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은 안팍의 안지성 변호사님을 모셨습니다. 변호사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안팍에서 형사 사건을 맡고 있는 안지성 변호사입니다. 마약, 보이스피싱, 강력범죄 등 중대 형사사건을 주로 다뤄 왔습니다. 사건을 맡으면 기록을 충분히 검토하고 쟁점을 정리해 법정에서 다툴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구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형사재판은 한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절차인 만큼, 법과 증거에 따라 책임 범위를 분명히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중대 사건일수록 법리 검토와 선행 판결 분석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제 실무에서는 어떻습니까? A. 중대 사건일수록 사실관계 정리와 함께 법리 검토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혐의 인정 여부를 다투는 차원을 넘어, 구성요건 해당성이나 고의 판단, 공모 범위처럼 해석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세밀하게 정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유사 판례의 흐름과 최근 재판 경향을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다만 연구가 목적이 되기보다는, 구체적인 사건의 사실관계에 맞는 논점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결국 실무에서는 이론적 논의와 실제 기록을 연결해 설득
최근 한미 팩트시트(Fact Sheet)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필자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려운 외교 환경 속에서 협상을 이끌어 낸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 부처, 그리고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국익을 위해 힘을 쏟은 수많은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협상 타결 이후 언론을 통해 공개된 대통령의 소회는 필자의 시선을 특히 오래 붙잡았다. 외교적 압박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협상에 임했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오늘의 형사재판을 대하는 우리에게 어떤 통찰을 주는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번 협상은 우리의 의사가 합리적으로 반영되기보다 국제적 역학관계와 힘의 논리에 의해 일방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컸다”고 회고했다. 그는 협상안이 추상적 문헌처럼 보이기도 하고, 정치적 시각에 따라 오해의 여지가 많아 내부에서도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자’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대통령이 꼽은 가장 어려운 지점은 외부의 압박보다 오히려 내부의 조급함이었다. “빨리 합의하라. 시간 끄는 것은 무능의 증거다”라는 비판과 압박 속에서 그는 한동안 “참으로 힘
최근 캄보디아를 비롯해 동남아 지역에서 활동한 대규모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잇달아 국내로 송환되면서, 조직 내 말단 역할을 담당한 이른바 ‘단순 가담자’들의 형사책임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총책이나 모집책·송금책처럼 범행의 계획과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들에게 중형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명백하다. 그러나 수거책·전달책 등 하위 단계의 가담자들에게까지 동일한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과연 형평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법원이 ‘가담 경위와 정도, 자유의사 여부, 피해 회복 노력’을 종합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사례를 늘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무엇보다 핵심적인 양형 요소는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다. 대법원 역시 ‘보이스피싱 범죄 양형 기준(2023. 7. 시행)’에서 피해 회복을 감경 사유의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총책이나 주범의 경우라면 피해자 전원과의 전액 합의 또는 이에 준하는 합의가 필수적이며, 피해금 전액을 일시납할 경우에만 실형을 피할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단순 가담자에게는 사정이 다르다. 가담 정도가 경미하고, 범행을 통해 실질적 이득을 얻지 못했으며, 범행 전모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면
Q.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저는 공갈·협박·사기 사건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후 검찰 측이 제시한 증거자료에서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문제 된 증거자료는 피해자 측 입출금 내역서 캡처본입니다. 2분 사이에 1억 입금, 3억 출금된 기록이 있고, 출금 내역에 예금주, 송금인 명칭이 공란이었으며 은행 직인이 찍힌 출금 명세서가 없습니다. 이미 선고가 끝난 사건에서 신빙성이 의심되는 증거와 금융기관의 의견을 근거로 재심이 가능한지와 입출금 내역에 예금주나 송금인이 없는 공란인 상태에서 계좌 업무가 가능한지, 1억과 3억이라는 거액이 2분 내에 입출금이 가능한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입니다. 형사재판, 특히 공갈·협박·사기 사건에서 피해자의 계좌 입출금 내역은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하는 가장 강력하고 객관적인 증거로 여겨집니다. 돈이 오고 간 명백한 기록 앞에서 피고인은 혐의를 부인하기 어렵고, 법원 역시 이를 근거로 유죄를 선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수사기관이 제출한 계좌 거래 내역 캡처 화면이나 이체확인증은 그 자체로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져 유죄 판결의 결정적 근거가 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의제 추행 사건에서 합의가 되지 않은 사건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선회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번 사건은 성범죄 사건에서 피고인의 진술 태도와 사건 이후의 선택이 어떤 방식으로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사건은 피의자가 랜덤 채팅 앱을 통해 만난 여성이 자신의 나이를 17세라 밝혀, 그 말을 믿고 본인도 19세라고 속이며 만남을 이어간 데서 시작됐다. 피의자는 수사 초기부터 피해자의 볼에 입맞춤을 하고 가슴을 만진 사실에 대해서는 숨김없이 자백했다. 다만 피해자에게 폭행이나 협박 등 위력을 행사한 정황은 없다는 점을 의견서로 소명했고, 경찰 역시 CCTV 분석을 통해 강제추행의 핵심 요소인 ‘위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문제는 피해자의 실제 나이가 17세가 아니라 15세로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의제 추행은 피해자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성립한다. 더욱이 피해자의 나이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 여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아니라 피해자의 외모, 상황 등 모든 요소를 종합해 판단된다. 피고인이 “고등학생이라고 해서 고등학생으로 알았지만, 중학생이라고 해도 그렇게 볼 수 있다”고 진술한 부분은 결국 미필적 인식을 부
성범죄 사건을 다루다 보면 언제나 느끼는 점이 있다. 이 분야는 단순한 법적 판단만으로는 진실에 도달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것이다. 사건의 특성상 당사자의 진술은 모호하고, 관계는 정형화돼 있지 않으며, 사회적 편견마저 겹쳐 사실을 왜곡하는 요소가 끝없이 달라붙는다. 그래서 나는 늘 “이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던진다. 수사기관이 그 답을 스스로 찾아주기를 기대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변호인이 사건의 맥락을 해석하고 구조화해 진실에 가장 가까운 형태로 제시해야 한다. 성범죄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뒤로 수많은 의뢰인을 만났다. 하지만 법정 판결까지 가는 사건은 의외로 많지 않았다. 대부분은 수사 단계에서 실체가 드러나고, 그 과정 속에서 사건이 마무리된다. 이것을 단순히 ‘합의가 됐다’거나 ‘적당히 타협했다’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사건의 구조를 처음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모순을 찾아내고, 관계의 맥락을 분석해 수사기관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불기소처분은 결코 나오지 않는다. 그저 운이 좋아 혐의 없음이 나오는 경우란 없다. 성범죄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결국 ‘진술의 신빙
Q.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상속과 관련하여 문의드릴 사항이 있어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저는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이며, 출소까지 대략 11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수감 생활 중이라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입니다. 지난 9월 부친께서 지병으로 자택에서 사망하셨는데 제가 수감 중인 관계로 무연고 장례로 처리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직계비속은 저 혼자뿐이고 어머니는 아버지께서 사망하시기 전에 이미 사망하셨습니다. 아버지의 형제도 계시지 않습니다. 제가 유일한 상속자인데 상속 절차를 진행하려고 하니 저를 대신해 처리해 줄 분도 없고, 저 또한 수감 중이라 관련 행정 업무를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출소 후에 직접 상속 관련 절차를 진행해야 할 듯합니다. 궁금한 점은 제가 출소해 절차를 진행하기 전까지 아버지의 동산(예금 등)과 부동산(아버지 명의 자택)이 그대로 방치될 것으로 보이는데, 제가 상속 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 재산들이 어떻게 처리되는지가 궁금합니다. 또한 상속 절차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시그널 이홍열 변호사입니다. 아버지께서 사망하신 후 상속인이 아무런 절차를 진행하지
수용자가 보낸 편지를 읽다 보면 느껴지는 것이 있다. 각자 연루된 사건은 다르지만, 이들이 넘어지게 된 계기는 꽤 비슷하다는 것이다. 감정이 무너져 버린 순간 잘못된 선택을 했다든가, 어떤 사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에 궁여지책으로 회피를 선택했지만 그것이 잘못되었다든가, 또는 한 번의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그릇된 길로 발을 들였다든가 하는 식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면 사건의 전개나 양상은 다 다르겠지만, 간단하게 정리해 보자면 대체로 이렇다. 범죄에 이르게 하는 기제라는 게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곁에서 지켜본바, 이들이 다시 일어서는 방식은 저마다 모두 달랐다. 그 놀라운 변칙성은 어떻게든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살아남고 다시 뿌리를 내리는 대자연의 신비와도 닮았다. 나는 수용자의 편지를 종종 오래 들여다본다. 편지에는 사건 기록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 한가득 들어있다. 저지른 죄에 대한 후회, 쌓인 업보에 대한 불안감, 가족에 대한 걱정, 다시 사회로 돌아갔을 때 직면할 냉혹한 현실에 대한 두려움…. 종이에 적다 보면 사람의 진심이 드러나는 법인가 보다. 변호사 경력이 쌓여갈수록 나는 사회에서 말하는 ‘범죄자’라는 단어가 얼마나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