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스위스행 조력자살 시도 60대 항공기 이륙 직전 제지

유서 형식 편지 발견에 긴급 조치
장시간 심층 면담 끝 가족 인계

 

안락사를 목적으로 해외 출국을 시도한 것으로 의심된 60대 남성이 항공기 이륙 직전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유서 형식의 편지가 뒤늦게 확인되면서 긴급 조치가 이뤄졌고, 경찰의 장시간 설득 끝에 남성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지난 9일 오전 60대 남성 A씨의 가족이 “아버지가 안락사를 목적으로 출국하려 한다”며 112에 신고한 내용을 듣고 현장에 출동했다. 폐섬유증 진단을 받은 A씨는 같은 날 낮 12시 5분 프랑스 파리행 항공편에 탑승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오전 10시께 공항에서 A씨를 만나 면담했으나, A씨가 “몸이 좋지 않아 마지막으로 여행을 다녀오려 한다”고 설명해 즉각적인 출국 저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오전 11시 50분께 가족 측이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 형식 편지를 발견했다고 추가로 알리면서 상황은 급박해졌다.

 

경찰은 생명 위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항공기 이륙을 지연시켰고, 기내에 탑승해 있던 A씨를 내려 장시간 면담을 진행했다.

 

경찰은 A씨를 설득한 끝에 출국을 중단시키고 가족에게 인계했다. A씨는 파리를 경유해 외국인에게도 조력 자살을 허용하는 스위스로 이동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는 의사가 직접 약물을 투여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금지하고 있으나, 의사의 도움 아래 환자가 스스로 약물을 투여하는 형태의 조력 자살은 허용하고 있다. 이 같은 제도는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논쟁 대상이 돼 왔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에서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주인공이 안락사를 위해 스위스로 향하는 내용이 다뤄지며 관련 논의가 확산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편지가 확인된 이후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항공기 출발을 늦추고 심층 면담을 진행했다”며 “A씨와 비슷한 연령대의 경찰관이 직접 장시간 대화를 이어가며 설득한 결과 출국을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