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한창이던 때 난생처음 구속되어 독방에 격리되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그 좁은 방에서 저는 제 죄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비겁한 생각마저 했습니다. '지은 죄가 있으니 괴로운 건 당연하다'고 머리로는 생각하면서도 정작 닥쳐온 고통을 책임지기 싫어 '차라리 이대로 사라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이기적인 도피처를 찾았었습니다.
부러지기 쉬운 플라스틱 옷걸이봉과 아무것도 걸 수 없는 화장실 문고리를 멍하니 바라보면서 말이죠.
그러다 무심코 열어본 수납장 안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컵라면 하나, 그리고 그 위에 놓인 낡은 쪽지가 있었습니다.
'정신없고 입맛도 없으실 텐데 그래도 이거라도 꼭 챙겨 드세요.'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남겨둔 쪽지를 보고 저는 한참 동안 라면과 쪽지를 만지작거렸습니다. 처음엔 이 삭막한 곳에 이런 일이 있나 싶어 놀랐지만 이내 제 안에서는 걷잡을 수 없는 부끄러움이 밀려왔습니다.
'나는 바깥세상에서 내 이기심으로 누군가의 소중한 일상을 짓밟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는데 정작 가해자인 나는 이 차가운 감옥 안에서조차 누군가의 다정함에 기대어 위로를 받고 있구나.'
이름 모를 이가 베푼 그 친절은 제가 피해자분께 얼마나 몹쓸 짓을 했는지 저를 비추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저는 쪽지를 쥐고 참회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죽음으로 도피하려 했던 제 자신이 너무나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날 독방에 라면과 쪽지를 남겨두신 분의 따뜻한 마음 늦게나마 감사합니다. 그 라면 하나는 제게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도망치지 말고 살아서 제 죄를 온전히 마주하고 책임지라는 준엄한 꾸짖음이었습니다.
저 역시 그 방을 떠날 때 다음 사람을 위해 라면을 남겨두었습니다.
그것은 이곳에서의 생활이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제가 받은 이 자격 없는 친절을 평생 가슴에 새기고 앞으로는 절대 남에게 상처 주는 삶이 아니라 평생 묵묵히 속죄하며 갚아나가는 삶을 살겠다는 제 자신과의 뼈저린 약속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