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사건에서 함께 검거된 사람들인데도 적용되는 죄명이 서로 다른 경우가 있다. 누군가는 사기죄로, 다른 누군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으로 기소된다. 겉으로는 비슷한 역할을 했는데 왜 법적 평가가 달라지는 것일까?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는 단순한 전화 사기를 넘어 메신저 피싱,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지인 사칭 등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범죄 조직은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며 총책은 해외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검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수사기관에 적발되는 인물은 대부분 국내에서 실무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통장 공급자, 현금 인출책, 현금 전달책 따위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피해자와 직접 통화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의 행위가 사기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들에게는 어떤 죄목이 적용될까?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주로 문제 되는 죄명은 사기죄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이다. 겉보기에는 유사한 가담 행위라도 두 죄명은 법적 평가가 크게 다르다. 두 죄를 구분하는 기준은 '범행에 대한 공모 여부'와 '범행 가담 인식'이다. 즉 스스로 자신의 행위가 보이
형사사법 체계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는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 기소와 재판은 공소청이 담당하는 구조로 바뀔 예정이다. 디지털 증거가 범죄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된 오늘날의 형사재판에서는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요즘 형사재판을 좌우하는 것은 당사자의 자백이나 목격자의 진술이 아니다. 수사기관이 휴대전화, PC를 압수하여 확보한 전자정보, 텔레그램 등 메신저의 대화 내용, 계좌와 계좌 사이 자금의 흐름, 원격 서버의 접속 기록 같은 디지털 자료가 사건의 중심에서 결정적인 증거로 제시된다. 디지털 증거의 본질은 단순히 `데이터가 존재한다’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법정에서 “데이터가 어떠한 의미가 있다”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 하나도 단순히 내용을 전달한 것인지, 범행을 함께했다는 공모의 증거인지 해석하기에 따라 책임의 범위가 달라지고, 계좌 거래 내역에서 확인되는 입금 거래를 심부름의 대가로 볼지, 범죄 수익을 나눈 행위로 볼지에 따라 형량이 달라진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해석이 대부분 수사 단계에서 정해진다는 점이다. 수사관이 작성한 포렌식 보고서가 어떠한 순서로 정리되었는지, 어떠한 메시지가 강조되었는지, 어떠
증권사 재직 시절 알게 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매입하고 대출 알선 과정에서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메리츠증권 전 임직원들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증재),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메리츠증권 상무보 박모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0억 원을 선고했다. 같은 사건으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로 기소된 전 직원 김모씨와 이모씨에게도 각각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벌금 5억 원과 추징금 4억6178만여 원을, 이씨에게는 벌금 4억 원과 추징금 3억8863만여 원을 각각 명령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박씨는 증권사 재직 당시 직무 수행 과정에서 알게 된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매입하고 약 100억 원 규모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씨가 가족 명의 회사를 통해 부동산을 사들였으며 자금 조달 과정에서는 증권사가 대출을 중개한 것처럼 꾸며 금융기관 대출을 받도록 알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부동산 매매로 얻은 이익 가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김 씨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관여해 8억1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기소됐다. 또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58차례에 걸쳐 2억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도 받았다. 아울러 2022년 4월부터 7월까지 이른바 ‘건진법사’로 불리는 전성배 씨와 공모해, 통일교 측 인사인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도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김 씨에게 총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해 징역 11년과 벌금 20억 원, 추징금 8억1144만 원을, 여론조사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
12·3 비상계엄 당시 체포자 수용을 위한 공간 확보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 사건이 서울중앙지검 대공수사 전담 부서에 배당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경찰청 ‘3대 특검 인계사건 특별수사본부’가 불구속 송치한 신 전 본부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병주)에 배당했다. 신 전 본부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전국 구치소별 수용 가능 인원을 파악한 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문자메시지로 약 3600명을 추가 수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검경은 이 같은 행위가 계엄 집행을 뒷받침한 내란중요임무종사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계엄 해제 이후 교정본부 직원들에게 관련 보고 문건을 삭제하도록 지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왔다. 신 전 본부장은 이 사안과 관련해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에 입건돼 수사를 받아왔다. 내란특검은 지난달 수사기간 만료로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고, 특수본은 이달 12일 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19일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며 영장을 반려했다. 이후 특수본은 추가 구속
서울 지역 청소년 사이에서 도박 경험이 늘어나면서 청소년 도박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28일 ‘2025년 청소년 도박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27일부터 12월 9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서울 지역 학생 3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도박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20.9%로 나타났다. 2024년 조사 당시 10.1%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실제 도박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2.1%로 전년도 1.5%보다 늘었다. 도박 경험 학생 가운데 남학생 비율은 69.6%였다. 도박을 처음 접한 시기로는 초등학교 5학년이 가장 많이 꼽혔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중학교 1학년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도박 시작 연령이 더 낮아진 셈이다. 도박 접근 경로는 온라인이 압도적이었다. 도박 경험자의 약 80%가 인터넷을 통해 도박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용 기기로는 스마트폰이 6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개인 휴대기기를 통해 언제든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청소년 도박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도박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는 친구나 또래의 권유
Q. 저는 같은 거실의 임시청소부 동료에게 사동청소부 조끼를 빌려 입고, 다른 사동 임시청소부를 잠시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다시 거실로 돌아왔습니다. 이 일로 형집행법 시행규칙 제214조 제6호(직무방해), 제8호(허가 없이 지정된 장소 이탈), 제9호(허가 없이 다른 사람을 만난 행위)를 적용받아 징벌 처분을 받았습니다. 해당 행위는 2025년 12월 11일 오후 5시 25분부터 55분 사이에 발생했고, 다음 날인 12월 12일 저녁 6시 이후 투서로 적발돼 밤 10시경 조사수용이 이뤄졌습니다. 제8호와 제9호 적용은 이해하지만, 전날 발생한 사안이 실제로 직원의 직무 수행을 방해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직무방해’ 조항까지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입니다. 폭행이나 긴급 사안이 아닌데도 저녁 6시 이후 접수된 투서를 근거로 취침 시간대인 밤 9시 40분~10시에 조사수용까지 한 것이 불가피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조항 적용의 적정성과 심야 조사수용이 인권침해에 해당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A. 다음은 전직 교도관의 답변으로, 절대적인 해석은 아님을 전제로 합니다. 해당 행위가 직접적으로 직원의 직무 수행을 방해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실무상 간접적인 직
위조 명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거액의 범죄수익을 챙긴 일당이 세관 수사에 적발돼 검찰에 넘겨졌다. 27일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세관은 관세법·상표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A씨(40대)를 구속 송치했다. 쇼핑몰 운영에 관여한 B씨(30대) 등 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세관 조사 결과 A씨 일당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광주 일대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위조 명품 약 7만7000여 점을 국내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통된 물품 규모는 약 1200억 원 상당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범행으로 얻은 수익을 이용해 부동산과 고가 차량 등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관은 A씨 등이 약 165억 원의 범죄수익으로 광주 지역의 15억 원 상당 아파트와 30억 원 상당 호텔 2채, 2억 원대 스포츠카 등을 매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A씨는 일부 자금을 가상자산으로 전환해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 조사 결과 A씨는 약 5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을 매입한 뒤 이를 하드월렛(전자지갑)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관은 확인된 범죄수익과 관련
연인과 헤어진 뒤 생활고를 비관해 자신이 거주하던 집에 불을 지른 5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자신이 살던 집에 불을 질렀을 경우에도 현주건조물방화가 성립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만, 법원은 주거 건물 방화 자체의 위험성을 중하게 보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기소된 5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29일 오후 5시10분께 충남 예산군 예산읍 주교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자신이 임차해 살던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동거하던 연인과 결별한 뒤 경제적 어려움을 비관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로 해당 주택 한 호실 내부가 전소되면서 약 49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형법 제164조는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에 불을 놓아 소훼한 경우 ‘현주건조물방화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한다. 법정형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방화 범죄 가운데서도 가장 무겁게 처벌되는 범죄다. 현주건조물방화죄 쟁점은 건물의 소유 여부가 아니라 ‘주거로 사용
전자감독 대상자의 외출 제한 명령을 어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72)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안효승 부장판사)는 28일 전자장치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두순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재범 가능성을 고려해 치료감호도 함께 명령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전자감독 대상자가 전자장치의 기능을 저해하거나 외출 제한 등 준수사항을 위반했을 때 어느 범위까지 형사책임이 인정되는지였다.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은 피부착자가 전자장치를 임의로 분리하거나 손상하는 행위뿐 아니라 전파 방해나 전원 차단 등 장치의 효용을 떨어뜨리는 행위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가 인정될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미수범도 처벌된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전자감독장치 훼손은 피고인이 혼자 있던 상황에서 강한 물리적 힘이 가해져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 역시 스스로 장치를 파손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은 주거지를 다섯 차례 이탈했고 재택감독장치 훼손 행위까지 저질렀다”며 “