성은 100억의 투자금을 끌어들여 7층짜리 건물을 세우기에 이른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