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다 늘어나는 가정폭력…아내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70대 체포

설 연휴 가정폭력 신고 일평균 800건 넘어
평시 대비 최대 37% 증가…갈등 격화 우려

 

설 명절 당일 아내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7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명절 기간마다 가정폭력 신고가 평시보다 급증하는 가운데 또다시 가족 간 비극이 발생했다.

 

전북 정읍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78)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1시 55분께 자택에서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그는 아들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연도별 설 연휴 가정폭력 신고 건수도 평시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설 연휴 가정폭력 신고는 모두 일평균 800건을 웃돌았다. △2021년(2월 11~14일) 3376건·일평균 844건 △2022년(1월 29일~2월 2일) 4092건·일평균 818.4건 △2023년(1월 21~24일) 3562건·일평균 890.5건 △2024년(2월 9~12일) 3384건·일평균 846건이다. 이는 지난해 평시 일평균 신고 건수(648건)와 비교해 약 26~37%가량 높은 수치다.

 

실제로 설 명절 당일 가족 간 갈등이 강력 범죄로까지 번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설 명절 당일 B씨는 온 가족이 친척 집을 방문한 뒤 함께 귀가한 후 난방 온도 문제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피해자인 부친이 손바닥으로 그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리자, 격분한 그는 주방에 있던 과도로 찔러 살해했다.

 

전문가들은 명절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한다. 가족이 장시간 한 공간에 머물면서 물리적·정서적 거리를 두기 어려워지고, 음식 준비와 손님맞이 등 가사·감정노동이 특정 구성원에게 집중될 경우 불만이 누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친척 방문 과정에서 직업·경제 상황·결혼·출산 문제 등이 비교·평가의 소재가 되면서 갈등이 격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명절 비용 증가로 인한 경제적 부담, 음주 증가에 따른 충동성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명절은 가족이 밀집해 지내는 시간이 길고, 음주와 경제적 부담, 과거 갈등이 한꺼번에 표면화되기 쉬운 시기”라며 “사소한 언쟁이라도 격화될 경우 강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