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장 내 불법 환전 단속 과정에서 경찰관이 사전에 영장을 발부받지 않고 자동차 열쇠형 카메라와 안경형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한 동영상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충북 청주에서 게임장을 운영하며 게임을 통해 획득한 점수 1만점당 10%의 수수료를 공제한 뒤 9000원씩 현금으로 환전해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는 게임물 이용 결과물을 환전해 주는 행위를 금지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경찰관 B씨는 불법 환전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손님으로 가장해 해당 게임장을 방문한 뒤 자동차 열쇠형 카메라와 안경형 카메라로 내부 모습과 환전 장면을 촬영했다. 이후 경찰은 해당 영상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했고, A씨는 게임물 이용을 통해 획득한 결과물을 환전해 영업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촬영 과정의 위법성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당시 동영상 촬영은 영장 없이 이뤄졌고, 촬영 직후에도 사후영장을 발부받지 않았다”며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이 사전에 소형 카메라를 준비해 비밀리에 촬영을 계획했고, 비공개된 장소에 들어가 범행 현장을 촬영했다”며 “이 사건 동영상에 기초해 확보한 2차적 증거 역시 1차 증거와의 인과관계가 단절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판단을 달리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경찰관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게임장에 일반 손님과 동일한 방법으로 출입해 촬영한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당시 게임장은 정상적으로 영업 중이었고, 단속 경찰관이 불법행위를 유도한 정황도 없다”며 함정수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또한 이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적법절차에 따라 추가 수사가 진행된 점을 고려해, 초기 촬영이 곧바로 영장주의를 위반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동영상과 이를 토대로 확보한 2차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