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올랐다는데…내가 팔 때 적용되는 가격은 왜 다를까?

 

최근 국제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보유 중인 금붙이를 팔거나 금 투자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막상 금은방을 찾은 이들 사이에서는 인터넷이나 뉴스에서 본 금 시세와 실제 매입·매도 가격이 크게 다르다는 혼란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네이버 카페 등에는 “분명 금값이 올랐다는데 팔려고 보니 생각보다 적다”, “시세를 보고 계산한 금액과 실제 받은 돈이 다르다”는 질문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금을 살 때와 팔 때 적용되는 가격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24K 순금 한 돈(3.75g) 기준 매수·매도 가격 차이가 최대 16만원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인터넷 검색이나 뉴스를 통해 접하는 금 시세는 대부분 국제 금 시세이거나 이를 원화로 환산한 기준 가격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실제 거래되는 금 가격은 국제 시세에 환율 변동이 반영되고, 여기에 유통 구조와 비용이 더해지면서 달라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금 시세 역시 절대적인 가격이 아니라 참고용 기준치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두바이유 가격이 하루에 하나로 정해져 있어도 주유소마다 판매 가격이 다른 것처럼 금 시세도 기준가일 뿐 실제 판매 가격은 매장별 원가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차이는 ‘살 때 가격’과 ‘팔 때 가격’의 간극이다. 주요 금 거래소 기준으로 이달 중순 24K 순금 한 돈의 판매 가격은 약 97만원 수준이었지만, 매입 가격은 80만원 초반대에 형성됐다. 같은 금이라도 사고파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16만원 이상 차이가 난 셈이다.

 

일부에서는 금은방이 수수료 명목으로 과도한 차익을 남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지만, 업계는 구조적인 요인이 크다고 설명한다. 삼성금거래소에 따르면 가장 큰 요인은 부가가치세다.

 

금을 구매할 때는 시세에 10%의 부가세가 붙지만, 판매할 때는 이 부가세를 돌려받을 수 없다. 여기에 골드바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임가공비, 인건비, 기계 사용료, 전기료, 운송비와 유통 마진 등이 판매 가격에 반영된다.

 

금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임가공비도 달라진다. 같은 순금이라도 소형 골드바와 대형 골드바, 반지나 목걸이 등 장신구는 제작 비용이 다르다. 업계에서는 평균적으로 금을 살 때 가격이 팔 때보다 15% 안팎 더 붙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최근 금값 상승기에 ‘너도나도 팔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매입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종로 귀금속 거리의 한 금은방 관계자는 “금값이 급등하면 단기간에 매도 물량이 몰리면서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매입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순금이라 해도 순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골드바는 주로 순도 99.99%인 이른바 ‘포나인’ 제품이지만, 돌반지나 기념품은 99.9% 또는 99.5% 순도로 제작되는 경우도 많다.

 

순도가 다르면 다시 정련하는 과정이 필요해 비용이 발생하고, 이는 매입 가격에 반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포나인과 99.9%, 99.5%는 모두 같은 순금으로 불리지만 실제 거래 가격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금값 상승세에 힘입어 투자 목적으로 실물 금을 사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물 투자를 고려한다면 14K·18K 장신구보다는 24K 순금, 그중에서도 골드바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반지나 목걸이는 제작 과정에서 순도가 낮아질 수 있고, 살 때는 높은 임가공비를 부담하지만 팔 때는 이 비용을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 제품을 구매할 때는 한국조폐공사, LS, 한국금거래소, 삼성금거래소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재판매 시 유리하다. 태극마크나 홀마크(무궁화 마크) 등 공인 인증 표시가 있는지도 확인하는 게 좋다.

 

부가세와 각종 수수료를 감안하면 실물 금 투자는 시세가 매입가 대비 최소 20% 이상 올라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 때문에 단기 차익보다는 장기 보유 관점이 적합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실물 금 대신 은행의 금 통장이나 증권사의 금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매매가 간편하고 사고팔 때 동일한 가격이 적용되는 장점이 있지만, 금융상품인 만큼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매매 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업계 전문가는 “최근 금값이 크게 올랐지만 금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자산”이라며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