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형사 사건에 연루됐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

법원은 미필적 고의 여부가 기준
변론 방향 설정에 각별히 주의해야

 

 

요즘 해외에서 발생한 형사 사건에 연루되어 도움을 요청하는 상담이 부쩍 늘었다. 이번 캄보디아 대규모 송환 작전이 있기 전부터 관련 사건을 다수 맡아왔고, 계속해서 좋은 결과를 거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형사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았다.

 

세상에는 치안이 불안정한 국가가 많다. 관광객이 붐비는 지역이나 도심 한복판에서는 소매치기나 절도, 차량 털이 등 각종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유럽이나 미국처럼 ‘선진국’으로 분류된 곳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비교적 치안이 안정된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밤길에 안심할 수 없다’는 전제를 두고 행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물론 치안이 다소 불안한 나라라 하더라도 관광 명소 위주로만 이동한다면 위험이 그리 크지는 않다. 그러나 도시와 도시 사이를 이동할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외진 지역을 지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차량 고장이나 교통사고를 가장해 접근하는 범죄도 종종 발생한다. 특히 단독 이동이나 심야 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유흥가에서도 경계심을 낮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모르는 사람이 건넨 술에 약물이 섞여 금품을 빼앗기거나 숙소 위치를 노출해 2차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해외에서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두 가지, 첫 번째는 도심과 도심 사이의 이동을 조심하자, 두 번째 야간 유흥가를 조심하자 정도로 요약될 수 있겠다.

 

필자가 전문으로 하는 사건은 해외에서 발생한 형사 사건에 가해자로 연루된 경우이다. 많은 분들이 처음부터 범죄에 가담할 의도로 출국한 건 아니었는데 도착해서 보니 불법적인 일이었던 경우가 많다.

 

이때 일을 안 하겠다고 하면 윗선에서 여권을 빼앗고 폭행·협박하거나 비행기표나 숙박비 등을 갚고 나가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두려움과 압박감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범행에 가담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범죄에 가담한다는 사실을 몰랐다’거나 ‘협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했다’고 주장하더라도 모두가 피해자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대부분 가해자로 조사와 재판을 받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법원은 ‘정확히 알았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당시 상황에서 ‘불법일 수도 있겠다는 인식이 있었는가’를 중점적으로 본다. 이런 경우 법적으로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처벌 대상이 된다.

 

따라서 변론 방향을 결정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법원이 무죄를 인정하는 기준은 피의자가 느끼는 ‘억울함’과는 다르다. 실제로 법적으로는 단지 양형 사유로만 고려될 수 있는 사정을 법리에 맞지 않게 무죄 주장으로 이어가면 재판부는 오히려 ‘반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사건의 성격과 증거 구조를 면밀히 검토한 뒤, 억울한 사정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전략적으로 활용해 형량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판단은 해외 형사 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가 사건의 방향을 정확히 설정해야 가능한 일이다.

 

해외에서 형사 사건에 연루되면 피해자든 가해자든 제대로 된 법적 조력을 받기가 쉽지 않다. 언어·법제·절차가 모두 다른 환경 속에서 실질적인 대응이 어려워 여러모로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된다. 독자분들 중 도움이 필요한 분이 있다면 상담 요청 주시면 각 단계별로 꼼꼼히 검토하고 챙겨드릴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