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자백한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경찰이 영장 없이 주거지에 진입해 확보한 음주측정 결과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판단에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1단독 김세욱 부장판사는 최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일대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76% 상태로 화물차를 약 300m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음주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씨의 집을 찾았을 때 차량은 이미 집 앞에 주차돼 있었다. 경찰은 별다른 영장을 제시하지 않은 채 A씨의 집 문을 두드려 진입했고, 거실 안에서 음주측정을 측정했다.
경찰관들은 A씨에게 출입을 거부하거나 퇴거를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갑자기 집 안으로 들어오자 A씨는 “집에 와서 검문하는 것이 어느 법에 나와 있느냐. 주거침입 아니냐”고 항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경찰의 행위가 임의수사의 범위를 벗어난 사실상 강제처분이라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경찰이 영장 없이 피고인의 주거지에 진입해 음주측정을 실시한 것은 영장주의에 반하는 위법한 수사”라며 “범죄 예방이나 현행범 체포와 같은 긴급사유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적법절차를 위반해 수집된 증거와 이를 기초로 얻어진 2차적 증거(독수의 과실)를 원칙적으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피고인의 자백이 있더라도 그 자백을 뒷받침할 독립된 보강증거가 없는 경우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자백보강법칙도 적용된다.
법무법인 안팍 박민규 변호사는 이번 판단에 대해 “음주운전이 실제로 있었는지와 별개로, 주거는 헌법이 가장 강하게 보호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영장 없이 진입한 이상 확보된 모든 증거는 무효”라며 “자백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없는 법 원칙이 함께 적용돼 무죄가 선고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