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편지 (남부교도소)

 

여러분과 제 생각과 다짐을 나누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음주 운전으로 여러 번 적발된 끝에 결국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재수가 없었네" 하며 벌금을 내고는, "이제 진짜 조심해야지" 다짐해 놓고도 또 같은 실수를 반복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오늘 하루쯤이야", "집이 가까운데 뭐"라는 안일하고 이기적인 마음이 늘 제 안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오만한 생각은 결국 철창행이었습니다. 선고 결과를 듣던 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지만, 그보다 저를 더 두렵고 부끄럽게 만든 건 피해자와 그 가족분들의 눈빛이었습니다.

 

나의 잘못으로 누군가의 인생에 얼마나 거대한 불행이 닥쳤는지, 그리고 그 대가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그 눈빛을 보고서야 깨달았습니다.

 

이곳에 들어온 후, "내가 대체 왜 그랬을까" 수없이 후회했습니다. 그깟 술 몇 잔의 쾌락이 그분들의 인생을 이토록 어둡게 망가뜨렸다는 사실에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술이 아니라, 바로 저 자신이었다는 것을요.

 

스트레스받는다고 마시고, 기분 좋다고 마시고, 심심하다고 마시고, 저는 술을 핑계 삼아 아무 죄 없는 분들의 일상을 파괴했고 제 자신의 인생마저 망쳐버린 것입니다.

 

언젠가 금주 프로그램을 할 때 어떤 분이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형, 우린 밖에 나가는 순간 지금의 후회를 잊고 또 술을 마시게 될까?" 그 말이 제 가슴에 서늘하게 날아와 박혔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단 하나만을 마음에 새기며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내 어리석음 때문에 죄 없이 눈물 흘린 분들을 평생 잊지 말자.' 매일 아침 눈을 뜰 때와 밤에 눈을 감을 때 이 다짐을 뼛속 깊이 새깁니다.

 

여러분과 꼭 나누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분명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무고한 분들께 돌이킬 수 없는 폐를 끼치고 이곳에 왔습니다. 과거의 죄는 결코 지워지지 않겠지만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앞으로의 삶뿐입니다.

 

다시 세상에 나가면 사회는 우리에게 무척이나 차가울 것입니다.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수많은 거절도 당하겠지요. 하지만 피하지 맙시다. 그 차가운 시선이야말로 우리가 평생 짊어지고 치러야 할 당연한 대가니까요.

 

두려워서 도망치지 말고 우리의 죄를 정면으로 마주합시다. 그리고 하루하루 다시는 그 끔찍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새기며 함께 살아갑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