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형을 산지 2년이 되어가는 수용자입니다. 올해 40세이고, 동갑내기 아내와의 사이에 6세 남자아이를 두었습니다. 현재 안양교도소 취사장에서 수용자들의 밥과 국을 만드는 ‘주걱조’에 속해있으며, 국과 찌개를 담당하는 기결 출역수입니다. 작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 감정이 격앙된 채 쓴 아내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제 아내는 남대문시장에서 장인, 장모님과 함께 아동복 제조·판매업을 하고 있는데, 제가 이렇게 되면서 자기도 버텨보다 더는 장사를 유지하기 힘들어 개인회생 절차를 밟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아들이 태어난 해부터 지금까지 계속 힘들게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저도 장사를 하다가 폐업한 후 다시 회사원으로 돌아갔고, 아내는 집에서 육아를 하다가 다시 야시장에 나와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그 일마저도 못 하게 되었다 하니…. 한숨이 나왔습니다. ‘난 왜 사기 조직의 출금책을 한 걸까?’, ‘왜 내가 한 걸로도 모자라 지인에게 일을 소개시켜 주기까지 했을까?’ 엄마가 힘들면 아이의 세상은 무너진다는데, 이 편지를 받은 후 며칠간은 죄 지은 것에 대한 후회와 앞으로의 걱정에 빠져 자괴감 속에 살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낙심
안녕하세요, 2공장 여러분! 저 ‘빵도’입니다. 그동안 함께 지냈던 몇몇 분들에게 사과와 더불어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펜을 잡 습니다. 일단 제일 먼저 반장님. 반장님, 그동안 제가 공장에서 난동도 몇 번 부리고 힘들게 해드렸었죠. 울고 떼쓰고 욕하고 밀치고 했던 것 다 죄송해요. 진심으로요. 지금 와서 되돌아보니 그때 했던 행동들이 다 후회되네요. 있을 때 잘할 걸…. 정말 죄송하고, 진심으로 감사했어요. 그전 일은 부디 다 잊어 주시고, 남은 시간 동안 2공장을 잘 이끌어 주세요. 그리고 우리 호돌이 형. 형에게 장난을 많이 쳤는데, 욕하고 대들고 울고 떼쓴 것 다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항상 감사했어요. 형을 잊지 않을게요. 또 개미 형, 형에게도 장난을 많이 쳤었죠. 밀치고 난동 부리고 했던 것들 다 죄송합니다. 제 딴에는 애정표현 이었는데, 형은 싫으셨겠죠. 그래도 지금은 형이 많이 생각나네요. 형의 소식을 들으면 눈물이 납니다. 저 잊지 마세요. 보고 싶고 사랑해요. 출소한 두꺼비 삼촌도 너무 보고 싶어요. 2방에 있는 곰돌아, 잘 지내지? 형이 없어져서 힘들겠지만 조금만 버티다가 사회에서 보자. 그동안 고마웠고, 친구도 잘 챙기고!
합천에서 생활하시는 건 어떤가요? 만족스러우신가요? 평소 도시를 떠나 공기 맑고 조용한 시골에서 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는데 비로소 소원 성취를 하셨는지 3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여쭤보네요. 합천에서 살 수밖에 없게 된 상황들은 제외하고 순수 시골 생활만 놓고 보았을 때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구치소 안에서 시간 안죽이고 그래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가장 소중한 어머니를 등한시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파옵니다. 하지만 간혹 당신 스스로 전해주시는 소식들, 당화혈색소 수치가 감소했다거나 12인승 차량 운전도 능숙해졌다는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합천에서 나름 잘 이겨내며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계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얼마 전 신문에서 치매 예방 관련 기사를 스크랩해 두었는데 당장은 어머니의 치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는 어머니의 모든 행동들이 못 미더워 일일이 제 눈으로 확인해야만 겨우 마음이 놓이곤 했었는데 어머니께서는 제 생각보다 훨씬 더 알아서 잘 해내시는 분이라는 걸 요즘 깨닫고 있습니다. 이제는 못 미덥단 감정은 많이 내려놨는데, 대신 그 자리가 애틋함으로 채워진 것 같아요. 어머니의 2025년은 어
Q.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저는 1심 이후 구속되어 항소심까지 마치고, 형이 확정되어 수감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구속된 뒤 거래처들이 저의 구속 사실만을 이유로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큰 손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런 경우 교도소 안에서도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요? 제가 처한 상황을 간단히 설명해 드 리자면, 저는 구속되기 전까지 5년 넘게 사업을 운영하며 거래처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1심 선고 이후 제가 구속된 사실이 알려지자 주요 거래처인 A업체와 B업체가 “사업주가 구속되었으니 계약을 더 유지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한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하지만 공급가격·수량·대금 지급일이 모두 정해진 정식 계약서를 작성한 상태였으며, 두 업체와의 계약서에는 ‘사업자 개인 사정으로 인한 계약 해지’가 해지 사유로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계약 해지 시 30일 전 서면 통보 및 손해배상 협의 조항이 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A업체와는 계약 기간은 아직 13개월이나 남아있었고, B업체와의 계약 기간도 6개월이 남아 있었습니다. 제 가 구속된 시점에 이미 준비해 둔 납품 물량 상당 부분이 아직 창고에 보관되
Q.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저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강간 혐의사건이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히며 법정구속 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2019년 협박에 의한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협박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DM이나 전화 기록은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피해자의 진술도 최초 경찰 조사부터 항소심 법정 진술에 이르기까지 일관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피해자는 강간을 주장하는 시점 이전인 2018~2019년 사이에 3~4회 성관계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고, 이후인 2020~2022년까지도 약 3회 정도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 역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저에게 셀카 사진을 보내거나 연애 상담을 하는 등, 일반적인 교류를 지속해 왔습니다. 저는 이러한 자료들을 모두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제출하였습니다. 그럼에도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다수 존재합니다. 경찰 조사 당시 피해자는 “강간 이후 성관계는 저에 대한 호감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졌고, 원하지 않았던 관계였다”고 진술하면서도, 동시에 “강간 이후의 성관계에 대해서는 처벌을 원
이번 ‘법·알·못 상담소’ 코너에서도 독자분들이 보내주신 질문에 하나씩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질문을 보내주신 분들의 용기와 신뢰에 감사드리며 익명성을 철저히 보장해 상담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서신을 통해 직접 질문을 주신 분은 한 분일지라도 같은 고민을 안고 계신 분들은 훨씬 더 많을 것이기에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법적 문제 앞에서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이 지면을 통해 조금이나마 방향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해법을 차분히 살펴보길 바랍니다. Q.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더시사법률>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가족이 구속 수감된 상태에 있는데요. 구속 전 암을 진단받았는데, 안에서 상태가 더 나빠질까 봐 무척 걱정됩니다. 이런 경우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할 수 있다는데, 그러면 바로 석방될 수 있나요? 어느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아야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A.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이 되었다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 역시 걱정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암이라니요. 저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질문자께서 말씀하신 ‘구속 집행정지’입니다.
Q. 안녕하세요. 먼저 독자분들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시그널의 이홍열 변호사입니다. 사법시험을 통해 검사로 임관해 약 10년간 수사와 형사재판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재직 중에는 여러 검찰청에서 근무하며 일반 형사 사건을 비롯해 특수·공안·조세·외사 사건 등 다양한 유형의 사건을 처리했습니다. 현재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형사 사건을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 형벌의 목적을 두고 응보와 예방 사이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형사정책은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시나요? A. 형벌의 목적을 응보와 예방 중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라는 응보의 원칙 위에, 재범 방지와 사회 보호라는 예방적 기능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다만 현실의 형사정책은 범죄 유형에 따라 무게 중심이 다소 달라지는 모습입니다. 강력범죄나 사회적 파장이 큰 범죄의 경우에는 엄정한 처벌을 통해 책임을 묻는 응보적 요소가 강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보이스피싱, 마약, 소년범죄처럼 재범 가능성과 사회 복귀 문제가 중요한 영역에서는 치료·교정·재활 프로그램 등 예방적
“조은 변호사, 이 사건 당사자가 너무 억울하다고 하는데, 구치소 가서 이야기 한번 들어보겠나?” 로펌에서 어쏘 변호사로 지내던 어느 여름날, 파트너 변호사의 권유로 사건 하나를 맡게 되었다. 사건 자체는 간단했다. 컴퓨터 수리기사가 고객의 집에 가서 컴퓨터를 수리했는데, 그 과정에서 고객에게 ‘위계에 의한 간음’을 했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피고인은 1심에서 법정 구속이 되었고(피고인은 스스로는 너무나도 떳떳했기 때문에 이를 별도로 회사나 가족 등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억울한 마음에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해 줄 변호사를 찾아 나선것이었다. 우선 판결문을 확인했다. 그런데 얼추 봐서는 피고인의 잘못으로 해석될 여지가 너무 많았다. 동료 변호사들과 논의를 해봤지만 우리가 2심에서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았다. 이미 1심에서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도 진행했고, 그 피해자의 진술 역시 일관적이었다. ‘이를 어쩐다….’ 심란한 마음을 품고 의뢰인을 만나러 구치소로 향했다. 피고인은 역시나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니 피고인의 말에 사건을 뒤집을 만한 요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피고인의 진술에는 신빙성이 있었고,
사람이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게 되는 순간이 있다. 겁이 나서가 아니라, 말해봤자 달라질 게 없다고 느껴질 때다. 처음에는 설명하려고 한다. 억울하다는 말도 하고, 상황을 바로잡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그 말들이 실제 기록으로 남고, 다른 의미로 해석되고, 역으로 질문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몇 번 겪고 나면 사람은 깨닫게 된다. 말을 할수록 상황이 나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것을. 필자의 의뢰인도 그랬다. 질문을 던지면 대답은 했지만, 더 자세한 설명은 하려 하지 않았다. 나는 수심이 드리워진 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말이 길어질수록 자신에게 불리해진다는 걸 몸으로 배운 사람의 태도였다. 이미 여러 번 설명해 봤으나 그때마다 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걸 느낀 듯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말수를 줄인 게 아닐까 싶었다. 개인적으로 의뢰인의 그 선택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형사사건 변호를 하다 보면 억울함에 이것저것 말을 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보는 이들도 종종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사건을 수임하게 되면 사건 기록보다 먼저 의뢰인의 태도가 눈에 들어온다. 어떤 사람은 억울하다고 계속 말하고, 어떤 사람은 잘못을
Q. 안녕하세요. 저는 <더시사법률>을 꾸준히 구독하고 있는 구독자입니다. 항상 정확한 법률 정보와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교도소에서 약 3년째 수용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법률 지식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아 이렇게 자문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저는 준강간 혐의로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며, 형사사건과 별도로 피해자 측이 제기한 손해 배상청구 소송에서 5000만원을 배상 하라는 민사 판결을 받은 상태입니다. 해당 사건에는 공범 1명이 함께 있었고, 판결문상 피고는 저와 공범 두 명 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문제는 민사 판결 이후의 상황입니다. 피해자 측과 합의를 통해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자 하나 공범 측에서는 합의나 변제에 대한 의사가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민사상 확정된 5000만원의 배상 책임을 피고인 각자에게 2500만원씩 나누어 부담하는 방식으로 분할 신청을 하거나 책임 범위를 조정할 수 있는 법적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전체 금액 중 절반에 해당하는 금원에 대해서는 지급 의사와 합의 의사가 분명하지만, 공범의 몫까지 포함 한 5000만원 전액을 혼자 부담하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