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법·알·못 상담소’ 코너에서는 수사단계와 재판 단계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인 ‘기소 전 추징보전’과 ‘추징’에 대해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두 경우를 구분하지 못하고 질문하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용어부터 정리해 드리고, 어떤 경우 추징이 선고되는지, 추징금을 줄이는 방법이 없는지 등 재판 실무상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는 부분 위주로 구성하여 답변드리겠습니다.
Q1.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현재 저는 영장이 발부되어 ○○구치소에 수감, 검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갑자기 추징보전 결정문을 받게 되었는데요. 저는 아직 재판도 안 받았는데, 추징금이 확정된 건가요? 기소 전 추징보전이라는 말도 있던데 일반 추징과 어떻게 다른지 혼란스럽습니다.
A1. 기소 전 추징보전과 추징 선고는 공통적으로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제도이지만, 그 성격과 목적, 절차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각각의 특징과 차이점을 상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질문자께서 현재 받으신 ‘기소 전 추징보전’ 처분은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조치입니다. 향후 판결에서 추징금 액수가 확정될 경우 그 집행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미리 재산을 묶어두는 보전처분에 해당하는데요. 피의자가 범죄수익을 숨기거나 처분해 버리는 상황을 사전에 막기 위한 잠정적 조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편 ‘추징 선고’는 법원이 유죄 판결을 선고하면서 함께 내리는 확정적인 형벌입니다. 몰수가 불가능한 물건의 가액이나 범죄로 취득한 수익을 국가에 납부하도록 명하는 것으로, 본안 재판의 결과로 내려지는 판단입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기소 전 추징보전은 민사소송에서의 가압류와 유사합니다. 범죄수익으로 의심되는 재산을 미리 처분하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절차인 반면, 추징 선고는 형사재판과 함께 선고되는 판결로서 실제로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단계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문에 기재된 ‘추징보전액’이 그대로 추징 선고 금액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추징보전액은 수사 단계에서 검찰이 파악한 재산과 당시 확인된 사정을 바탕으로 정해지는 반면, 최종적인 추징액은 재판 과정에서 증거와 법리를 종합해 판사가 판단합니다.
그 결과, 추징보전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 선고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수사기관이 산정한 액수에 억울한 점이 있다면 적극 다투시기 바랍니다.
Q2. 저는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인데, 별달리 추징보전조치가 이루어진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추징 선고가 안 된다는 건 아니더라고요. 추징이 선고되는 사건은 어떤 사건들이고, 추징금은 어떻게 산정되는 것인가요?
A2. ‘추징’은 형법 제48조 제2항에 규정되어 있으며, “제1항 각호의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추징은 몰수에 갈음해 그 가액의 납부를 명하는 사법처분으로, 주형은 아니지만 부가형으로서 형벌의 성격을 갖습니다.
추징금이 선고되는 경우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적용되는 케이스, 부패재산몰수법이 적용되는 케이스, 마약류거래법위반죄가 적용되는 케이스 등 다양하게 존재하는데요. 추징이 선고되는 가장 흔한 유형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규정하는 ‘범죄수익’에 해당하는 경우입니다.
예컨대 성매매 알선으로 얻은 수익이 장부나 계좌 거래 내역을 통해 확인되는 경우, 도박 사이트 운영 조직이나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서 일원으로 활동하며 매달 수익을 받아온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밖에도 마약류거래법에 따라 마약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또는 사기 범행으로 얻은 수익에 대해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추징이 선고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추징 선고는 기본적으로 범죄수익을 특정할 수 있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몰수·추징의 대상 여부나 추징액의 인정은 범죄구성요건사실에 관한 것은 아니어서 엄격한 증명까지는 필요 없지만, 증거에 의해 인정되어야 하며, 범죄수익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추징할 수 없다”고 분명히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도4708 판결).
즉 ① 법원이 추징을 명하기 위해서는 검사가 그 금액을 입증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② 그 입증의 정도가 형사 유죄 판단과 같은 엄격한 수준까지 요구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검사의 입증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다투어 추징액을 줄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말씀드린 것처럼,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객관적 증거와 증인 진술 등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는 것과 달리 추징 선고에는 그와 같은 수준의 엄격한 증거까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피고인이 수사 단계에서 자신의 수익액에 대해 자백 한 진술이 존재할 경우, 비교적 쉽게 추징이 인정되는 것이 최근 판례의 경향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수사 과정 중 정확한 수익액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과장해 말하거나 불명확한 내용을 부정확하게 진술하는 것은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피의자가 수사 단계에서 진술한 범죄수익액이 그대로 추징금 산정의 근거가 된 사례도 적지 않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Q3. 변호사님, 저는 현재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혹시 피해자와 합의를 하는 경우 검사의 구형보다 적은 금액으로 추징금을 선고하거나 또 추징을 선고하지 않을 수도 있나요?
A3. 이 질문은 저희 의뢰인분들께도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취득한 보수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또는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추징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또 일반적으로 추징을 선고하는 것이 최근 판례의 경향인데요. 다만 제가 변론을 맡은 사건 중에도 검사의 추징 구형에도 불구하고 추징금이 선고되지 않은 사례들도 많아서 “100% 추징이 선고된다”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먼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라 추징을 구하는 경우, 이는 임의적 추징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취득한 보수가 많지 않고 피해자들과 합의도 한 경우에는 재판부에서 피고인으로부터 보수에 대해 추징까지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지는 않아 검사의 추징 구형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맡은 사건에서도 추징금이 선고되지 않은 판결 사례들이 많습니다[서울서부지법 2026. 1. 29. 선고 2025고합264, 2025고합331(병합), 2025고합555(병합) 판결 등].
마찬가지로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추징을 구하는 경우에도 피해자들이 계좌 거래 내역 등을 통해 피해 금액을 비교적 용이하게 산정할 수 있고, 이를 기초로 피고인들을 상대로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민사소송으로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달리 피해자들이 직접 피해 회복을 진행하는 데 중대한 장애가 있다거나 국가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재산권 회복 절차에 적극 개입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볼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이에 더하여 피해자와 합의 및 공탁을 한 경우에는 추징 선고를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1. 14. 선고 2025고합1159 판결 등).
이처럼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가 재판부의 추징금 선고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바, 피해자와 합의한 경우 재판 과정에서 감형 사유로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추징금에 대한 대비책으로도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다만 구체적인 사실관계 등에 따라 다른 판단이 있을 수 있으므로 사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이상 일반적인 추징에 관한 설명과 추징에 관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에 대하여 간략히 설명드렸습니다. 각 사건의 특성에 따라 수익액 산정 및 공제 등 적용할 수 있는 추징금 산정의 법리가 다를 수 있으므로 변호인과 구체적인 논의를 거치셔야겠습니다.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독자분들의 궁금증 해소에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억울하거나 답답한 상황, 선임된 변호사가 속 시원히 말해주지 않는 문제들로 고민되신다면 언제든지 편히 서신으로 질문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분들의 사연과 질문에 하나씩 답해드리겠습니다.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