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 피해 아동 사망 가해자에…法 “유족에 1억4000만원 배상”

사망 인과관계 인정…항소심 위자료 4000만원 증액
“형사공탁 2000만원으로는 정신적 손해 회복 부족”

 

성착취물 범행 이후 피해 아동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항소심 법원이 가해자에게 총 1억4000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된 데 이어 민사상 책임 범위도 확대되면서, 디지털 성범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명시적으로 인정한 판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 제2민사부(재판장 심영진)는 사망한 피해자 A양(당시 11세)의 유족이 성착취물을 제작·배포한 B씨(29)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가 유족 2명에게 총 1억40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1심은 총 1억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유족 각 2000만원씩 총 4000만원을 증액해 배상 범위를 확대했다.

 

유족 측은 2023년 2월 B씨가 SNS 등을 통해 A양에게 접근해 성착취물을 제작·배포하는 등 범행을 저질렀다며 5억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범행 사실이 드러난 이후 A양은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겪었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가 형사재판 과정에서 망인의 유족을 위해 2000만원을 공탁했으나, 망인과 유족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비춰 그 영향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가 피해 회복을 위해 지속적이고 진지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망인에 대해 1억원, 부모에게 각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B씨는 유족에게 각 7000만원씩 총 1억4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1심에서 인용된 각 5000만원에 대해서는 지난해 8월 22일까지 연 5%, 항소심에서 추가로 인정된 각 2000만원에 대해서는 2월 5일까지 연 5%, 이후 완제일까지는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더해 지급해야 한다.

 

유족을 대리한 박찬성 변호사는 “형법상 치사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범죄 피해 이후 피해 아동이 사망한 경우 범행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한 점에서 의미 있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른 사건과 비교해 비교적 높은 위자료가 인정된 점은 긍정적이나, 악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해 위자료 기준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법원은 2023년 12월 A양을 포함한 아동·청소년 73명을 상대로 수년간 2976개의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성적 학대를 저지른 B씨에게 징역 15년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