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아버지가 돈 달라네요”…부양의무 어디까지

경제 능력·과거 양육 여부 따라 책임 달라

 

가정을 떠난 부모가 뒤늦게 자녀에게 생활비를 요구한 사연이 전해지면서 법적으로 부양의무가 인정되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8일 한 라디오 법률 상담 프로그램에는 가족을 떠난 아버지로부터 부양료를 요구받았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을 보낸 A씨는 “어린 시절까지는 부모와 동생이 함께 사는 평범한 가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 복무 중 아버지가 외도를 이유로 집을 떠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가족의 생활은 급격히 어려워졌다.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식당에서 일했고, 동생은 학업을 중단한 채 사회에 나가야 했다. A씨 역시 제대 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생계를 책임졌다고 전했다.

 

어머니가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뒤, 오랜 기간 연락이 끊겼던 아버지가 다시 나타났다.

 

A씨는 “아버지가 갑자기 생활비를 보내라고 요구했다”며 “거절하면 직장으로 찾아오겠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민 유정화 변호사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원칙적으로 상호 부양의무가 인정된다”면서도 “무조건 금전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부양의무는 부모가 스스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문제 된다”며 “일정한 소득이나 재산이 있거나 경제활동이 가능하다면 책임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가족을 떠난 사정에 대해서도 “양육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부양의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 같은 사정은 부양 범위와 금액을 정할 때 중요한 요소로 반영된다”고 말했다.

 

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이 부모의 필요성과 자녀의 경제 상황을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며 “월 100만 원과 같은 금액이 그대로 인정되기는 어렵다”며 “과도한 금액이라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유 변호사는 “자녀가 임의로 지급하지 않을 경우 부모가 가정법원에 부양료를 청구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재산 상태와 근로 가능성, 자녀의 부담 능력 등이 함께 심리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직장에 찾아가겠다고 압박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며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법원 절차를 통해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부양의무는 단순히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생활 능력과 과거 관계, 경제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되는 만큼 관련 자료를 정리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