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사라지기 전에 확보”…법무부, 전자정보 보전 기준 정비 착수

메신저·서버 기록 등 선제 보전 절차 마련

 

전자증거 보전요청 제도 시행을 앞두고 법무부가 검·경 협력 절차를 구체화하는 하위 규정 정비에 나섰다. 디지털 환경에서 증거가 쉽게 삭제되거나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법무부는 29일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전자정보 보전요청의 범위와 절차, 긴급보전요청의 사후 승인 방식 등을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자증거 보전요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특정 전자정보를 일정 기간 보존하도록 요구하는 제도다. 제공자는 요청을 받으면 즉시 보전 조치를 하고 결과를 수사기관에 통보해야 한다. 기본 보전 기간은 60일이며 필요할 경우 30일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현행 형사사법 체계에서도 전자정보 확보 절차는 마련돼 있다. 그러나 삭제나 변경을 사전에 차단하는 별도의 보전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전자정보는 주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나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른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통신자료 제공 요청 등을 통해 확보된다. 저장매체를 특정해 출력하거나 복제하는 방식이 원칙이며 필요할 경우 저장매체를 반출해 포렌식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는 영장 제시와 참여권 보장, 압수목록 교부 등 절차적 통제가 요구된다.

 

다만 압수·수색 절차는 범위 특정과 참여권 보장 요건이 엄격해 시간이 소요되고, 그 사이 증거가 소멸될 우려가 있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에 국회는 지난해 12월 전자증거 보전요청 제도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예컨대 검사나 경찰이 범죄 혐의가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 기록을 보전할 것을 요청하면, 카카오는 이에 응해야 한다.

 

개정안에는 전자정보 보전요청의 범위와 절차, 긴급 보전요청에 대한 사후 승인 절차, 보전 사유 소명 방식, 보전조치 결과의 기록 및 통보 절차 등이 포함됐다. 직권 보전요청 취소 시 처리 기준과 관련 서식 규정도 마련됐다.

 

또한 보전요청은 범죄 혐의 소명에 필요한 최소 범위로 제한하도록 했다. 수사기밀과 개인정보가 불필요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취지다.

 

긴급한 경우 경찰은 직권으로 보전요청을 할 수 있지만 48시간 이내에 검사에게 사후 승인을 요청해야 한다. 검사는 지체 없이 승인 여부를 통보해야 하며 불승인 시 보전요청은 즉시 취소된다.

 

보전조치 결과가 다른 수사기관에 전달된 경우에는 이를 즉시 공유하도록 해 기관 간 정보 공백을 줄이도록 했다.

 

법무부는 이번 제도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와 사이버범죄 등에서 핵심 증거가 되는 전자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다음 달 4일까지 국민참여입법센터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