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여성을 오랫동안 스토킹해 온 남자가 해당 여성의 차량 조수석 손잡이에 체액을 뿌린 사실이 드러났다.
SBS '궁금한 이야기Y'에 소개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남의 차에 체액 테러를 한 사건은 지난달 3일 벌어졌다.
이날 여성 A 씨는 출근을 위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가 자신의 차량 옆을 서성이던 남성의 인기척을 느꼈다. 남성은 황급히 자리를 떴고, A 씨는 그가 머물고 간 자리에서 수상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조수석 손잡이에 의문의 액체가 발라져 있었던 것이다. 주변인들과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이것의 정체가 남성의 체액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찰 조사 결과 역시 액체가 남성의 체액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변 차량에 녹화된 블랙박스 영상에는 문제의 남성의 수상한 행동이 담겨 있었다. 남성은 A 씨 차량 조수석으로 다가오더니 차량에 몸을 밀착시켰다. 그리고 누군가의 인기척에 고개를 들더니 바지춤을 정리하고 자리를 떴다.
일면식도 없다는 화면 속 남자는 무슨 이유로 A 씨의 차량을 노렸던 걸까. A 씨는 차량이 분홍색이어서 차량 소유주가 여성임을 특정하고 벌인 행동이 아닐지 추측했다.
이에 경찰은 관리사무소를 방문해 CCTV 영상을 확인했고, A 씨는 사건이 발생하고 약 3주가 지났을 무렵 기사를 통해 경찰이 재차 방문하게 된 이유를 알게 됐다.
놀랍게도 남자는 외부인이 아닌 A 씨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인 29세 B 씨로, A 씨를 오랜 시간 스토킹하고 있었던 것이다.
B 씨는 유치장에 수감 중으로, 가까운 지인들과 직장 동료들은 B 씨가 전처 사이에 낳은 아이를 홀로 양육하고 있는 평범한 가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가 최근까지 활동했던 동호회 회원들의 평가는 달랐다. 여성들에게만 다른 행동을 했고, 성인 콘텐츠에 노골적인 댓글을 자주 달았다고 말했다. 특히 체액 테러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지난달 중순에도 계속 댓글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
B 씨의 전처는 이혼한 이유에 대해 “임신 중에 하자는 남자가 어디 있느냐. 제가 느끼기엔 성적 욕구가 심했다”라며 “평범한 부부 사이의 성관계가 아니었다. 비뚤어진 성적 욕구에 더 이상 결혼 관계를 유지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B 씨에게 성도착증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다양한 형태의 도착증들이 곳곳에서 보인다”라며 “자기 나름의 성적 환상을 갖고 있는데 자신의 행동으로 여성이 놀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충동적인 욕구를 변태적인 방법으로 실행하는 것은 일종의 자신의 열등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박 신경증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자신의 체액을 이용해 타인의 물건을 대상으로 한 범행은 그동안 빈번하게 있었는데,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다는 이유로 현행법상 재물손괴죄가 적용돼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는 점이다.
더시사법률 최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