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값에 강력범죄 기승…살인·강도·보이스피싱까지

금 시장 과열 속 안전관리 사각지대 우려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를 노린 강력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살인과 강도, 절도는 물론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수단으로까지 악용되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국금거래소 등에 따르면 순금 한 돈(3.75g) 가격은 86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 금값 상승과 맞물려 국내 금 거래도 활발해지면서 금은방과 개인 간 직거래를 겨냥한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경기 부천에서는 금은방 업주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성호(42)는 지난달 15일 오후 1시 1분께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의 한 금은방에서 50대 여성 업주 A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2000만원 상당의 귀금속과 금고 안에 있던 현금 2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범행 후 인근에서 옷을 갈아입고 여러 차례 택시를 갈아타며 도주했으나, 같은 날 오후 5시 34분께 서울 종로3가역 인근에서 긴급 체포됐다.

 

체포 당시 김씨는 훔친 귀금속 대부분을 현금화한 상태였으며 수중에는 여권과 현금 약 1200만원만 남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많은 빚을 갚기 위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유족 측은 김씨의 개인 채무가 300만원과 밀린 월세 45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동종 범죄 재발 방지와 사회적 경각심 제고를 위해 이달 19일까지 김성호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지인을 상대로 금을 빼앗은 사건도 발생했다. 인도 국적 40대 남성 C씨는 지난달 29일 남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같은 국적 40대 남성 D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20돈짜리 금목걸이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C씨가 가스 불을 이용해 사체를 훼손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확보했다. C씨는 살인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금품을 훔칠 목적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이 보이스피싱 범죄의 자금세탁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2025년 서울동부지방법원은 휴대전화를 원격으로 조작해 금 거래를 가장한 송금을 시킨 뒤 실물 금을 수거·현금화하는 방식으로 피해금을 빼돌린 E씨와 F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2025고합468).

 

이들은 메신저로 피해자를 속여 금융정보를 확보한 뒤 원격제어 프로그램 설치를 유도했다.

 

이후 피해자 계좌에서 중고거래 플랫폼에 ‘18K 금목걸이(10돈)’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판매자 계좌로 돈을 송금하도록 했다. 조직은 피해자가 정상적인 구매자인 것처럼 가장해 거래를 성사시킨 뒤 금을 받아 곧바로 되팔아 현금화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근 금 가격 급등과 함께 관련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최근 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매매가 활발해졌고 이를 노린 강력범죄와 절도 사건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금은방은 사설 경비업체를 통한 보안 강화를 검토하고, 개인 간 거래 시에도 인적이 드문 장소를 피하고 CCTV가 설치된 장소를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조직이 현금 대신 금 거래를 악용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며 “금 구매를 대신해 달라거나 원격제어 앱 설치를 요구하는 경우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 의심스러운 송금 요청이나 거래 방식이 있을 경우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112 또는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가격이 급등할수록 고가의 현물 자산이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고 지적한다. 금 시장 과열 양상 속에서 투자 열기와 함께 안전 관리와 거래 주의에 대한 경각심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