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집단소송을 홍보하던 옥바라지 카페 운영자 A 변호사가 소송인단 모집을 돌연 중단하면서 법률 윤리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소송 홍보 과정에서 참여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명확한 설명 없이 중단을 공지하면서, 이미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또 다른 불안을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옥바라지 카페 매니저로 활동하는 A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초, 유령 회원 약 3만 명이 남아 있던 비활성화 네이버 카페의 명칭을 ‘쿠팡소송닷컴’으로 변경하고,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한 집단소송 참여자 모집을 시작했다.
해당 카페는 ‘법학도사(대현실장)’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인물이 2008년 생성된 유령 네이버 카페를 매입해 운영하던 곳으로, 2025년 3월 카페 매니저가 A 변호사로 변경됐다.
A 변호사는 지난 3일 “개인이 홀로 대응하기에는 감정적·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같은 피해를 입은 이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소송 절차 안내 글을 게시하며 참여를 독려했다. 해당 안내 글은 A 변호사가 운영하는 옥바라지 카페와 다수의 네이버 카페를 통해 반복 게시됐다.
소송 참여자 모집 과정에서는 1만 원의 참여 비용을 받았고, 신분증 사본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 제출을 요구했다. 승소 시에는 배상금의 20%를 성공보수로 책정한 것으로 안내됐다. 소송 절차 설명과 참여 유도는 카페 게시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 19일, A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B는 카페 공지를 통해 “법무법인 내부 사정으로 인해 진행 중이던 쿠팡 집단소송 소송인단 모집을 부득이하게 중단한다”며 “타 법무법인이나 단체에서 무료 소송 참가 신청을 받고 있는 곳이 있으니 권리 보호를 위해 해당 기관을 통해 다시 신청해 달라”는 짧은 안내만 남긴 채 모집 중단을 공지했다.
개인정보 수집 뒤 설명 없이 중단 논란
해당 공지에는 소송 중단의 구체적 사유는 물론, 이미 제출된 개인정보와 신분증 사본의 보관 여부와 파기 시점, 향후 처리 방안에 대한 설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공지 이후 카페 회원들 사이에서는 불안이 빠르게 확산됐다. 이미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겪은 상황에서, 추가로 신분증 사본을 제출한 뒤 소송이 중단됐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우려가 잇따랐다. 일부 회원들은 “법률 대응을 믿고 개인정보를 넘겼는데 설명 없이 끝났다”, “소송보다 개인정보가 더 걱정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집단소송 참여자 모집이 실질적인 법적 대응보다는 카페 활성화와 노출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실제 취재 결과, 소송 홍보가 집중됐던 기간 해당 네이버 카페의 게시글 수와 활동 점수가 단기간에 급증한 사실이 확인됐다.
같은 시기 유사한 명칭과 구조를 가진 카페들이 동시에 운영되며 동일한 소송 참여 안내가 반복 게시된 정황도 포착됐다. 이는 과거 안기모 전 운영자와 A 변호사가 옥바라지 회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활용했던 방식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초로 쿠팡 집단소송을 접수해 진행 중인 법무법인 청 관계자는 “집단소송은 단순 접수 차원이 아니라 장기간 인력과 비용이 투입되는 절차로,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참여자 수가 많을수록 개인정보 관리와 사후 설명 책임도 훨씬 엄격하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집단소송은 준공공적 행위 설명 책임 따라야
집단소송 참여자 모집 이후 이를 취하하는 행위 자체가 곧바로 위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소송 철회가 아니라 소송을 ‘홍보하는 방식’과 ‘중단하는 태도’,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로 이미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로부터 신분증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충분한 설명 없이 소송을 중단한 것은 사실상 2차 피해를 초래했다는 비판이다.
집단소송은 개인 사건과 달리 다수 피해자의 기대와 신뢰를 전제로 성립한다. 법무법인이 스스로 공적 대응 창구처럼 행동하며 참여를 유도했다면, 중단 과정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설명 책임과 절차적 배려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개인정보 수집 이후의 대응은 법률 윤리 차원에서 더욱 엄격하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은 단순 문의 차원이 아니라 실제 법적 절차에 참여한다는 전제 아래 신분증 사본과 연락처를 제출했다. 그럼에도 소송 중단 이후 개인정보가 어디에 어떻게 보관돼 있는지, 언제 파기되는지에 대한 안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한 변호사는 “집단소송 참여자 모집은 사실상 준공공적 행위에 가깝다”며 “소송이 실제로 제기되지 않더라도 모집 단계에서 수집한 정보와 비용에 대해서는 명확한 처리 기준과 사후 설명 의무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로펌과 A 변호사는 본지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별도의 해명이나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