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사익적 동기가 있었다 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기존 법리를 대법원이 재확인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국립중앙박물관 청소업무 현장관리자였던 A씨가 청소 근로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조사결과 A씨는 2020년 7월 자신이 관리·감독하던 B씨로부터 15만 원 상당의 양주 1병을 받았다. 당시 B씨는 양주를 전달하기 전날 A씨에게 전화해 “양주 1병을 사물함에 넣어둘 테니 미리 열어 달라”고 말했고, A씨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B씨는 “몰래 사물함에 두겠다”며 “돌돌이(청소 장비) 사용법은 안 가르쳐줘도 된다”고 답했다. 당시 B씨는 해당 장비 사용법을 외부 기관에 150만 원을 지급하고서라도 배워야 할지를 고민하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B씨는 노조 사무실에서 “A씨가 청소 장비 사용법 교육 대가로 양주 상납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양주를 제공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후 노조 간부들의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허위 판매 글을 올려 160명 넘는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2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출소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동일 수법의 사기 범행을 다시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서동원 판사)은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문모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드러난 전체 피해액은 약 5000만원에 달한다. 문씨는 번개장터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에어팟 맥스 실버, 에어팟 프로2·3 등을 판매하겠다는 허위 게시글을 올린 뒤, 실제로는 물건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들에게 선입금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송금받은 돈은 대부분 생활비와 기존 채무 상환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계좌가 사기 계좌로 등록되자 문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건당 3000원을 주겠다”며 타인의 계좌 정보를 넘겨받아 범행에 이용하기도 했다. 문씨의 범행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약 7개월간 이어졌다. 한 차례에 받아낸 금액 중 가장 큰 금액은 38만원이었으며, 단일 피해자를 상대로 4개월 동안 22차례에 걸쳐 총 637만원가량을 가로챈 것으로 확
Q. 불시검방 중에 관물대에서 사약(사제 약)이 나왔습니다. 교도관이 자술서를 쓰라고 해서 썼는데, 조사 수용을 당했습니다. 문제가 된 약은 제가 장기간 복용 중인 고혈압 약으로, 1회 복용분이 떨어져 있던 걸 몰랐을 뿐입니다. 이게 조사 수용까지 할 사안인지 궁금합니다. A. 처방받은 약이라도 복용하지 않고 소지한 행위는 ‘허가 없는 물품 소지’에 해당하여 교정 시설 내 규율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약물 오남용 및 사고 방지를 위한 교정 시설의 엄격한 의약품 관리 규정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조사 수용 조치는 규정에 근거한 적법한 절차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원은 수용자가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지 않고 보관한 행위는 규율 위반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단하고 있습니다. 설령 치료목적으로 처방받은 ‘국가지급의약품’이라 할지라도, 하루 단위를 초과하여 임의로 보관하고 있었다면 이는 ‘허가받지 않은 물품’에 해당합니다. 또한 교도소 내에서 ‘미복용 약 적발 시 조사 수용을 원칙으로 하겠다’는 안내 방송을 한 후, 이를 위반한 수용자에게 징벌을 부과한 사례도 있습니다. 귀하의 경우, 비록 장기간 복용해 온 약이고 고의가 아니었다 하
Q. 래피(REPI) 심사 과정과 심사 항목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A. 래피(REPI)는 수형자의 재범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여러 항목을 점수화해 단계별로 분류하는 방식입니다. 범죄 전력, 정신 건강 상태, 교정 성적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점수화한 뒤, 재범 위험성에 따라 REPI-1부터 REPI-5까지 5단계로 분류합니다. REPI-1은 재범 위험성이 거의 없는 경우이고, REPI-5는 재범 위험성이 매우 높은 경우를 의미합니다. 평가는 시점에 따라 나뉘어 실시됩니다. 먼저 신입 심사는 미결수 신분에서 형이 확정된 이후 최초로 진행되는 평가로, 교정시설 입소 직후에 작성됩니다. 이후 정기 재심사는 형기의 3분의 2 지점에 이뤄집니다. 무기형이나 형기 20년을 초과하는 장기형 수형자의 경우에는 수형 20년이 경과한 이후부터 3년 주기로 재평가가 진행됩니다. 형기의 변동이 있는 경우에는 부정기 평가가 실시됩니다. 예를 들어 집행유예 실효, 재심, 위헌 결정 등으로 형기가 변경되면 별도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다만 노역 수형자는 래피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며, 감형으로 형기가 단축된 경우에는 이미 산정된 래피를 다시 계산하지는
Q. 구속 상태에서 진행되는 상고심은 구속 기한이 3개월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산점이 언제부터인가요? 3개월이 지나 선고를 받은 경우도 봐서, 정확한 기산일이 궁금합니다. A. 다음은 법률가에 의한 답변입니다. 구속 상태에 있는 피고인의 상고심 구속 기간은 대법원이 소송기록을 접수하고 그 사실을 당사자에게 통지한 날부터 계산됩니다. 형사소송법 제92조에 따르면 구속 기간은 2개월로 정해져 있으며, 특히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경우 심급마다 2개월 단위로 2차까지 갱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소심, 즉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는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 3차까지 갱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구속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 판결이 선고되더라도 판결 자체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구속영장의 효력은 상실되므로, 피고인은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질문하신 상고심 구속 기간의 기산점은 원심 판결 선고일이나 상고 제기일이 아니라, 대법원이 하급심으로부터 소송기록을 넘겨받고 이를 당사자들에게 통지한 ‘소송 기록 접수 통지일’입니다.
Q. 일반 사기 사건 가석방 출소 시 잔여 형기가 1년 이상이면 전자장치 부착을 해야 하나요? ‘카더라’식 소문이 많은 부분이라 궁금합니다. A. 지난 8월 10일 본지에서 법무부에 공식적으로 받은 답변을 토대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반 사기 사건이라고 해서 가석방 출소 시 잔여 형기가 1년 이상이면 전자 장치를 반드시 부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무부의 공식 설명에 따르면, 가석방 대상자에게 전자 장치를 부착할지 여부는 보호관찰심사위원회가 사건 내용과 개인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합니다. 범죄 유형, 재범 위험성, 누범 여부, 전과 이력, 사회적 유대관계, 피해자에 대한 위험 가능성 등이 함께 고려되지만, 이런 세부 평가 기준이나 점수, 판단 결과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습니다. 법무부는 해당 기준이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는데 정해진 일률적 기준이 없는 점은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같은 사기 사건이라도 어떤 사람은 전자감독 대상이 되고, 어떤 사람은 제외되는 사례가 발생합니다. 외부에서는 왜 차이가 났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구조라서, “잔여 형기 1년 이상이면 무조건 전자발찌”라는 식의 오해가 퍼지게 된
Q. 복역 중 가석방 대상자가 되었으나 출소 전에 추가 사건으로 구속되었습니다. 확인해 보니 검사가 영장을 청구한 것이 아니라, 판사가 가석방 통보를 받고 직권으로 영장을 발부했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가 가능한가요?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합니다. 질문하신 경우처럼 추가 사건이 이미 검사에 의해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라면, 담당 재판부는 검사의 신청이 없어도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습니다. 가석방으로 석방될 경우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재판 진행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판사가 직접 구속을 결정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됩니다. 형사절차에서는 수사 단계와 공판 단계에 따라 구속영장 발부 주체가 다릅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아직 기소되지 않은 피의자이기 때문에 반드시 검사의 신청이 있어야만 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사기관에 의한 인권 침해를 통제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반면, 이미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에 대해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공판 단계에서는 법원이 재판을 주재하는 기관이므로, 피고인의 출석 확보나 도망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검사의 신청 없이도 판사가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할
1990년 1월 4일 새벽 부산 낙동강변 갈대숲에서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한겨울 강바람이 매서운 시간이었다. 피해자의 상의와 속옷은 위로 말려 올라가 있었고 하의는 벗겨진 상태였다. 외형만 놓고 보면 성폭력을 동반한 강력범죄 가능성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초기 수사의 출발점은 함께 있었다는 남성 A씨의 진술이었다. 그는 피해 여성과 이른바 카 데이트를 하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여성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괴한 두 명이 차량 안으로 들이닥쳤고 이후 돌아온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는 설명이었다. A씨는 범인 중 한 명과 물속에서 몸싸움을 벌였고 손목을 묶고 있던 공업용 테이프가 풀리면서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범인들이 자신을 결박하려 하자 차량 트렁크에 테이프가 있다고 직접 알려줬다는 말도 했다. 이 진술은 초기 수사의 토대가 됐다. 그가 기억한 인상착의는 단순했다. 한 명은 키가 크고 다른 한 명은 작았다는 정도였다. 이는 당시 부산 엄궁동 일대에서 발생하던 연쇄 강도상해 사건의 범인 묘사와 유사했다. 언론은 이들을 이른바 엄궁동 2인조로 불렀다. 그러나 현장에는 뚜렷한 지문이나 결정적 증거는 남지 않았다. 현장에서 약 30m 떨어진 지점에서는
강압 수사 속에서 만들어진 자백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하지도 않은 범죄를 인정하는 순간, 선택지는 사라졌고 그 대가는 무기징역이라는 형벌이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으로 21년 넘게 복역한 뒤 2021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장동익 등대장학회 이사장과 최인철 이사는 수사 초기의 자백이 폭력과 강요 속에서 이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예, 아니오’로만 답하라”는 압박 속에서 진술이 굳어졌고, 그 자백이 재판 전 과정에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고 회상했다. 최 이사는 부산 사하구 을숙도에서 자연보호 감시원으로 활동하던 중 ‘3만 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됐다. 장 이사장은 두 살배기 딸을 안고 있던 집 앞에서 이름이 불린 뒤 사하경찰서로 향했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교도소 안의 현실도 녹록지 않았다. 의료 공백, 과밀수용, 장기수의 고립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누적돼 있었다고 했다. 출소 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취업의 문은 좁았고,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버텼다. “끝까지 살아 있어야 누명도 벗을 수 있다”는 말이 유일한 버팀목이었다고 한다.
Q. 안녕하세요. 저는 조건 만남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대가 미성년자였다고 합니다. 만약 제가 그 사실을 몰랐다면 저는 아청법 위반으로 인한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저는 상대의 외모가 성인처럼 보였는데, 이 부분도 법적으로 의미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또 상대방이 ‘미성년자임을 밝혔다’ 고 주장하면 해당 진술만 가지고도 유죄가 성립될 수 있을까요? 더불어 이 사건이 이미 진행 중인 성범죄 재판과 함께 판단될 수도 있는지, 만약 병합 되지 않고 따로 재판을 받게 되면 형량이 더 무거워지는지도 궁금합니다. 저처럼 이런 상황에 놓인 경우 가장 중요한 대응 원칙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율의 김상균 변호사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제 13조 제1항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 쟁점은 행위자가 ‘상대방이 아동·청소년임을 인식했는가’ 하는 점, 즉 범죄의 ‘고의 (故意)’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형법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고의범 처벌을 원칙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