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갈등이 부부 갈등으로…“이혼 사유 될까”

민법상 ‘혼인 파탄’ 해당 여부 쟁점
‘심히 부당한 대우’ 인정 가능성 검토

 

부부 사이에서 정치적 견해 차이가 갈등으로 번지며 이혼까지 고민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법률 상담 유튜브 채널에는 결혼 8년 차 여성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A씨는 “연애 때부터 결혼 초기까지 정치 이야기를 깊게 나눈 적이 없었다”며 “서로 어떤 성향인지도 모른 채 지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남편이 특정 정치 이슈에 몰입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은 편향된 정치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시청하며 관련 정보에 빠져들었다. 문제는 이를 혼자 보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퇴근 후 집 안에서는 해당 영상이 계속 재생됐고, 온라인 커뮤니티 글까지 찾아 가족에게 공유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A씨가 부담을 느끼며 시청을 거부하자 남편의 태도는 더 강해졌다.

 

A씨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계속 영상을 보여주거나 링크를 보내왔다”며 “거절하면 무시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갈등은 점점 격해졌다. 콘텐츠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남편은 감정을 드러내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고, 이전에는 없던 언행까지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가족 모임에서도 상황은 반복됐다. 남편은 정치 이야기를 꺼내며 친정 식구들에게 의견을 묻다 언성을 높였고, 반대 의견이 나오자 모욕적인 발언까지 이어졌다고 A씨는 주장했다.

 

자녀들도 영향을 받았다. A씨는 “아이들이 아버지와 함께 있는 시간을 불편해하고 관련 이야기를 피하려 한다”고 전했다.

 

결국 A씨는 남편의 발언과 행동을 녹음해 두었다며 “이런 상황이 이혼 사유가 되는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민 유정화 변호사는 정치적 성향 차이 자체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 변호사는 “단순한 의견 차이는 혼인 파탄 사유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특정 정치적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요하고, 이에 반대할 경우 폭언이나 인격 모독, 위협적 행동이 반복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고 했다.

 

이어 “이처럼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에 이른 경우라면 민법 제840조 제6호에 따른 이혼 사유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족이나 자녀 앞에서 반복적으로 모욕하거나 강압적인 언행을 보인 경우라면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 변호사는 “법원은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혼인관계가 실제로 유지될 수 없는 상태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배우자가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었는지를 종합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폭언의 내용, 반복성, 발생 상황, 자녀에게 미친 영향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정치적 견해 차이 자체보다 그로 인해 나타난 행동이 판단 기준이 된다”며 “강요와 모욕이 반복되는 경우라면 법적 대응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