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구로구 대림역 일대에서 반중집회와 이에 맞서는 혐오·차별 반대 시위가 동시에 열리며 대립 양상을 보였다. 보수 성향 단체의 반중 집회에 맞서 중국 동포와 시민사회는 함께 “차별과 혐오를 멈추라”고 외쳤다.
보수성향 단체 ‘민초결사대’는 25일 대림동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채 “멸공”, “중국 관광객 무비자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당초 민초결사대의 시위는 명동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상인들의 권익 보호를 이유로 진입을 제한하자 중국동포가 밀집한 대림동으로 시위 장소를 옮긴 것이다. 이날 시위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약 8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중국인을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공산당과 싸우는 것”이라며 “집회는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위 현장에서는 “차이나 아웃” 등의 구호가 난무하며 주장의 설득력을 잃게 했다.
또 집회가 이어지자 현장에서는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며 반중 시위대를 향해 항의한 시민과 경찰 사이에 한때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맞서 ‘중국동포단체 공동대응협의회’와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 등 시민·이주민 단체는 즉각 반대 집회를 열고 혐오와 차별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경찰 추산 100여 명이 모인 해당 집회에서는 “이주민 인권을 침해하는 극우 세력은 물러가라”,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즉각 제정하라”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김호림 전국동포총연합회 회장은 “중국 동포는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세금을 내고 이웃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며 “이들을 겨냥한 혐오와 배제는 우리 모두를 해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