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유명 스트리밍 플랫폼의 여성 인터넷방송인(BJ)이 의사의 처방 없이 향정신성의약품 졸피뎀을 취급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조아람 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모(28)씨와 김 모(32)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 씨는 2022년 8월 서울 송파구 자택에서 지인 김 씨로부터 졸피뎀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 취급자가 아닌 자가 향정신성의약품
을 주고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22년 8월 통화에서 “빨리 약을 가져오라”는 박 씨의 요구에 김 씨가 “알았다”고 답변한 내용이 확인됐다. 또한 “내일 몇 알 가져올 거냐”는 박 씨의 질문에 김 씨가 “반 넘게 줄게”, “이따 자고 일어나서 병원 갈 생각이었다”고 말한 내용도 녹취록에 포함
돼 있었다. 김 씨는 같은 달 경기 오산시의 한 내과에서 졸피뎀 28정을 처방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김 씨가 이를 박 씨에게 건넸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뒷받침할 증거로 두 사람의 대화 내용과 졸피뎀 검출 모발 감정 결과를 제출했다.
법정에 출석한 증인 A씨는 졸피뎀 수수 현장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1차 모임 후 2차 장소로 이동하기 전, 식당 입구에서 김 씨가 검은 봉지에 졸피뎀 열 갑 정도를 넣어 박 씨에게 건네는 모습을 봤다”며 “봉지 입구가 열려 있어 약 상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인의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가 술에 취한 상태였고, 어두운 밤에 1~2미터 거리에서 봉지 안의 약 상자와 이름을 식별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였다.
또한 2023년 2월 진행된 모발 감정 결과 박 씨의 12cm 길이 모발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지만, 재판부는 “박 씨가 2022년 9월부터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한 점을 고려할 때, 이 결과만으로 김 씨와의 수수 행위를 단정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조아람 판사는 “공소사실이 범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로 인정되기 어렵다”며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더시사법률 박혜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